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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시냇가에서 음미하는 가을

by taeshik.kim 201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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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에 물든 경복궁 향원정



한시, 계절의 노래(189)


시냇가에서(溪上)


[宋]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작은 누각 산뜻하게

맑은 시내 마주한 곳


산들산들 서풍은

저녁연기 쓸어가네


벽옥 물과 밝은 노을

서로 함께 비춰주니


가을빛은 온전히

석양 하늘에 모였네


小樓蕭灑面晴川, 嫋嫋西風掃暮煙. 碧水明霞兩相照, 秋光全在夕陽天.


다른 계절보다 가을 노을이 더 붉고 찬란한 까닭은 가을에 붉게 물들여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온 산천을 수놓는 단풍잎의 붉은색이 어디서 오겠는가? 저 저녁노을이 없으면 단풍이 물들지 못한다. 지금쯤 한창 무르익는 밤, 대추 빛깔도 거의 노을 물감에서 채색을 얻어온다. 특히 저녁 무렵 곱게 빛나는 주황색 감을 바라보면 알알이 스며든 노을빛에 황홀감이 느껴질 정도다. 억새 춤추는 산비탈 능금밭에는 반짝이는 능금 열매가 빨간 노을빛에 물들며 달콤한 가을 즙을 머금는다. 가을 저녁에 반짝이는 거리 네온사인까지도 노을빛을 닮는다. 아름다워라. 함께 손잡고 이 가을을 누리는 연인들 뺨에도 노을빛 살포시 내린다. 그들의 마음도 아마 붉게 물들 것이다. 노을은 가을빛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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