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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은 꽃이 제아무리 아름다워도 정감이 가지 아니한다. 너가 예쁜 줄 모르지 아니하되 찍어 바른 분 같고 끼워넣은 플라스틱 가슴만 같고, 보톡스 맞은 얼굴만 같아 볼 때뿐이로다. 그래서 미안하다. 


그보단 차라리 담장 부여잡고 오른 담쟁이가 역광에 빚어내는 같은 붉음이 드글드글 내 속만 같아 괜시리 눈길이 더 간다.


가을은 어우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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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들녘으로 나가야겠는가?
공장 주변을 돌아보니 오뉴월 소불알처럼 늘어지고


자줏빛 두툼한 목도리 둘렀는가 하면


수류탄 영글어 곧 터질 듯만 하며


조는 영글어 금방이라도 밥상에 오를 자세며


물건는듯 이 대빵 완두콩인지 뭔지는 소여물로 구유통 향하려 하고


희끗한 하늘 보기 부끄러워 목디스크 환자 마냥 고갤 수그리는데


언뜻 보니 아키시안 듯한데 자세히 보니 종자 다른 듯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벌개벗고 어셔옵셔 외치는 일밖에 없더라.
내 인생 삐끼도 아니요 기도도 아닐진댄 그댄 왜 벗었고 왜 몸뚱인 람보요 함에도 고추는 왜놈의 그것 같은고?


오늘 광화문은 이러구로 가을에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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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괘릉



한시, 계절의 노래(202)


가을 가사(秋詞) 


[唐] 유우석(劉禹錫) / 김영문 選譯評 


옛날부터 가을 되면

쓸쓸함을 슬퍼하나


가을날이 봄날보다

더 낫다고 말 하리라


맑은 창공 학 한 마리

구름 밀며 날아올라


시심을 이끌고

푸른 하늘에 닿는구나


自古逢秋悲寂寥, 我言秋日勝春朝. 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宵. 


가을은 적막하고 쓸쓸한 계절임에 틀림없지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시인이 똑 같은 감정을 시에 쏟아 붓자 너무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에 대한 반발은 일찍부터 있었던 듯한데 유우석의 이 시도 그런 반발의 일단을 잘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일은 “끝 간 데까지 가면 반드시 반발이 일어나게 마련이다.(窮則必反.)” 슬픈 가을이 있으면 기쁜 가을도 있고, 공허한 가을이 있으면 알찬 가을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 가을이 슬프지 않은 이유를 유우석은 시심(詩心)을 품은 학이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오른 하얀 학의 자태가 눈이 시릴 정도다. 그런 학이 시심을 이끌고 높은 하늘로 날아올랐으므로 그 학이야말로 가을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창공에 울려 퍼지는 학의 노래가 투명한 가을 공기 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학이 시를 읊는 창공은 우주에서 가장 드넓은 시 낭송 무대다. 학조차 시인이 되는 계절, 모두들 좋아하는 시 한 수 읊으며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보시기를...

낙엽(落葉)


[조선] 김우급(金友伋·1574~1643) / 기호철 譯 


낙엽이 누구에게 말을 하는 듯한데     落葉如和語

요즘 사람은 어리석어 듣지 못해요     今人聽不聰

희미하게 들려오는 몇 마디 소리는     依微多少響

온통 가을바람 원망하는 말뿐예요      無乃怨秋風

(《추담집(秋潭集)》 권3) 





한시, 계절의 노래(196)


소상팔경(潇湘八景) 일곱째(其七)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淸] 안념조(安念祖) / 김영문 選譯評 


바람 맑고 달빛 하얀

동정호 가을날에


만고 세월 호수 빛이

덧없이 흘러가네


묻노니 지금까지

유람 지친 나그네가


몇 번이나 술 잔 잡고

악양루에 올랐던가


風淸月白洞庭秋, 萬古湖光空自流. 爲問從來遊倦客, 幾回把酒岳陽樓.


