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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유득인(劉得仁) <연화봉(蓮花峰)>

by taeshik.kim 201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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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 선생 글이다. 


유득인(劉得仁)은 공주의 아들로 장안에서 정원(貞元) 연간에 태어났다. 개성(開成), 대중(大中) 연간에 형제들이 모두 현달하였지만, 유득인만이 시문에 각고의 노력을 쏟아 과거를 보고 벼슬을 하려고 하였다. 30여년에 걸쳐 과거를 준비하고 보면서 논밭과 정원을 팔며 생활했지만 결국 급제하지 못했다. 대중 연간 말에 죽었다. 900년 조정에서 진사 급제를 추사(追賜)하였다. 유득인은 요합(姚合), 옹도(雍陶), 정거회(丁居晦) 등과 친하였으며 항상 고음(苦吟)하며 시를 지었다. 특히 오언율시에 뛰어났으며 시풍이 청영(淸瑩)하다. 비록 감정이 깊고 음미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변화가 약해 당시의 설능(薛能)으로부터 “백 수가 한 수와 같고, 시집의 첫 시가 말미의 시와 같다”(百首如一首, 卷初如卷終.)는 평을 받았다. 『신당서』「예문지」에 『유득인시』(劉得仁詩) 1권이 저록되어 있으며, 지금 『만당유득인시』 1권이 전한다.


蓮花峰

연화봉


太華萬餘重, 태화산은 만 겹이나 되는데

岧嶢最上峰. 높고 험준한 것은 가장 높은 봉우리라

當秋倚寥泬, 가을이면 드넓게 빈 하늘에 기대어

入望似芙蓉. 멀리서 바라보면 부용꽃 같아라

翠拔千尋直, 비취빛으로 천 길이나 곧장 솟아오르고

靑危一朵穠. 청색으로 위태로워 꽃봉오리 같아라

氣分毛女秀, 기운이 수려하여 모녀(毛女)가 오래 살고

靈有羽人蹤. 신령스러워 신선의 자취가 있어라

倒影侵官路, 거꾸로 깔리는 그림자는 길을 덮고

流香激廟松. 흐르는 향기는 서악 사당의 소나무에 스치네

藕如船十丈, 연뿌리는 쪽배 같고 꽃은 열 길이나 크다 하니

望裏豁心胸. 생각만 하여도 마음이 드넓어진다네


* 국자감 고시[監試]에 낸 시.

* 毛女(모녀): 전설에 나오는 진시황의 궁녀 옥강(玉姜). 진시황이 죽자 순장을 피하기 위하여 거문고를 들고 궁중의 일꾼과 화산으로 도망하여 들어갔다. 나중에 도사를 만나 득도하니 몸에 파란 털이 나기에 모녀라고 불렀다. 『열녀전』 권하 참조. 

* 藕如船(우여선): 연뿌리가 배처럼 크다. 한유의 「고의」(古意)에 “태화산 봉우리 옥 우물에 나는 연꽃, 꽃을 피우면 열 길이요 뿌리는 배와 같아”(太華峰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를 환기한다.

* 蓮華峰(연화봉)은 화산의 주봉이다.  

* 太華(태화)란 화산(華山)을 말한다. 섬서성 화음시 남쪽에 소재하는 오악 중 서악이다. 그 서쪽에 소화산(少華山)이 있으므로 태화산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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