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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대서는 곧 가을의 문턱

by taeshik.kim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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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127)


대서(大暑)


 금(金) 조원(趙元) / 김영문 選譯評 


메마른 구름 불 날리며

넓은 하늘 태우니


흰 태양이 완전히

시루 속에 떨어진 듯


광한궁 얼음 굴에

가지 못한 상황이라


부채 끝으로 얼마나

바람을 일으키랴


旱雲飛火燎長空, 白日渾如墮甑中. 不到廣寒氷雪窟, 扇頭能有幾多風. 


대서에는 염소뿔도 녹아내린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더우면 염소뿔까지 녹아내릴까? 올해 더위는 정말 염소 뿔만 아니라 황소뿔도 녹일 지경이다. 대서는 24절기 중 열두번째이므로 연중 딱 절반에 해당한다. 대개 초복과 중복 사이에 위치하며 1년 중 가장 더운 때라 해서 이리 일컫는다. 대서 다음 절기가 입추(立秋)이니 이제 곧 가을로 들어선다. 물론 가을로 들어섰다고 해서 금방 더위가 물러가지는 않는다. 입추로부터 말복(末伏) 때까지는 막바지 노염(老炎)이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다. 이 시에 나오는 광한궁(廣寒宮)은 중국 전설에 달의 여신 항아(姮娥)가 거주하는 궁궐이라 한다. 음양오행에서 달은 음(陰)의 상징이므로 흔히 시원함, 추위, 빙설 등을 나타낸다. 광한궁은 너무나 멀리 있지만 벌써 창밖에는 풀벌레소리가 가득하고 휘영청 달빛 아래 선선한 바람이 가을 소식을 전해준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서도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는데,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면서 한 해를 이룬다(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寒暑相推而歲成焉)”라고 했다. 자연의 이치는 그만큼 한치 어긋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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