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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두어번 어딘가 긁적거렸지만, 어딘지 모르고 검색도 되지 않으니 이참에 다시 정리한다. 


데모하다 잡혀가는 놈은 대체로 나같은 데모 아마추어다. 1987년 7월, 한열이 장례식 때 시청 앞에서 노제가 있었다. 그거 끝나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남산 지금의 하얏트호텔 쪽으로 가다가 나는 붙잡혀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됐다. 그 남대문경찰서는 지금이나 그때나 위치가 같아, 서울역 맞은편 남산 기슭, 옛 대우건물 인근에 위치한다. 당시 나는 마침 교련복 바지까지 입었던 데다 거기 경찰서가 있는 줄도 몰랐다. 얼씨구나 날 잡아드시오 하고 제발로 호랑이굴 찾아간 멍청한 멧돼지였다. 얼치기가 뭘 알겠는가? 


붙잡혀 경찰서로 연행되는 동안 몇 백 미터 끌려가며 양쪽에 도열한 의경인지 전경인지 하는 놈들한테 졸라 맞고 졸라 걷어채였다. 씨불놈들, 왜 그리 때리고 짓밟고 지랄이야? 닭장인지 유치장인지 갇힌 상태에서 또 졸라 맞고 졸라 짓밟혔다. 한참 지나 짭새놈들 앞으로 불려가 조서도 꾸미고 했으니, 그 문서가 국가기록원 어딘가 있을라나? 뭐 우리네 그 훌륭한 전통에 말미암으면 다 태워버렸겠지. 




그 전해 인천대 사태인가에 친구 한 놈이 붙재피서 구속까지 되고 옥살이를 하고 나왔는데, 지금 청와대로 들어간 조한기다. 그 조한기가 그때 일가족이 서산을 떠나 다 상경해(바로 위 누나가 이뻤다!!!) 내 기억에는 부천 역곡인가 어디에서 셋집살이를 할 때였는데, 그 친구가 석방되어 나온 직후, 그 집으로 직접 가서 만나보니 아주 병신이 되어 있었다. 모진 고문에 무르팍이 나가 제대로 걷지조차 못했으니 말이다. 이 사건 여파로 조한기는 이후 몸을 좀 추스리고는 곧바로 군대로 끌려갔든지 아니면 자발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군대로 피신하고 말았다. 나야 고작 하룻밤 구류이니 어찌 그 놈과 비교할 수 있겠냐마는 연신 두들겨 맞는데 그 와중에 조한기 생각은 왜 났는지 모르겠다. (여담이나 내 기억에 이 친구 옥살이할 때 면회까지 간 같은 과 여식이 있는데, 그만큼 외사랑 열렬했으나, 무정한 이 놈은 외면하고 말았다!!!! 또 여담이나 이 여식 나중에 아주 잘 풀려 국내 굴지의 재벌 계열사 사장이다!!!! 아깝겠지....) 


그렇게 연행한 이들을 당시 경찰이 처리하는 방식이 놀라웠다. 경찰이 구속 혹은 구류와 석방을 구분하는 절대 선 중 하나가 종교였다.

그날은 몰랐지만 기독교 신자라고 답한 이는 한 명도 풀려나지 못했다. 구속되거나 최소 며칠 구류를 당했다. 나는 본래 종교가 없고 이렇다할 학생운동 전력도 없으니 24시간 만인가에 훈방이란 이름으로 풀려났다.


경찰이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시위 가담 학생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이유는 바로 당시 기독교계를 구가한 해방신학 때문이었다.

남미민족해방운동 논리를 제공한 해방신학은 당시엔 곧 반체제논리로 급조되고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모든 기독신 추앙 대학생은 해방신학 추종자로 분류되던 시대였다. 같이 재피간 같은 과 친구로 2명이 더 있었다. 개중 한 놈이 한국 재보험업계 기인과도 같은 공수호라는 놈이고, 다른 한 놈은 영어연극반으로 활동하고 셰익스피어 극 공연에 출연하기도 한 홍원기라는 놈이었다.  


반성문 쓰고 나랑 공수호는 하룻만에 소위 훈방됐지만, 홍기 이 놈은 며칠 만에 석방되어 나왔는데, 그 친구가 해준 말이다. 조사를 받는데 집요하게 종교 문제를 물고 늘어지더란다. 이 친구는 독실한 개독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날 훈방 조치된 이들 중에 기독교 신자는 한 명도 없었다. 모르겠다. 내가 잘못 알았는지는.


이런 쪽은 당시 Y대 영문학과 격렬 데모꾼으로, 이런 사태는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잘만 빠져나간 현 시사인 기자 이종태가 졸라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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