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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백일홍 품에 안긴 병산서원

by taeshik.kim 2018.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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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니나, 지금 안동 병산서원은 이 모습에 얼추 가까우리라. 백일홍 배롱나무가 꽃을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시즌이 이 무렵이니 말이다. 



3년 전이다. 그때 무슨 인연으로 왜 이곳을 행차했는지 내가 자세한 기억은 없다. 아마 그 무렵 이를 포함한 전국 주요 서원을 엮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다 하고, 그에 이 병산서원이 포함되어, 내가 그 무렵 이들 후보지 서원들을 찾기 시작할 때이니, 이 일환이 아니었던가 싶다. 



내가 배롱을 만나러 간 것은 아니로대, 마침 그 시즌이었다는 기억만 남았다. 이 배롱나무, 서원이나 향교 같은 마당에서는 비교적 드물지 않게 보는 나무지만, 이곳 병산서원의 그 만발한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으로 뇌리에 각인한다.



이 병산서원은 서원 그 자체는 물론이려니와 그 앞 산과 계곡을 감돌아 흐르는 낙동강이 빚어내는 경관이 압권이라, 별천지 비인간인 듯한 곳이거니와, 이곳에다가 유독 강학당을 만든 서애의 뜻을 어찌 알리오마는, 다만 지금도 그렇거니와 이 서원 혹은 그 시원인 강학당이 처음 들어설 때도 이곳은 변변찮은 마을조차 없을 만한 곳이라, 이런 데서 공부가 되었을까마는, 그 시대는 이런 한적한 곳에다가 수신당修身堂을 만들고는 심신을 수련한다 설레발을 치곤 했으니, 그 심정으로 이해하면 될 법하다. 



내가 부동산에 그닥 욕심은 없는 편이나, 이런 데만큼은 내 것으로 삼았으면 하는 욕망은 있다. 마름 두고선 관리케 하고는 가끔 이런저런 시린 날이나, 답답한 날이나, 더운 날이나 하는 때 하루이틀 쉬는 곳으로 삼았으면 하는 욕심 정도는 있다. 그래, 유난히 무덥다는 올 여름 같은 날에는 이곳이라고 특별히 더 시원하고 그렇기야 하겠냐마는, 뭐, 에어컨 하나 갖다 놓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 무렵이건 비교적 흔히 보는 백일홍이라, 보통은 이렇다 할 감흥은 주긴 힘드나, 유독 이 병산사원이랑, 전라도 담양 땅 어느 곳만큼은 백일홍이 때로는 얼마나 화려찬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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