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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285

이규경《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가 유전한 내력과 군밤장수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가 최초로 발견된 때는, 말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1910년대, 어떤 이는 1920년 중반, 어떤 이는 1930년대라고 한다. 육당 최남선(崔南善)이 설립한 조선광문회가 당시 고문헌을 수집할 때 권보상(權輔相)이란 사람이 광교(廣橋)근처 군밤장수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한다. 확인해 보니, 1918년 12월 17일 신문에 《五洲衍文》을 설명하고 내용을 인용한 것이 보인다. 이규경의 초고본은 육이오에 불탔지만, 규장각에 필사본이 두 종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에 필사본 한 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본은 언제 필사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규장각본 보다 정확하다. 이규경 친필본 《오주서종五洲書種》이 고려대 도서관에 있는 것을 보면 군밤장수 이야기는 너무도 극.. 2023. 11. 19.
흑국黑菊, 검은 국화 유득공의 《고운당필기》 권4에 〈검은 국화〔黑菊〕〉라는 글이 있다. 서울에서 이름난 국화의 종류로는 황학령(黃鶴翎), 백학령(白鶴翎), 홍학령(紅鶴翎) 그리고 금원황(禁苑黃), 취양비(醉楊妃)가 있는데 이를 ‘삼학 금취(三鶴禁醉)’라 한다. 이 밖에 또 오홍(烏紅), 대설백(大雪白), 소설백(小雪白), 통주홍(通州紅)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황해도 사람이 이르기를 “장연(長淵)의 대청도(大靑島)에 검은 국화가 있는데 원나라 태자 타환첩목이*가 귀양살이할 때 남긴 종류라고 한다.” 하였다. *타환첩목이(妥懽帖木爾) : 원 혜종(토곤 테무르, 재위 1333~1370)이다. 첩목(帖木)은 ‘貼睦’으로도 표기된다. 그는 문종 지순 원년(1330) 고려 대청도에 와서 살다가 1년 뒤 광서성 정강(靜江)으로 .. 2023. 10. 30.
스스로 대로大老가 되고자 한 흥선대원군 이하응 대로는 덕과 명망이 높은 나라의 큰 어른을 이르는 말이다.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백이(伯夷)와 태공(太公) 두 노인은 천하의 대로인데 문왕(文王)에게 돌아갔으니, 이는 천하의 아버지가 문왕에게 돌아간 것이다. 천하의 아버지가 돌아갔으니, 그 자제들이 문왕에게 돌아가지 않고 어디로 가겠는가.[二老者 天下之大老也 而歸之 是天下之父歸之也 天下之父歸之 其子焉往]” 라는 구절에서 나왔다. 조선에서 대로라고 불린 이가 있었으니 우암 송시열이었다. 여주 우암 사당이 대로사(大老祠)인 까닭이다. 이후 스스로 대로라고 불리려고 노력한 이가 있으니, 흥선대원군 이하응이다. 화양동서원의 콧방귀 소리가 운현궁까지 흔들었던 까닭에 서원훼철 때 아작을 냈다. 운현궁 사랑채가 노안당老安堂, 안채가 노락당老樂堂, 별당채.. 2023. 10. 11.
농부도 아닌 먹물인 내가 할 일은 뜬구름 잡기라는 정이천程伊川 이천선생(伊川先生, 程頤) 이르시길, “지금 농부들이 심한 추위와 무더위와 장마에 깊이 밭 갈고 잘 김매어서 파종한 오곡을 내가 먹고, 온갖 장인이 솜씨를 부려 만든 기물을 내가 사용하고, 군인이 무장하고 지키는 나라에 내가 편안히 살고 있는데, 만일 이처럼 한가롭게 세월이나 보낸다면, 이는 바로 천지간에 한 마리 책벌레가 되는 것이다. 공덕과 은택이 사람들에게 미치지도 못하고 별다른 일을 할 수도 없으니 오직 성인이 남긴 글을 모아 엮어서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今農夫祁寒暑雨、深耕易耨、播種五榖。吾得而食之。今百工技藝作爲器用。吾得而用之。甲冑之士披堅執銳以守土宇。吾得而安之。却如此閒過了日月、即是天地閒一蠹也。功澤又不及民、別事又做不得、惟有補緝聖人遺書、庶幾有補爾。] 라고 하였다. 《二程全書》 卷18 〈遺書·伊川.. 2023. 10. 8.
답답조선, 증기기관은 영조시대 발명품 1768년(영조 44) 12월 6일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이 편찬되었다. 1769년 프랑스 니콜라 퀴뇨가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하였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 특허를 출원하였다. 조선은 망할 때까지 聖君놀이만 일삼았음. *** Editor's Note *** 이런 나라가 저들 따라잡는다고 가랭이 찢어졌다. 백년 뒤에 따라잡은 것도 아니요 박정희 시대였다 ㅋㅋ 그 역군은 할배 할매도 아닌 울 엄마 아부지 삼촌 이모 고모였다. 믿기니? 누구를 추앙해야겠니? 난 피눈물이 난다. 2023. 8. 28.
느티나무 숲을 갈아치운 장성 땅 사쿠라 동산 1926년 04월13일 《每日申報》에는 호남제일의 장성앵화 기사가 있다. 여기 앵화櫻花는 앵두꽃이 아니라 벚꽃이다. 장성읍 성산리 동산공원이 그곳이란다. 사진으로 보면 상당히 이른 시기에 벚나무를 식재한 듯하다. 동산공원을 지나는 옛 호남대로는 남면 영신역부터 장성 갈재까지 느티나무가 줄지어 선 아름다운 길이었다. 장성을 지난 구봉령(具鳳齡, 1526~1586)이 자꾸 槐라고 쓴 것은 이 괴목을 이르고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은 〈호상사〉에서 줄지어 늘어선 관괴(官槐)라고 썼다. 관에서 심어 가꾸었던 느티나무였던 듯하다. 그러나 1926년이면 이 관괴들이 거의 사라진 듯하다. 이후 동산공원에는 동산신사가 세워졌고, 근래에는 은행나무가 식재되었다가 뽑아 옮겼다.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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