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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 등장한 달마대사(연합DB)



한시, 계절의 노래(193)


장난삼아 짓다(戲作)


[宋] 소식(蘇軾) / 김영문 選譯評 


뜰 앞으로 네댓 걸음

나가기도 전에


화려한 마루 맡에

이마 먼저 부딪치네


몇 번 눈물 닦아도

깊은 눈에 닿기 어려워


두 샘물 그렁그렁

그대로 남아 있네


未出庭前三五步, 額頭先到畫堂前. 幾回拭淚深難到, 留得汪汪兩道泉.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형제, 자매, 남매들은 늘 소소하게 다투며 자라기 마련이다. 티격태격, 옥신각신하는 삶 속에서 끈끈한 가족애를 형성한다. 한 살 차이인 소식과 소소매 남매도 그러했던 듯하다. 하지만 다툼의 방법이 달랐다. 보통 남매였다면 소소매가 아마 “야! 이 털북숭아! 수염 좀 깎아!”라고 했으리라. 하지만 문향(文香)이 가득한 집안답게 소소매는 시로 동생을 놀렸다. “갑자기 털 속에서 소리가 전해오네.(忽聞毛裏有聲傳.)” 이런 품격 높은 놀림을 받고 막말을 할 수는 없다. 소식도 칠언절구를 들고 나왔다. 누나가 자신의 외모를 문제 삼았으므로 자신도 누나의 외모로 복수를 해야 격에 맞다. 하지만 누나는 여성이므로 외모를 조심스럽게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가 위의 시다. 우리는 소식의 복수를 통해 소소매의 외모를 금방 연상할 수 있다. 방안에서 마당으로 나가다가 이마가 먼저 마루 맡에 부딪친다고 했으므로 앞머리가 튀어나온 짱구형임을 알 수 있다. 또 그렇게 머리가 먼저 부딪친 후 너무 아파서 눈물이 흐르자 소소매가 눈물을 닦는데, 눈이 너무 깊어서 눈물이 닦이지 않고 샘물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결국 소소매의 외모는 눈이 오목하고 앞머리가 튀어나온 스타일, 즉 미인형은 아니지만 재치 있고 똑똑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소소매는 이후 대문호가 된 남동생 소식과 알콩달콩 문학적 재능을 겨루며 자랐으나 결혼 후 불우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울분 끝에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천재단명이 아니라 전통사회가 여성에게 가한 억압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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