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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진흙 문 제비

by taeshik.kim 2018.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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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70)


잡시 절구 17수(雜詩絕句十七首) 중 15번째 


 송(宋) 매요신(梅堯臣) / 김영문 選譯評


제비가 초가집

용마루에 앉아


미나리꽝 진흙을

물고 있구나


둥지 지어 새끼를

함께 기르고


해질 무렵 돌아와

함께 잠자네


燕立茅屋脊, 燕銜芹岸泥. 巢成同養子, 薄暮亦同棲.



한시(漢詩)를 가르는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당시(唐詩)와 송시(宋詩)다. 사람들은 남송 시기부터 당시가 좋으냐 송시가 좋으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는 이백이 좋으냐 두보가 좋으냐를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한시계의 유구한 시비에 속한다. 그렇게 분명하게 구별될까? 비교적 분명하게 구별된다. 당시는 대체로 산, 강, 하늘, 달, 구름, 태양 등 자연 속의 큰 경물을 소재로 쓴다. 따라서 당시는 기상이 크고 화려하다. 이에 비해 송시는 인간 세상 주위의 잡초, 온갖 동물과 벌레, 자잘한 일상을 소재로 삼는다. 따라서 송시는 수척하고 굳세다. 당시는 운치를, 송시는 이치를 숭상한다. 제비를 노래한 위의 시에도 송시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매요신은 매우 불우했지만 시문에 뛰어났다. 당시 문단의 영수 구양수(歐陽修)는 그런 매요신의 시를 알아주면서 “시는 삶이 곤궁한 이후에야 뛰어나게 된다(詩窮而後工)”는 유명한 논평을 남겼다. 하지만 이 말은 매요신에게 위안인 동시에 고통이었으리라. 이 두 사람과 소순흠(蘇舜欽)이 송시의 심미 스타일[風格]을 개척한 3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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