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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2

번데기 앞에서 잡은 주름 한시, 계절의 노래(177) 가을 밤 시 짓기에 고심하다(秋夜苦吟) [唐] 두순학(杜荀鶴·846~904(907?)) / 김영문 選譯評 삼경 끝나도록 시 읊고도제목도 짓지 못했는데 대숲 바람 솔숲 비는모두 처연하구나 이 시각 누가 와서시 읊는 걸 듣는다면 파촉 땅 원숭이가울 줄 모른다 알아채리 吟盡三更未著題, 竹風松雨共凄凄. 此時若有人來聽, 始覺巴猿不解啼. 가을은 시의 계절이다. 곳곳에 시심을 자극하는 가을 경치가 펼쳐진다. 가을 경치는 시각, 청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해 시심을 자극한다. 한시를 읽어보면 가을을 읊은 시가 가장 많고 가을 중에서도 가을 밤을 읊은 시가 가장 많다. 하지만 시가 말을 하듯 줄줄 흘러나오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에게만 시 짓기가 어련운 것이 아니다. .. 2018. 9. 21.
골수가 시린 가을밤 한시, 계절의 노래(166) 가을밤(秋夜) 당 왕건(王建) / 김영문 選譯評 밤 길어 나뭇잎이슬 떨구고 가을벌레 문으로 들어날아 다니네 눕는 일 많으니골수가 시려 일어나 낡은 솜옷덮어본다네 夜久葉露滴, 秋蟲入戶飛. 臥多骨髓冷, 起覆舊綿衣. 가을을 상징하는 건 뭘까? 청명한 하늘, 맑은 공기, 울긋불긋한 단풍, 황금 들판, 하얀 억새, 노란 국화, 붉은 노을, 풀벌레 소리, 찬 서리, 빨간 감, 보랏빛 들국화, 투명한 달밤, 휑한 마음 등을 들 수 있으리라. 가을 정취가 흠뻑 배어 있다. 하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이런 풍경은 대개 중추(中秋) 이후의 계절 변화에서 오는 이미지들이다. 그럼 우리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초가을의 정취를 몸으로 느낄 때는 언제일까? 이 시가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한다. 위에서 열거.. 2018.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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