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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나는 우리 문화재 현장의 문화재 안내판 문제를 정리한 글을 이곳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정리하면서, 그것을 다음 네 가지로 집적했거니와, 


1. 무엇을 담을 것인가?(내용)

2.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디자인) 

3. 어디에 세울 것인가(위치)

4. 영어판은 어찌할 것인가?(독자)  


오늘 소개하는 서울 탑골공원 대원각사비(大圓覺寺碑)에서와 같은 이런 양식 안내판은 바로 두 번째 디자인과 연계한 것이니, 이는 볼수록 구토와 짜증만 자아낸다. 이런 양식 안내판이 심각성을 더하는 까닭은 첫째, 그것이 광범위하게, 주로 국가기정 문화재 현장에 소위 대세를 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둘째, 그럼에도 이 디자인은 어떤 놈이 개발해 퍼트리기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반사가 극심해 글을 읽어내기조차 어려운 까닭이다. 



어제는 태풍이 지난 직후라 빛이 너무나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상 환경에 외려 이런 번질거림 안내판은 반사가 극심해 빛을 마주할 때는 그 극심한 반사 때문에 아예 전체 텍스트가 몽땅 사라지는 일이 빈번하다. 보다시피 그 텍스트 소비자인 독자가 그 앞에 서면 텍스트보다 그에 반사된 독자 모습이 더 확연하다. 



영어 안내판도 마찬가지고, 중국어판은 제일 아래로 밀려서 읽을 몸을 구부려야 한다. 


   

제목 부분과 한글 설명은 성인 남성 평균 키에 맞추어 그 소비자 대중을 고려한 점에서는 일단 고무적이긴 하지만, 내가 거울 보러 이곳을 온 것은 아니다. 


딴에는 저것이 내구성 뛰어나다 해서 선택한 모양이나, 그리고 그것이 한군데 쓰고 두군데 쓰다 보니, 그것이 양식이 되고 유행이 되어 일순간에 퍼졌는지 알 수 없으나, 어느 한 업체에서 일괄 제작해 전국에 유포한 느낌이 짙다. 


문제를 진단했으므로 그에 대한 치료법 역시 실로 자명해 진다. 첫째, 어떤 기상환경에서도 반사가 없는 재질이어야 한다. 저 금속판을 시급히 퇴출해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에 보내야 한다. 둘째, 텍스트 높이거니와, 첫번째 사진에서 보듯이 안내판 설명은 언어권 별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순서로 되어 있지만, 그 배열이 문제로 대두한다. 물론 상대적인 소비자가 많은 한국어와 영어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이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했다 하지만, 중국어와 일본어는 문제다. 두 언어 안내판은 쪼그라 앉아 읽어야 한다. 


기왕 네 개 언어로 작성한 까닭은 이들 언어권별 독자를 다 염두에 둔 까닭이다. 따라서 저 안내판은 세움 형식이 아니라 뉜 형식으로 해야 한다. 다만, 이렇게 뉨 형식으로 할 적에는 지나치게 안내판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으므로, 두 문단으로 나누어 왼편에는 예컨대 한국어와 그 아래 일본어, 오른편에 영어와 그 아래에 중국어판을 배열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 


이 문화재 안내판이 지닌 문제의 심각성은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적하면서, 그 개선을 촉구했거니와, 그에 발맞추어 내년 문화재청 정부예산안에는 이를 위한 예산으로 50억원이 넘게 책정되는 파격이 있다. 그에 대응하는 지자체 예산까지 합한다면 이를 위한 예산만 내년에 전국에 80억원이 풀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적한 안내판 문제점은 그 내용과 기술 방식에 맞춰졌지만, 현행 안내판이 지닌 문제점은 그보다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저와 같은 문제점들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토대 위에서 새 시대에 맞는 문화재 안내판 개선이 이뤄져야만 한다. 이런 문제점을 이와 같이 지적해 놓지 않으면, 하나마나한 안내판 개선이 이뤄질 것이 뻔하기에 이 기회를 빌려 적어둔다. 


덧붙이건대 저 따위 안내판을 만든 제작업체는 찾아내어 색출해서, 새로운 안내판 개선사업에는 지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물론 그들이라고 할 말이 없을 것은 아니로되,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정부 단가에 맞춰 했을 뿐이라고 변명할 것이 뻔하지만, 사기임을 알고도 저런 안내판을 만든 책임은 그 어떤 경우에도 면탈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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