이태백이 달을 건지러 들어갔다는 동정호(洞庭湖)는 중국의 호남(湖南)과 호북(湖北)을 가르는 거대한 호수다. 중국 사람들은 흔히 800리 동정호라 부른다. 한강(漢江)과 장강(長江) 사이 거대한 소택지 운몽택(雲夢澤) 최남단에 위치하며 평야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장강은 직접 동정호로 흘러들지는 않지만 악양시(岳陽市) 인근에서 동정호 동북쪽 출구와 만나 각자의 물길을 소통한다. 게다가 중국 호남의 큰 강 네 줄기가 직접 동정호로 흘러든다. 상강(湘江), 자강(資江), 원강(沅江), 예강(澧江)이 그것이다. 또 이보다 좀 작은 지류인 멱라강(汨羅江), 신장하(新墻河), 백련수(白蓮水), 잠수(涔水) 등도 동정호에 물을 보탠다. 실로 명실상부한 수부(水府)라 할 만하다. 한나라 건국 일등공신 장량(張良)이 은거한 장가계(張家界) 선경(仙境) 또한 예강 상류이므로 동아시아 전통 예술미의 살아 있는 경관이 모두 동정호 근처에 포진한 셈이다. 이 때문에 역대로 동정호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경관 여덟 곳을 선정하여 시인묵객들의 미적 감수 대상으로 향유하는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니, 그것이 바로 소상팔경(瀟湘八景)이다. 소위 팔경이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북송 이후 팔경 붐을 일으킨 근원이 바로 소상팔경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시에서도 묘사하듯 모든 명승지가 권태로워질 때 찾는 곳이 바로 동정호 악양루(岳陽樓)라는 곳이다. 중국에서는 대대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유람객이 줄을 이었고, 아울러 그들에 의해 소상팔경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와 그림이 창작되었다. 한데 소상팔경에 직접 가보지 않은 우리나라 시인묵객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소상팔경 시와 그림을 남겼을까? 이미 소상팔경의 미적 경지가 관념화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관념화!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의 유희다. 이른바 동아시아 전통 시와 그림의 한 패턴을 탐색하려면 소상팔경을 돌아갈 수 없지만 그 패턴에 관념화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우리공장 옥상이다. 17층까지 대략 70미터. 옥상은 공원 녹지라, 이런저런 나무에 풀때기 자라니 이곳에 화살나무 몇 그루 붉음을 한창 탐하며 외치기를,

Be the reds!


역광에 담아 보니 이 가을 온통 선지해장국이요, 선혈 낭자함이 구하라 손톱에 긁힌 그 친구 얼굴 상처가 뿜어낸 그 빛깔 같다.


캡틴아메리카마냥 70년 냉동인간 되었다 갓 깨어났더래면 화엄사 홍매라 했을진저. 부디 서리 맞을 때까지 살아남아 내 너를 보고는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외치고 싶다만, 내가 먼저 서리 세례구나.
냉동한 붉은 가슴 쓸어 풀고는 단심가丹心歌 부르고 싶노라 하는데, 옆에서 주목이 빙그레 웃더라. 

"난 살아 천년이요 죽어 천년이노라"라고.


단풍 절정을 보름쯤 앞둔 이맘쯤 나는 근 몇년 연속으로 남산공원을 같은 목적으로 탄다. 이곳 화살나무 단풍이 서울성곽과 어울려 오묘한 풍광을 빚곤 한다는 그 기억이 하도 강렬하기 때문이라, 나 혼자 그것을 즐기기엔 아깝다 해서 더러 그것을 공유하고픈 사람을 동행하기도 했더랬다. 공원으로 올라가는 동네 길목에 보니 해바라기 여물어 꽃잎 잃어버리곤 목 디스크로 고생하는 듯 푹 고개 수그렸다.


공원에 들어선다. 뭐 이 천만 도시 도심 공원이 아무리 좋다 해도,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할 수는 없을 터, 그럼에도 인간계에선 이만한 곳 찾기가 쉽진 않다고는 해두자. 


작년부턴가 이 공원 느낌이 확 달라졌는데, 내가 그리 좋아하는 화살나무는 꽤 많이 뽑아버렸음에 틀림없다. 나는 불타는 가을이 좋다. 내가 열이 많아선지 혹은 꼭 이맘쯤이면 그것을 대변하는 듯한 일을 모름지기 하필 치루기 때문에 더 그런지는 모르겠더라. 아무튼 해마다 이 무렵이면, 그런 일이 꼭 나한텐 하나씩은 생기더랬다. 부디 이번만은 그냥 나 역시 가을 탄다는 말 정도로만 넘어갔으면 한다. 


확실히 화살나무 비중이 줄었다. 그 허전함 싸리꽃으로 대체하고자 하나 역부족이다. 저 주렁주렁 자주색 알알이 송근 저 나무는 언제나 이름을 들었다 하면, 바로 까먹어 이젠 미안함도 없다. 내가 이러니 너도 그러려니 했으면 한다. 


오르는 길에 김유신 동상을 본다. 김경승 작품인데 난 이 사람 조각에서 언제나 근육에의 숭배를 본다. 뭐 내가 갖추지 못한 결단이 드러나기에 부럽기 짝이 없어서라 말해둔다. 남들이야 우째 보건 나한텐 베르리니를 능가하는 조각가다.


