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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3

과부 마음 홀아비가 아는 법 동국이상국전집 제12권 / 고율시(古律詩) 늙은 과부의 한숨[孀嫗嘆] 나무 풀 아직도 파랗건만 귀뚜라미 섬돌에서 울어대니 부녀자들 벌써 가을인가 놀라 정성스레 길쌈 서두는데 한 늙은 과부 손 모으고 도로 여름이 왔으면 하네 "계절엔 본디 길이 있어 오고감이 그대 뜻대로일까 단풍나무 붉어지려 하니 입던 솜옷이나 어서 챙겨두소" 답하기를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본시 가난한 계집으로 입던 솜옷 벌써 저당잡혔으니 새옷 누가 다시 주겠소" 가엾게 여긴 나는 절로 동정심에 끌려 이처럼 군색한 때 한 자 베라도 도우려 하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재수 (역) | 1980 *** 애초 번역을 좀 바꿨다. 林葉尙靑靑。蟋蟀鳴砌底。婦女已驚秋。殷勤理機杼。獨有老孀嫗。拱手願復暑。時節固有程。進退寧爲汝。園楓行欲丹。爾可尋古絮。答云是.. 2020. 12. 16.
천둥벼락 칠 땐 바람피지 마라..들켰을 적엔 오줌을 마셔야 하느니 조선후기 영·정조 시대에 이른바 북학파(北學派) 일원으로 중국에 다섯 차례나 다녀왔으며, 그 오야붕 연암 박지원을 추종한 이른바 ‘연암그룹’ 일원이기도 한 이희경(李喜經·1745~1805 이후)이란 사람이 남긴 잡글 모음 필기류인 《설수외사(雪岫外史)》란 책에 나오는 일화다. (한양도성) 서문(西門) 밖에 서른이 넘도록 개가(改嫁)하지 않은 과부가 있었으니, 그 이웃에는 아내 없는 홀아비가 살고 있었다. 사내가 결혼하자 아무리 꼬드겨도 여자는 듣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마을에서 그녀를 정조가 있다고 해서 정려문을 세워주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천둥이 치면서 세찬 비가 내리더니 여자 집에 벼락이 쳤다. 이웃 사람들이 깜짝 놀라 가서 보니 집은 전과 같이 온전했지만 남녀가 부둥켜안은 채 쓰러져 있었다. 자세.. 2018. 10. 22.
내가 데리고 산 기생, 20년만에 과부되어 다시 만나고파 아무리 첩이라 해도, 그가 어떤 남성과 과거에 살았건 그건 전연 흠이 되지 않았다. 그가 기생이었다 해서, 그것이 그를 첩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어떤 주저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이것이 조선사회다. 어떤 점에서는 요즘의 한국사회 성관념과 비교해도 훨씬 혁신적이었고, 훨씬 선진적인 면도 있었다. 과거를 묻지 않았다. 심수경(沈守慶․1516~1599)의 《견한잡록(遣閑雜錄)》에 보이는 다음 이야기는 그런 사정을 증거한다. 가정 경신년 겨울에 호남 지방 감사로 나갔다가 이듬해 신유년 봄에 병으로 전주에 머물며 조리하던 중에 기생 금개(今介)와 함께 산 지 한 달 남짓 되었다. 금개의 나이 겨우 20살인데, 성질이 약삭빠르고 영리하였다. 전주에서 돌아올 때 정오가 되어 우정(郵亭)에서 쉬고 있는데, 기생 또한.. 201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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