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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불사不死를 꿈꾸며

by taeshik.kim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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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원원사지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151)


꿈속(夢中)


 당 사공도(司空圖) / 김영문 選譯評 


사랑하는 이 몇이나

이 세상에 남아 있나


노을 사다리 타고 올라

만났다 돌아왔네


봉래산 영주산을

길이길이 사들여서


우리 가족 함께 터 잡아

고향 산천 삼으리라


幾多親愛在人間, 上徹霞梯會却還. 須是蓬瀛長買得, 一家同占作家山. 


정말 몇 명 남지 않았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로 계산해도 헤어진 지 벌써 65년째다. 그 해에 태어난 자녀가 있다면 올해 우리 나이로 66세가 된다. 그럼 그 부모의 연세는 어떻게 되나? 헤어질 때 최소한으로 잡아 20세였다 해도 무려 86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장에 나온 최고령 어르신이 101세 할아버지이고, 그 다음이 99세 할머니다. 난리로 헤어진 자식을 만나려고 저렇듯 끈질긴 삶을 이어오신 듯하다. 어릴 때 부모와 헤어져 평생을 살아온 분들의 한이나, 본의 아니게 그런 자식을 고향에 두고 온 부모의 고통은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이산가족 만남은 보고 있는 사람들 가슴조차 아리게 만든다. 인간의 하나뿐인 생명을 함부로 앗아가고, 함께 살아야 할 혈육을 헤어지게 만드는 전쟁이나 쿠데타 따위의 국가폭력은 저주받아야 마땅하고 근절되는 것이 당연하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함부로 주권자의 맹목적 충성을 강요하는가? 주권자를 억압하고, 학살하고, 전쟁으로 내모는 폭력적 애국을 떠벌리지 말라. 애국은 먼저 우리 가족을 지키고 우리 이웃을 지키는 데서 출발해야 하며 그것이 자발적으로 확장될 때만 나라를 지키기 위한 튼튼한 국방이 가능하다. 전쟁으로 헤어진 남북 이산가족을 위해 조속히 상설 면회소를 설치해야 한다. 만나야 할 혈육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분들은 어쩌면 이 시의 묘사처럼 꿈속에서의 만남이라도 그리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2~3일 만남 자체가 꿈이라고 해야 한다. 저 고령의 가족이 헤어지면 또 언제 만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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