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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정농단이 부른 미디어환경 변화

by taeshik.kim 2018.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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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시대가 있었다. 걸프전이 초래한 뉴스전문 채널 전성시대의 서막이었고 실제 한동안 CNN은 총칼을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다. 알 자지라 시대가 있었다. 사담 후세인 몰락과 함께한 미국의 이라크 정벌전은 또 다른 뉴스 전문채널 시대의 확인이었다. 

작년에 터진 국정농단. 어느 막장 드라마보다 극적 반전을 거듭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를 다시금 TV채널로 불러모았다. 뉴스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파생상품들인 썰전이니 하는 각종 토크쇼 전성시대를 초래했다. 하루종일 이 채널 저 채널 돌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데 그 중심에 위치해야 하며 스폿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뉴스전문 채널은 고전을 면치 못해 존재감을 상실했다. 그에 가야할 하일라이트는 뉴스전문채널이 아니라 JTBC를 필두로 하는 민영 케이블 종편들한테 쏟아졌다. 이것이 뉴스전문채널의 몰락 징후인가? 아직은 모르겠다. 그러기엔 이번 사태는 뉴스전문 채널 자체의 언론 본연의 기능 포기에서 초래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종래 이 부문을 선도한 YTN은 말할것도 없고 그 대항마로 등장한 연합뉴스TV는 시종일관하여 박근혜 정권에 복무했다. 이들은 시종일관하여 이번 국정농단사태에 철저히 눈을 감았다. 이후 박근혜 날개죽지가 찢어져나가면서 상황은 조금 호전 하기는 했지만 이미 끝난 게임이었다. 아무도 뉴스전문채널을 보지 않는다. 

이런 종편 전성시대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손석희가 주도하는 이 언론전쟁에서 언론은 언론다워야 독자와 시청자가 버리지 않는다는 금언을 새삼 상기하는 계기가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없는 신문보다 신문없는 정부를 원한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상기할 필요는 없다. 그랬던 그도 막상 대통령이 되어서는 신문 때문에 못 해먹겠다는 말을 했다 하니 말이다. 

언론다운 언론은 무엇인가? 정확하면서, 그러면서도 되도록이면 신속한 팩트 전달과 촌철살인과도 같은 분석 비평 아니겠는가? 그것을 저버린 언론 앞엔 오직 기뤠기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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