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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수레바퀴가 짓뭉갠 화초

by taeshik.kim 2018.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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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51)


산중 절구 다섯 수[山中五絶句] 중 돌이끼[石上苔] 


[당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빼곡빼곡 얼룩얼룩

돌 위의 이끼는


그윽한 향기 초록빛으로

속세 티끌 끊었네


길가의 화초는

찬란한 꽃 피우지만


화려한 수레 다가오면

바퀴에 깔리네


漠漠斑斑石上苔, 幽芳靜綠絶纖埃. 路傍凡草榮遭遇, 曾得七香車輾來. 


햇볕 들지 않는 곳에도 생명은 자란다. 그곳에도 작은 생명이 이룬 짙푸른 세상이 있다. 보이지 않는다 해서 없는 세상이 아니며, 들리지 않는다 해서 존재하지 않는 천지가 아니다. 저렇듯 낮은 곳 생명도 물과 공기를 정화하며 온 우주를 풍요롭게 한다. 뉘라서 어둡고 낮은 우주를 비웃는가? 삼척 이끼 계곡에 가본 적이 있다. 계곡 가득 뒤덮인 이끼 천지에 마음이 아득했다. 이끼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가 바위엔 초록빛 이끼가 신선한 생명의 빛을 발산했다. 5월이 가고 6월이 온다. 이 시절 이끼는 한결 싱싱한 빛을 더한다. (2018.05.31) 




인간은 흔히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길가의 화려한 꽃이 되고 싶어 한다. 그렇게 대중의 주목을 받고 부귀를 누리며 찬란한 삶을 영위하길 원한다. 하지만 햇빛 찬란한 길가의 꽃은 쉽게 시들거나 자칫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수레 바퀴에 깔리기도 한다. 


또 스스로 꽃임을 과시하다가 오만과 독단에 빠져들기도 하고, 심지어 안하무인의 갑질로 일관하다가 패가망신의 나락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지만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도 생명은 자란다. 그곳에도 작은 생명이 이룬 짙푸른 세상이 있다. 보이지 않는다 해서 없는 세상이 아니며, 들리지 않는다 해서 존재하지 않는 천지가 아니다. 저렇듯 낮고 구석진 곳의 이끼도 물과 공기를 정화하며 온 우주를 풍요롭게 한다. 


삼척 이끼 계곡에 가본 적이 있다. 계곡 가득 뒤덮인 이끼 천지에 마음이 아득했다. 이끼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가 바위엔 초록빛 이끼가 신선한 생명의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5월이 가고 6월이 온다. 이 시절 이끼는 한결 싱싱한 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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