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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HISTORY

낙랑군 속현 지명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by taeshik.kim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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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漢書 권 제28下는 지리지地理志 第八上이라, 이에는 아래와 같은 전한시대에 설치한 郡별로 그 호수와 인구, 그리고 속현 명단이 저록됐거니와,

遼西郡 : 戶七萬二千六百五十四,口三十五萬二千三百二十五。縣十四:且慮,海陽,新安平,柳城,令支,肥如,賓從,交黎,陽樂,狐蘇,徒河,文成,臨渝,絫。

遼東郡 : 戶五萬五千九百七十二,口二十七萬二千五百三十九。縣十八:襄平,新昌,無慮,望平,房,候城,遼隊,遼陽,險瀆,居就,高顯,安市,武次,平郭,西安平,文,番汗,沓氏。

玄菟郡 : 戶四萬五千六,口二十二萬一千八百四十五。縣三:高句驪,上殷台,西蓋馬。

樂浪郡 : 戶六萬二千八百一十二,口四十萬六千七百四十八。縣二十五:朝鮮,俨邯,浿水,含資,黏蟬,遂成,增地,帶方,駟望,海冥,列口,長岑,屯有,昭明,鏤方,提奚,渾彌,吞列,東傥,不而,蠶台,華麗,邪頭昧,前莫,夫租。

 

당시 중국 한 왕조 서울 서안 혹은 낙양을 기준으로 보면 동북방 지역에 속한 이들 지역을 일별하면, 현토군이 인근 지역 다른 군들에 견주어 지닌 유별난 특징이 있으니, 면적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나, 속현 숫자가 턱없이 적어 3개에 지나지 않아 이는 요서군 14개, 요동군 18개, 낙랑군 25개와 비교된다.

이는 현토군 지역이 다른 인근 지역 군들에 비해, 땅 덩어리는 넓으나, 인구는 희박하다는 증거가 된다. 더불어 속현에 고구려가 있으니, 그 위치는 아마도 후대에 고구려가 출현하는 중심 구역일 수도 있음을 내비친다. 

나아가 이는 낙랑군 특징이 유감없이 드러나거니와, 속현 숫자가 25개나 된다 함은 말할 것도 없이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뜻이다. 내가 자세히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속현 숫자로는 전한시대 전체 군을 통털어 낙랑군이 최다가 아닐까 한다. 

더불어 요서와 요동이 호수는 7만 어간으로 6만 어간인 낙랑에 견주어 많지만, 당시 파악안 인구는 역전이 이뤄져 낙랑이 물경 40만을 헤아린다.

전통시대 인구센서스를 액면으로 믿으면 안된다. 내가 항용 말하듯이 저보다 최소 곱하기 2는 해야 한다. 누락이 많은 까닭이니, 특히 노비는 물건으로 취급된 까닭에 센서스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생? 당근 빠따로 누락한다. 그러니 저 통계치 작성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낙랑은 물경 100만을 헤아리는 초고도 인구 밀집지역임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속현 이름들을 세심히 살피면, 그 지정학적 특징을 살린 명명법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요서군에 신안평新安平이 있고, 요동에 서안평西安平이 있으니, 이건 뭔가 이상하다. 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安平을 기준으로 해서 생겨난 지명들이거니와, 안평이 있고 그 신도시로 건설된 곳이 신안평이요, 그 서쪽을 떼어내 만든 곳이 서안평일 테니 말이다. 그러니 요서군 신안평과 요동군 안평은 두 군을 가르는 기점이다. 다시 말해 요서군과 요동군 경계 지점에 안평이 있었다!

지명을 볼짝시면, 漢式인 것들이 있으니, 이는 아마도 저들은 한 왕조가 저들을 점령하면서 새로 붙인 명칭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반면 그 뜻을 종잡기 힘든 지명들도 즐비하니, 이는 말할 것도 없이 그 전 시대, 다른 왕조가 사용한 행정구역 혹은 지명들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樂浪郡 속현을 기준으로 할 때 朝鮮,俨邯,含資,黏蟬, 提奚,渾彌,東傥,不而 등이 후자에 속할 것이며, 遂成,增地,海冥,列口,昭明,鏤方,吞列,蠶台,華麗 등은 전자로 분류할 여지가 크다. 

문제는 지명 혹은 그 지리적 특징을 살린 지명들이다. 樂浪郡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속현 중 浿水는 말할 것도 없이 패수라는 강이 흐르는 연안에 있다 해서 이리 이름 붙였을 것이며, 遂城은 말할 것도 없이, 만리장성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해서 이런 지명을 붙였으니, 수성현을 볼짝없이 만리장성이 끝나는 지점 해변과 붙어야 한다. 

增地는 말할 것도 없이 새로 개간한 땅, 혹은 새로 불어난 땅이라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니, 바다를 매립해서 만든 땅이거나, 혹은 천재지변으로 생겨난 지역일 것이다. 帶方은 그 의미가 확실치는 않으나, 아마 방형으로 구획한 까달에 이런 명칭이 붙었을 것이며 海冥은 뭐 볼 거 없이 해변 지역이요, 列口는 말할 것도 없이 열수라는 강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입구요, 鏤方은 말할 것도 없이 누금 기법으로 대표하는 광산 지역이라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을 것이니, 고려시대 관점으로 보면 향소부곡이 설치된 지역이었다. 

吞列은 말할 것도 없이 열수라는 강을 머금는 곳이라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니, 열구와 더불어 열수가 지나는 곳에 위치한다. 蠶台는 아마 잠신을 제사하는 곳이 있었거나, 뽕나무밭 밀집 지역이었을 것이요, 華麗는 뭔지 모르나 암튼 화려한 곳, 삐까뻔쩍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암튼 낙랑군을 관통하는 두 강은 패수와 열수다. 이 두 강이 낙랑의 젓줄이다.

이런 작명법 특징을 간취하면,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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