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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君長,居無恆所,隨水草流移。人性兇忍,善騎射,貪婪尤甚,以寇抄為生。

군장이 없고 뚜렷한 거주지가 없으며, 물과 풀을 따라 옮겨 나니고, 성질은 흉포 잔인하고, 말과 활을 잘 다루며, 탐욕은 아주 심해 약탈을 생업으로 삼았다.




후진(後晋) 사공(司空) 동(同) 중서문하평장사(中書門下平章事) 유순(劉昫)이 봉칙찬(奉勅撰)한  《구당서(舊唐書)》 열전(列傳) 제195 회흘(廻紇) 전에서 회흘을 묘사하는 첫 구절이거니와, 표현은 약간씩 다르나, 실은 중국 역대 사서가 주로 지금의 몽골 고원을 중심으로 북방을 주무대로 활동한 유목 민족을 다룰 때 동원하는 전형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비단 회흘만 아니라 《사기(史記)》 흉노 전(凶奴傳) 이래 무한 반복하는 같은 패턴이다. 


당(唐) 집권 이래 위징(魏徵) 등이 찬한 《수서(隋書)》 권제84 열전(列傳) 제49 북적(北狄)에서는 광범위하게 퍼진 철륵(鐵勒)이라는 종족을 묘사하기를 


雖姓氏各別,總謂為鐵勒。並無君長,分屬東、西兩突厥。居無恒所,隨水草流移。人性凶忍,善於騎射,貪婪尤甚,以寇抄為生。


비록 (철륵 종족별로) 성씨가 각기 다르나 그들을 합쳐서 철륵이라 부른다. 그들에게는 군장이 없으며 각기 동돌궐과 서돌궐에 속해 있다. 거주에 일정함이 없고 물과 풀을 따라 옮겨다니며 인성이 흉포 잔인하고 말과 활을 잘 다루고 탐욕이 아주 심해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다. 


특히나 "隨水草流移。人性凶忍,善於騎射,貪婪尤甚,以寇抄為生"이라는 말은 중국 역대 한족(漢族) 왕조에는 언제나 북방 유목민족을 경계하는 슬로건이 되었으니, 그리하여 이들에 대해서는 시종일관해서 무력에 의한 강제적 정벌 혹은 덕치(德治)를 무기로 하는 교화 대상이라는 인식을 강고하게 심어준다. 



이는 북방 유목민에 대한 인식이며, 그에 대비되어 한반도가 상징하는 동이(東夷)와 남쪽 베트남을 주무대로 삼는 남만(南蠻), 토번을 중심으로 삼는 서융(西戎)에 대해서는 각기 그 풍토에 맞는 고질과도 같은 중화관이 있다. 이런 인식이 현재의 국민국가 중화인민공화국(中华人民共和国)이라 해서 달라졌다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국가 명칭에 벌써 중화(中華)가 들어가 있으니, 고래의 화이환(華夷觀)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건 그렇고 저 문구 중에서도 류이(流移)라는 말이 요즘 들어 노마드(nomad)라 해서 한창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는 문맥에 따라 여러 가지 옷을 갈아입겠지만, 지금은 제도나 세속에 물들지 않는 자유정신을 표상한다. 드라마틱한 변화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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