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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때려잡는 감사원


이거 많이 다르다. 하지만 다름을 넘어 때로는 경멸 혹은 무시로 치닫기도 하거니와, 이는 대체로 기자를 바라보는 공무원들한테서 자주 나타난다. 그래서 흔히 공무원이 하는 말이 "기자들은 사람 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언젠가 문화재청 퇴직·퇴물 공무원 두어 사람과 나를 포함해 이 업계 시니어급 기자 몇 명이 저녁 자리를 한 적이 있다. 한 퇴직 공무원이 이런 말을 했다. "기자들이 어떤 공무원을 가리켜 저 사람 괜찮다. 참 열심히 한다 그런 말 하지만, 우리 정부미들은 그런 말에 아무 말 안 하는 때가 있다. 그건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보는 공무원이랑, 우리가 내부에서 보는 공무원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나는 두 가지 상반하는 시각 중 어느 하나가 옳고 그르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픈 생각은 없다. 매일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다른 공무원을 정확히 판단할 위치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시각이 언제나 옳은 것만은 아닌 까닭이다. 

나아가 이런 측면에서 기자들의 인적 접촉 역시 특수한 사정에 처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사람을 보는 시각이 지극히 편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있다. 아무리 사석이라 해도, 기자와 공무원의 만남은 언제나 기자 시각에서 보면, 공무원은 취재원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다. 이는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라, 제아무리 사적으로 친하다 해도, 기자는 기자여서, 언제나 경계하기 마련이며, 그런 경계는 언제나 기자로 하여금, 그 공무원을 좋게 보게 하는 밑거름이 되곤 한다. 예컨대 저 공무원은 언제나 예의가 바르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제아무리 조직에서 개판을 치는 공무원이라 해도, 기자한테까지 그리하는 공무원은 거의 없다. 간혹 이 본령을 뛰어넘는 공무원이 있긴 하지만, 그런 공무원으로 말로가 좋은 사례 거의 보지 못했다. 아랫사람 함부로 대하듯이 기자를 그리 대했다가는 해당 공무원은 모가지 열개라도 남아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접촉한 공무원 중에 나한테 안 좋게 인상을 남긴 이는 거의 없다. 그래서 나를 아주 잘 아는 어떤 공무원은 "김 부장은 사람을 너무 볼 줄 모른다"고 말하곤 한다. 그래 인정한다. 어디 공무원 뿐이겠는가?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라 해도,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는 기자라는 범주를 벗어나기 힘드니, 그런 사람들은 대개 나한테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며, 그 때문에, 내가 더욱 사람을 볼 줄 모른다는 말을 듣는 동인이 될 것이다. 

서울정부청사

또 하나 기자와 공무원의 만남에서 고려할 대목은 기자가 주로 대하는 공무원이 어느 정도 직급이 된다는 사실이다. 중앙부처를 기준으로 한다면, 과장급 이상 중고위직과 주로 접촉한다. 노회한 이들은 기자들을 이용할 줄 알며, 실제 이용하기도 한다. 닳고닳은 사람들이라, 기자들을 어찌 요리해야 할 줄도 비교적 잘 안다. 이런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니 이런 기자와 이런 공무원 사이에는 일종의 인적 커넥션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도 이 짓 오래하다 보니 적어도 내 분야에서만큼은 적어도 존경할 만한 공무원들은 있다. 그들은 공무원으로서 흠결 하나 찾기 힘들다. 정말로 부지런하고, 업무 능력 뛰어나고, 구린 구석도 안 보이는 공무원이 더러 있다. 내가 말한 퇴직 퇴물 공무원도 그런 공무원으로 대체로 평가되는 걸 보면, 내 평가가 썩 틀린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한데 기자가 공무원을 보는 눈이 없 듯이, 이들 역시 그 조직 다른 공무원을 보는 눈이 없기는 피장파장 똥끼나 밑끼나더라. 이들이 아끼는 후배 혹은 부하 공무원들을 보면, 내가 결코 동의할 수 없는 이가 다수 포진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사코 그들이 정직한 공무원이요, 능력있는 공무원이며, 사심 없이 일하는 공무원이라고 감싸곤 한다. 돌이켜 보면 이들 역시 인의 장막과 네트워크에 휘말려, 지극히 사적인 맥락에서 부하 혹은 후배 공무원을 평가하고 있음을 본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누가 가장 정확하게 보는가? 내 보기엔 하위직 공무원들이다. 그네들만큼 정확하게 사람을 평가하는 이는 없다. 기자나 고위직 공무원이나 사람 보는 눈이 없기는 피장파장이다. 기자라서 특별히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비난할 일이 못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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