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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한시, 계절의 노래(195)


동정호에서 놀다 다섯 수(遊洞庭湖五首) 중 넷째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동정호 서쪽엔

가을 달 빛나고


소상강 북쪽엔

이른 기러기 날아가네


배에 가득한 취객

백저가 부르는데


서리 이슬 가을 옷에

스미는 줄 모르네


洞庭湖西秋月輝, 瀟湘江北早鴻飛. 醉客滿船歌白苧, 不知霜露入秋衣.


중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새롭게 확인한 충격적인 사실 가운데 하나는 이태백이 자신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의 집에서 병사한 일이었다. 나는 어릴 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노래를 부르며 이태백의 죽음에 관한 전설을 들었다. 이태백은 휘영청 달이 뜬 밤, 동정호에 배를 띄우고 놀다가 달을 건지러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태백이 자기 집도 아닌 친척 집에서 병에 걸려 골골 않다가 죽다니... 그 이후로는 깨어진 낭만과 환상 위에서 새로운 이태백 찾기가 계속됐다. 그런데 이태백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가 동정호에 달을 건지러 들어갔다는 전설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이 시도 그런 증거 가운데 하나다. 동정호 서쪽에 달이 빛나고 있으므로 때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초승달이 서쪽에 떴을 때나 둥근 달이 서쪽으로 기운 때다. 그러나 초승달은 초저녁에 잠깐 서쪽 하늘에 떴다가 금방 사라지므로 배를 띄우고 만취하도록 술을 마실 시간이 없다. 그러므로 이 동정호의 야유(夜遊, 野遊)는 둥근 달이 떠오른 초저녁부터 시작되어 달이 이슥하게 기운 새벽까지 계속되었다고 봐야 한다. 뒷구절에도 이른 새벽에 기러기(早鴻)가 날아간다고 했다. 뱃놀이를 즐긴 신선들은 이제 마지막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백저가(白苧歌)」는 당시 유행한 인기곡이다. 내용과 가락은 알 수 없다. 다만 올나이트를 했으므로 정황상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이거나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일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정신없이 취한 주정뱅이들이 출렁이는 배 위에서 비틀 거리는 상황이니 어찌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니면 취한 와중에 객기 부리는 놈이 꼭 하나는 있지 않던가? 이태백이 바로 그러했다. “얘들아, 내가 저 달을 건져서 돌아오마... 풍덩~”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 돌아올까? 우리의 환상과 낭만이 다시 살아나는 때다. 내 말이 믿기지 않으시면 다시 이 시를 음미해보시라. 

  1. 아파트담보 2018.10.11 20:42 신고

    한시 300수 돌파를 축하합니다. 짝짝짝!

  2. 한량 taeshik.kim 2018.10.14 16:55 신고

    부지런히 나가서 천수 만수 채워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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