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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수상 KTX 탄 이태백

by taeshik.kim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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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92)


아침에 백제성을 출발하다(早發白帝城)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아침에 백제성

채색 구름 떠나서


천 리 길 강릉을

하루 만에 돌아왔네


양쪽 강언덕 원숭이

끊없이 우는 가운데


가벼운 배는 이미

만 겹 산을 지나왔네


朝辭白帝彩雲間, 千里江陵一日還. 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


동서고금을 통틀어 나는 번지점프의 달인으로 이백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그가 직접 번지점프를 했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을 읽어보라.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려 꽂히니(飛流直下三千尺)”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 위에서 쏟아져내려오는 것을(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 이 시에서도 아침 채색 구름 사이에서 떠난다고 했으므로 구름 속에서 번지점프하듯 배가 출발한 것이다. 그러므로 강릉까지 가는 천 리 길은 하루씩이나 걸릴 것도 없다. 번지점프가 오히려 소소한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 때 이백은 영왕(永王)의 반란에 연루되어 야랑(夜郞)으로 귀양을 가다가 백제성에서 사면 통보를 받았다. 채색 구름의 찬란함과 가벼운 배의 질주감(疾走感)은 그의 기쁨을 드러낸다. 또 원숭이가 득시글거리는 궁벽한 땅에서 벗어나 어서 빨리 일상으로 되돌아가려는 소망도 깊이 스며 있다. 지금은 중국 장강(長江)에 싼샤(三峽) 댐이 조성되어 이런 질주감을 느낄 수 없다. 이백의 호방한 기상도 맥이 끊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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