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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적벽부(赤壁賦) - 소식(蘇軾)

by taeshik.kim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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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이안에서


적벽부(赤壁賦) - 소식(蘇軾)


임술년 칠월 보름 하루 뒤, 내가 손님과 함께 적벽(赤壁) 아래 배 띄우고 노니는데 맑은 바람 서서히 불어오고 물결 하나 없이 잔잔했다. 술잔 들어 손님한테 권하면서 [명월(明月)]이란 시도 읊고, [요조(窈窕)]란 시도 읊어본다. 이윽고 동쪽 봉우리 위로 달이 떠올라 북두성 견우성 사이를 배회하는데, 백로는 물결 가로지르고, 물빛은 저 멀리 하늘과 닿았네. 일엽편주 가는대로 놓아두니 끝없는 만경창파 넘어가고, 휘휘 허공으로 날아올라 바람 부리면서 멈출 곳 모르고 가는 듯, 훨훨 이 세상 벗어나 홀로 서서 날개 돋아 신선이 되는양 했네. 그리하여 술 한 잔 마시니 매우 기분이 좋아져 뱃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네.


계수나무 노를 젓세, 상앗대는 목란이라.

허공 치고 오르는 듯, 달빛 뒤로 흘러가네.

아득해라 그리운 맘, 하늘 저쪽 그리운 님.


퉁소 잘 부는 객이 있어 노래 맞춰 연주로 화답하니, 그 소리 삘릴리 삘릴리,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소연하듯, 여운은 실처럼 끊임없이 맴돌아, 깊은 골짜기에 숨어 사는 교룡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 한 척 띄워 고기잡는 과부 흐느끼게 하네.


나는 숙연해져 옷깃 여미고 바르게 앉아서 객한테 물었다. “퉁소 가락이 어찌 그리 구슬프오?”


객이 대답했다. “‘밝은 저 달 숨은 별들, 남쪽으로 날아가는 까치와 까마귀...’ 이는 바로 조조가 읊은 시 아니오! 서쪽 저 곳이 하구(夏口)요, 동쪽 저 곳이 무창(武昌)이러니, 산과 강이 푸릇푸릇 파릇파릇 뒤얽힌 곳, 여긴 바로 조조가 주유에게 대패해 곤경에 빠진 그 곳 아이오! 그때 조조가 형주(荆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을 무너뜨려, 물결 따라 동쪽으로 내려올 때, 선단은 앞뒤가 천 리요, 깃발이 하늘을 덮었다지요. 술 걸러 강을 바라보며, 상앗대 걸쳐놓고 시 읊을 땐 참으로 일세의 영웅이라! 하지만 그는 지금 어디에 있소! 하물며 나와 소 선생은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고, 고기나 새우와 짝하고 노루나 사슴과 벗하며 지낼 뿐이오. 일엽편주 띄워놓고, 표주박과 잔 들어 서로 술만 권할 뿐이오. 천지에 이 하루살이같은 인생 잠시 맡겨 살아가니, 마치 끝없는 바다에 좁쌀 한 톨 같소. 내 인생 잠깐인 것이 슬프고, 저 장강이 끝없이 흐르는 것이 부럽소. 신선 옆에 끼고 우주를 노닐고 밝은 달 품고 영생 누리는 일은 느닷없이 얻지 못함을 알기에, 슬픈 바람에 퉁소 여운을 실어보냈을 따름이오.” 


내가 말했다. “손께서도 저 물과 달을 아시잖소! 물은 이렇게 흘러가건만, 지금까지 다 흘러간 적이 없소. 달은 저렇게 차고 기울건만, 더 커지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소.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세상천지 어느 것도 일순간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소.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세상 모든 것과 나는 끝없이 영원하니 무엇이 부럽겠소! 천지 사이 세상 모든 것은 저마다 주인 있어, 내 것이 아니면 털 한 오라기라도 가질 수 없소. 오직 강가에 불어오는 맑은 바람, 산 사이에 떠오른 밝은 달만이 내 귀에 들어와 좋은 소리 되고 내 눈에 들어와 아름다운 경치 되어, 아무리 가져도 막지 않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으니 이야말로 아무리 써도 끝이 없다는 조물주의 창고요,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것이오.”


손님이 기뻐 웃으며 잔 씻어 다시 술을 채우니 안주는 이미 다 떨어지고, 술잔과 접시가 여기저기 널렸네. 배 위에서 서로 베고 누워 동쪽 하늘이 이미 밝아오고 있는 줄도 몰랐다. 




【원문】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泛舟游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横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馮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飮酒樂甚, 扣舷而歌之.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蘇子 愀然, 正襟危坐, 而問客曰:“何爲其然也?” 客曰:“‘月明星稀, 乌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相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郎者乎? 方其破荆州, 下江陵, 順流而東也, 舳艫千裏, 旌旗蔽空,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況吾與子漁樵於江渚之上, 侶魚鰕而友麋鹿. 駕一葉之扁舟, 舉匏樽以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托遺響於悲風.” 


苏子曰:“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虽一毫而莫取. 惟江上之清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適.”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既盡, 杯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既白. 


****  홍승직 교수 옮김을 토대로 해서, 내가 약간 손질한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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