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1.07.19 09:20:53

불교 승려인 혜문스님이라는 분(이후 그는 환속하고 김영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보완)이 주도하는 문화유산 운동단체로 ‘문화재제자리찾기’라는 곳이 있으니 외규장각 도서니 궁내청 소장 도서니 해서 그 반환 운동에 이름이 자주 등장해서 최근 들어 부쩍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이 두 가지 운동이 나름대로는 결실을 거두었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이 단체는 부쩍 나무 뽑기에 열성인 모습을 보이나니, 그 중 하나가 충무공 이순신 사당인 아산의 현충사 본전 앞 금송(金松)이라는 소나무 또한 그 뽑아 버리기 대상이다. 이를 위해 이 단체는 행정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7월1일, 서울행정법원은 문화재제자리찾기의 소를 각하했다. 한마디로 금송을 뽑아달라는 요청을 법원이 거부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단체가 금송을 뽑아 버리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패소가 결정된 그날, 그 사무총장이자 승려인 혜문스님의 이름으로 각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는 제목이 당장 이렇다.  

"현충사 본전에 일본 천황 상징 존치 결정" 

그리고 오늘 7월18일, 혜문은 다시 이와 연관된 ‘현충사 박정희 대통령 기념식수 제거된 듯’이라는 글을 각 언론사에 보냈으니, 이들 글에서 모두 문제의 금송이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나무로 일본 특산종이며 일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나무라는 논란이 생겨,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이전 지시를 했던 적이 있는 나무이다” 

라는 구절이 보인다. 나아가 오늘자 글에는 혜문 스님이 그 자신의 직접 인용이라면서 이르기를  

"사무라이의 충정을 상징하는 일본 특산종 금송의 이전 요구"  

라는 말을 썼다. 이를 통해 불교승려 혜문이 왜 현충사의 금송을 방출하고 박멸하며, 고사케 하려는지 그 의도가 드러난다.일언이폐지컨대 금송은 일본의 특산종이며 사무라이의 충정과 천황을 상징한다는 말이다.

이런 글을 대할 때마다 내가 정작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는 것은 금송이 사무라이의 상징이라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굴러먹다 온 개뼉다귀냐는 것이다. 금송은 일본하고는 하등 관계가 없다. 금송이 주로 자생하는 곳이 공교롭게도 지금의 일본 열도일 뿐이다.

인간의 역사가 출현한 이래 일본이라는 나라가 생긴 것은 그 역사가 고작해야 천삼백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삼국사기 문무왕본기에 이르기를 이 때야 일본이 倭라는 국명을 버리고 일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했으니, 일본은 이 때 이후에야 비로소 존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금송은 이 지구상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출현하기 그 훨씬 이전부터 존재한 나무일뿐이다.

설혹 그것이 주로 자생하는 곳이 일본 열도라 해서, 그리하여 그것이 일본 특산이라 해서 그런 나무를 현충사에 심었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친일의 잔재와 연결된다는 말인가? 일본에서 심었다 해서, 그리고 일본 열도 특산이라 해서 그런 나무는 뽑아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를 나는 ‘나무 민족주의’라고 하고 싶거니와, 저런 심리가 발동하여 이미 창경원과 같은 서울 시내 고궁에 무수하게 심어졌던 벚나무는 뿌리까지 잘라버린 지 오래다. 

묻는다. 나무가 무슨 죄란 말이냐? 벚나무가 일본의 國樹라 한들, 그것이 친일의 잔재라는 말은 무엇이냐? 그런 나무를 창경원에 심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함이었다. 그것을 심는다 해서, 그 아래서 벚꽃구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천황에게 벅차오르는 충성을 맹세했겠는가? 진해 벚꽃놀이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친일파란 말인가? 

그런 나무 다 주어 뽑아버리고 남산 위의 푸른 소나무를 갖다 심어야 비로소 우리의 민족정기가 바로선단 말이냐? 금송이 사무라이 정신의 상징이라면, 백제 무령왕은 미쳤다고 그가 안치된 棺을 머나먼 일본 땅에서 가져와 썼단 말인가? 

그것을 쓴 까닭은 그가 일본을 그리워해서라기 보다는 금송이 그만큼 棺材로 뛰어난 나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령왕은 기록에 의하면 지금의 일본 땅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하지만, 또, 이런 인연이 그의 관을 일본 열도에서 공수하게 한 한 원인이 되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뛰어난 棺材인지는 비슷한 시대 다른 무덤에 묻힌 다른 나무로 만든 棺은 거의 모두가 부패해 버리고 영원히 망실된 데 견주어 유독 이것만은 천사백년이 지나도록 튼튼하게 남았다는 사실로 단적으로 증명된다.

