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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일본국 나라국립박물관 올해 제70회 정창원전

by taeshik.kim 201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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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관심 많은 해외 문화재 관련 행사로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이 매년 연례로 모미지 한창인 가을 시즌에 찔끔 여는 정창원전(正倉院展)이 있으니, 올해 이 행사가 70주년을 맞은 모양이라, 나 역시 이 자리에 몇 번 실견을 했거니와, 언제나 개최 방식에는 의문 부호가 적지 않아, 국민국가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실은 이 방식을 그대로 갖다 쓴 데가 간송미술관이다. 왜 이리 찔끔이냐는 질의에, 언제나 나라박물관에서는 같은 대답을 내놓으니, 그걸 개최하는 주최는 우리가 아니라 궁내성이라, 출품작 선정에서부터 모든 중요한 결정을 그쪽에서 하는 까닭에 자기네가 자율성을 발휘할 구석은 없다는 말을 한곤 한다. 


2009년 정창원전. 김태식 촬영


나라국립박물관 홈페이지 공고문을 보면 올해 제70회 특별전은 平成 30年 10月 27日(土) 개막해 11月 12日(月)에 폐막한다는 것이니, 이에 의하면 전시 개최 기간은 고작 17일에 지나지 않아, 이것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그래서 내가 매양 찔끔 전시라 비판하는 것이다. 일본 고대 황실의 보물 창고를 신민들한테 일정 기간 찔끔 보여준다는 이 전시기법은 이제는 그 자체가 전통이 되어, 그에 손을 댈 만한 구석이 없어진 게 아닌가 해서 아쉬움이 크지만, 뭐, 이런 식으로 일본 정부 혹은 일본 천황가가 신민을 훈육하는 방법은 그런 대로 빛을 발해, 언제나 이맘쯤 나라는 '천황가 보물'을 알현하겠답시며, 장사진을 이룬다. 

개최 장소는 나라국립박물관 동신관東新館과 서신관西新館이며, 통상 이 박물관 역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나, 이 찔끔 전시는 휴관이 없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대회기간 중에는 정창원이 개방한다. 물론 개방이라 해서, 정창원 내부까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멀찍한 거리에서 기념사진이나 찍고 가라고 던져주니, 배고픈 똥개한테 식은 밥덩이 하나 던져주는 기분이라 영 갈 때마다 기분 더럽다. 대회 기간 중인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축일에 속하는 10月 27日・28日、11月 2日・3日・4日・9日・10日・11日은 저녁 8시까지 문을 여니, 혹 이 전시를 관람하고픈 사람들은 참고했으면 싶다. 폐관 30분 전까지는 들어가야 한다. 사진 동영상 촬영은 원천 봉쇄지만, 취재진은 절차를 밟으면, 촬영 가능하다. 대체로 전시실 입구 쪽에 매표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별도 사무공간이 있는데, 이곳을 통하거나, 아니면 박물관 사무실로 직접 통하면 된다. 기자들은 특별한 일이 아닌 한, 거개 노란 프레스완장 카드를 발급한다. 


2009년 정창원전. 김태식 촬영


나라시대 목조 창고 건물인 정창원은 마루 쪽이 뻥 뚫리고 들린 이른바 고상식高床式 건축물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게 기적에 가깝거니와, 그것은 남-북 방향 장축으로, 동쪽으로 정문을 낸 동향東向이다. 이 길쭉한 건축물을 마치 떡가루 썰 듯이 장축 방향으로, 거의 등간격으로 칸막이를 쳐서 3등분 했으니, 그래서 그 상대적 위치에 따라 이 등분한 공간 중 맨 북쪽에 있는 것을 북창北倉, 호쿠소우(ほくそう)라 하고, 가운데 것을 중창中倉, 쮸우소우(ちゅうそう), 남쪽 것을 남창南倉, 난소우(なんそう)라 한다. 실은 암것도 아닌 나와바리 분배일 뿐인데, 이것이 무슨 대단한 발견인양 해서, 주최측은 매년 정창원전에 출품하는 물품을 이들 창구별로 구분하거니와, 어떻든 이번 특별전에는 북창 10件、중창 16件、남창 27件 외에도 이른바 성어장聖語蔵, 곧 쇼우고조우(しょうごぞう)라 해서 이곳에 보관되지 못한 성무천황 관련 물품 3件을 합친 도합 56件건이 출진出陳한다 하거니와, 이 왜인들도 최초는 무지막지하게 좋아해서 대개 이런 자리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하는 물품에는 붉은 딱지 붙여서 그것이 초출진初出陳이라 해서, 대서특필하곤 한다. 이번 대회에는 10건이 그렇다 한다.  

이번에 출품하는 유물 목록에는 정창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대 왜놈 군주인 성무천황聖武天皇 관련 평나전배팔각경(平螺鈿背八角鏡·헤이라덴하이노핫까쿠쿄우·へいらでんはいのはっかくきょう)을 필두로 침향목화상(沈香木画箱·진코우모쿠가노하코·じんこうもくがのはこ), 대모나전팔각상(玳瑁螺鈿八角箱·타이마이라덴핫카쿠노하코·たいまいらでんはっかくのはこ), 서각여의(犀角如意·사이카쿠노뇨이·さいかくのにょい)이 포함된다.  

2009년 정창원전. 김태식 촬영


저들의 선정에 의하면, 마麻는 고래로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그것으로 제작한 마포麻布는 공납품으로 지방에서 국도로 징발되었다 하거니와, 금년은 平成 25年度부터 27年度에 걸쳐 궁내청정창원사무소宮内庁正倉院事務所에 의한 특별조사를 거쳐 이 마麻를 다양한 유물이 나온다고 한다.  

그밖에 정창원 보물과 동시대에 조선반도에서 번영한 신라 관련 보물로 다수 출품된다 하거니와, 이는 아무래도 대 한국용 선전 일환인 듯하다. 개중 북창北倉에 보관한 신라금(新羅琴·시라기고토·しらぎごと) 1점이 있거니와, 全長 154.2 幅上方 30.6에 羊耳形幅 37.0인 이 신라금에는 柱(じ) 4枚가 있으니, 이 세트가 이번에도 나온다. 이 신라금은 12줄 현악기로 羊耳形인 緒留(おど)め가 붙은 점이 특징이라 하거니와, 絃(げん)는 緒留め의 孔(あな)으로 通한 긴 麻製의 緒로 그 끝이 留め付けられ하며、緒의 端은 一条로 모아져 綱状으로 綯(な)해졌다고 설명하는데,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니, 알아서 새겨라.  


나라국립박물관. 2009년. 김태식 촬영


『잡물충입장雑物出入帳(ざつもつしゅつにゅうちょう)』(出陳番号33)에 의하면 弘仁 十四年(823)2月 19日에 出蔵된 「金鏤新羅琴」을 대신해 同年 4月 14日에 대납代納된 것으로, 다른 많은 北倉 宝物과는 전래 경로를 달리한다고 한다. 

관람료는 성인 개인을 기준으로 1인당 1천100円이거니와, 대략 만원 정도로 보아 대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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