올라 화살나무를 찾는다. 나 대신 터져버린 그 붉음을 찾는다. 성벽 따라 한땐 화살나무 그득그득했더랬다. 까까머리 만드니 저 모양이다. 부디 화살나무 좀 더 심어다오. 


화살아 넌 터지기라도 하지 난 속에선 난 천불로 죽을 것만 같다.


이러구로 답답해 하는데 먼저 터진 홍단풍이 지는 해 역광에 붉음을 탐한다. 해가 진다. 



태풍이 지났다. 가뜩이나 불면증 시달린 나날들이라, 우중충함이 주는 그 늦은 낮잠에서 주섬주섬 깨어, 흐리멍덩한 몸뚱이 이끌고 나선다. 볕이 났다고 아들놈이 알려준다. 어디론가 나서야 했다.  


1호선 남영역에 서니 역사 지붕 빈틈으로 파란물이 쏟아진다. 시내로 향한다. 


종로3가 역에 내려 세운상가 쪽으로 향한다. 종로대로를 사이에 둔 세운상가 옥상에 오른다. 저 계단 아래로는 근자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조선시대 유적을 보존조치했다. 


9층 옥상에 오르니 눈이 부시다. 우선 종로 방면을 본다. 아래로는 재개발을 기다리는 판자촌이 광할하다. 6.25 전쟁 이후 쏟아져 들어온 피난민들이 이룩한 그 판자촌에서 역사를 시작한다. 


눈길을 오른쪽 정면으로 돌린다. 저 멀리 종묘 너머로 북한산이 보이고 다시 그 뒤편엔 온통 바위덩이 도봉산이 고개를 내민다. 젊은 여성 둘이 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종묘 정전이 풀숲에 옴팍하다. 근자 종로대로에서 종묘 정문으로 향하는 대로를 뚫었거니와 시선은 시원하다. 아직 단풍 절정에 이르기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뒤로 돌아보니 남산이 왜 난 이제야 눈길 주냐 핀잔이다. 남산타워 우뚝한데, 오늘 저곳에 올랐더라면 인천 앞바다가 훤하고, 개성까지도 조망할 수 있었으리라. 


동대문 방향으로도 내친 김에 시선을 둔다.


이렇게 가을은 정점으로 치달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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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를 깔보고 고고한 절개를 자랑한다 해서 국화를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했던가? 

보니, 국적 불명한 이 가을꽃 역시 그에 버금하니, 근자 주변에 흔히 보이는 이 꽃이 무어냐 물으니, 가우라(gaura)라 하는 분홍바늘꽃이라는데, 이르기를 미국 원산지로 2년생 또는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한다고 하거니와, 관상용으로 식재하며 자연상태에서 월동하며 자란다나 어쩐다나?  

국화여, 긴장하라! 언제까지 연명 도씨 기대어 독고다이할 수는 없는 법, 적자생존으로 역사는 흘렀거니와, 그대 역시 넘버2, 넘버3로 밀려나지 말란 법은 하늘 땅 어디에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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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에 물든 경복궁 향원정



한시, 계절의 노래(189)


시냇가에서(溪上)


[宋]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작은 누각 산뜻하게

맑은 시내 마주한 곳


산들산들 서풍은

저녁연기 쓸어가네


벽옥 물과 밝은 노을

서로 함께 비춰주니


가을빛은 온전히

석양 하늘에 모였네


小樓蕭灑面晴川, 嫋嫋西風掃暮煙. 碧水明霞兩相照, 秋光全在夕陽天.


다른 계절보다 가을 노을이 더 붉고 찬란한 까닭은 가을에 붉게 물들여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온 산천을 수놓는 단풍잎의 붉은색이 어디서 오겠는가? 저 저녁노을이 없으면 단풍이 물들지 못한다. 지금쯤 한창 무르익는 밤, 대추 빛깔도 거의 노을 물감에서 채색을 얻어온다. 특히 저녁 무렵 곱게 빛나는 주황색 감을 바라보면 알알이 스며든 노을빛에 황홀감이 느껴질 정도다. 억새 춤추는 산비탈 능금밭에는 반짝이는 능금 열매가 빨간 노을빛에 물들며 달콤한 가을 즙을 머금는다. 가을 저녁에 반짝이는 거리 네온사인까지도 노을빛을 닮는다. 아름다워라. 함께 손잡고 이 가을을 누리는 연인들 뺨에도 노을빛 살포시 내린다. 그들의 마음도 아마 붉게 물들 것이다. 노을은 가을빛 원천이다. 

  1. 연건동거사 2018.10.02 13:46 신고

    嫋嫋=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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