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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212)


낙엽(落葉)

[宋] 애성부(艾性夫) / 김영문 選譯評

맑은 서리 즈믄 숲
마르게 하니

누런 잎이 만 가지 춤
추려 하네

한밤 내내 북창에서
잠 자는데

마른 비 오는 소리
우수수 들리네

淸霜槁千林, 黃葉欲萬舞. 一夜北窗眠, 瀟瀟聽乾雨.

서리 맞은 단풍 잎은 이제 곧 천지 간을 휘돌며 찬란한 춤을 출 것이다. 양만리에 의하면 그건 하늘 술을 훔쳐 먹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는 단풍의 취후(醉後) 난무(亂舞)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술주정에 어찌 밤낮이 따로 있던가? 하지만 단풍잎의 술주정은 폭언과 폭행이 아니다. 천지를 가득 채우는 오색 춤사위와 창 너머 들려오는 쓸쓸한 비 소리다. 그 비 소리에는 물기가 없다. 마른 비 즉 건조한 비다. 그것도 민폐라면 민폐다. 사람들의 마음에 가을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마음에 가을을 가득 담은 가을 남녀들은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함에 낙엽처럼 거리를 떠돈다. 북창(北窗)은 은사가 잠자는 곳이다. 도연명(陶淵明)의 거처다. 왜 하필 북창인가? 세상을 등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북창은 여름엔 이를 데 없이 시원하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찬바람이 들이치는 곳이다. 이제 그곳에 밤낮 없이 마른 비 소리가 들린다. 은사조차 불면의 밤으로 이끄는 물기 없는 비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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