이와 더불어 그것이 요즘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관상수 같은 것으로 널리 활용되는 까닭은 이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일본을 향한 사무라이 정신을 현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관상수로서,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목재로서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무에다가 일재 잔재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것을 뽑아버려야 한다는 저 논리를 무엇으로 설명한단 말인가? 

더구나 이 운동을 주도하는 혜문은 불교승려 아닌가?내가 아는 석가모니 부처님은 길을 갈 적에 하찮은 미물도 상하게 하지 말라 했거들, 어찌하여 이런 敎主의 가르침을 실천은 하지못할지언정 그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저 나무를 죽여버려야겠다고 나서는가? 이 판국에 여차하면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쳐들어가 저 무령왕릉 관재 또한 태워버리자고 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세상을 향한 분노의 표출, 그 주체가 불교승려와 불교교단이라면 지금 이 시대 나는 명진 스님 하나로 족하다고 본다. 

<강릉 선교장 송림(松林)>


<기자수첩> 소나무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

2014/01/03 18:05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 보수 현장을 소재로 하는 사건마다 거의 늘 빠지지 않는 논리가 국수주의다. 우리 것이 마냥 최고로 좋다는 믿음이 지나쳐 우리의 문화재 현장에 들어가는 재료는 반드시 국산이어야만 한다는 믿음은 외국산에 대한 혐오로 발전하곤 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 자주 본다.


그런 극명한 보기가 단청 훼손으로 촉발한 숭례문 복구 부실논란 사건이다. 총체적 복구 부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로 외국산, 특히 일본산 아교나 안료 사용을 들었다. 국보 1호인 우리의 자존심 숭례문을 복구하는데 어찌 일본산을 쓸 수가 있느냐는 질타가 쏟아진 것이다.


숭례문 복원에 쓰인 목재 중에서도 기둥이나 들보처럼 덩치가 큰 주축 건축 소재인 대경목(大梗木)이 국산이 아니라 러시아산이라는 의혹에도 이런 국수주의의 짙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물론 애초에 사용하기로 한 삼척 준경묘의 이른바 금강송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고, 이보다 헐값이라는 러시아산을 썼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믿음을 배신한 중대 범죄 행위이며, 그에 대한 중벌은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과 관련해 만약에 러시아산을 썼다면 지금의 숭례문을 헐어버리고 새로 지어야 할지도 모른다느니, 국산 금강송은 잘 건조하면 균열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 세계 최고의 소나무이며, 러시아산을 비롯한 여타 외국산 소나무에 견주어 가장 훌륭한 건축 소재라는 주장이 나오고, 더구나 그런 말이 정답인 것처럼 통용되는 현상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내에서 흔히 '금강송'으로 통하는 소나무는 동해안 일대 백두대간을 따라 자라는 육송을 지칭하는 비학술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금강송이 좋은 목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세계 최고의 목재일 수는 없다. 간단히 말해 금강송은 좋은 목재 중 하나인 것이다.


그것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이는 러시아산 소나무만 해도 유라시아 대륙을 걸치는 그 광활한 대륙의 어느 곳에서 생산된 소나무인지에 따라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 소나무가 혹여 두만강 건너편 연해주산이라면 그 소나무 역시 이른바 금강송의 일종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경주 경덕왕릉 솔숲>


그리고 설혹 러시아 다른 지역 소나무라 해서, 그리고 그 가격이 국내산 금강송보다 훨씬 싸다 해서 품질 또한 국산보다 저급이라는 주장은 적어도 이 분야 전문가들은 코웃음을 친다. 나아가 금강송은 충분히 건조하면 건물을 세워도 갈라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적어도 고건축학자나 식물학자들에게는 비웃음을 산다.


우리 소나무가 세계에서 제일 좋고, 전통건축에서 그런 소나무만 썼다면 종묘와 창덕궁을 비롯해 적어도 수백 년을 버틴 전통건축물의 기둥과 들보가 곳곳에서 균열이 간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금강송이라 해서 갈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은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산 소나무 중에서도 전문가들은‘더글러스 소나무’라 불리는 캐나다산 소나무는 건축재료로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이 소나무는 광화문 복원에도 쓰였다. 하지만 광화문에 캐나다산 소나무가 쓰였다고 해서 그것이 부끄럽다고 저 건물을 헐어내고 국산 소나무로만 채운 새 건물을 지을 수는 없다.


설혹 숭례문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인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하자. 그것은 애초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므로 그 행위가 범죄행위가 될지언정, 그렇기에 그것을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는 논리는 될 수가 없다.


숭례문, 광화문이 대한민국 문화유산이라는 국적이 부여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무가 국적을 갖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