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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에 물든 경복궁 향원정



한시, 계절의 노래(189)


시냇가에서(溪上)


[宋]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작은 누각 산뜻하게

맑은 시내 마주한 곳


산들산들 서풍은

저녁연기 쓸어가네


벽옥 물과 밝은 노을

서로 함께 비춰주니


가을빛은 온전히

석양 하늘에 모였네


小樓蕭灑面晴川, 嫋嫋西風掃暮煙. 碧水明霞兩相照, 秋光全在夕陽天.


다른 계절보다 가을 노을이 더 붉고 찬란한 까닭은 가을에 붉게 물들여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온 산천을 수놓는 단풍잎의 붉은색이 어디서 오겠는가? 저 저녁노을이 없으면 단풍이 물들지 못한다. 지금쯤 한창 무르익는 밤, 대추 빛깔도 거의 노을 물감에서 채색을 얻어온다. 특히 저녁 무렵 곱게 빛나는 주황색 감을 바라보면 알알이 스며든 노을빛에 황홀감이 느껴질 정도다. 억새 춤추는 산비탈 능금밭에는 반짝이는 능금 열매가 빨간 노을빛에 물들며 달콤한 가을 즙을 머금는다. 가을 저녁에 반짝이는 거리 네온사인까지도 노을빛을 닮는다. 아름다워라. 함께 손잡고 이 가을을 누리는 연인들 뺨에도 노을빛 살포시 내린다. 그들의 마음도 아마 붉게 물들 것이다. 노을은 가을빛 원천이다. 

  1. 연건동거사 2018.10.02 13:46 신고

    嫋嫋=요요


한시, 계절의 노래(145)


조대(釣臺)


 송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만사에 무심하여

낚싯대 하나 드리우니


삼정승 벼슬로도

이 강산 안 바꾸리


평소에 유문숙을

잘못 알고 지내와서


공허한 명성만

세상 가득 야기했네


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此江山. 平生誤識劉文叔, 惹起虛名滿世間.


역사에는 돈과 권력의 노예로 살아간 사람도 부지기수지만 돈과 권력을 헌신짝보다 못하게 여긴 선비들도 적지 않다. 그중 유명한 사람이 바로 이 시 배경의 주인공 엄광(嚴光)이다. 그는 후한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의 친한 벗이다. 광무제는 후한을 건국한 후 자신에게 서슴없이 직간하며 정치를 올바르게 이끌어줄 사람으로 엄광을 지목하고 모든 예를 다해 그를 궁궐로 모셨다. 엄광은 궁궐에 도착하여 만조백관이 도열한 자리에서 광무제의 자(字)를 부르며 무람없이 굴었다. “어이! 문숙(文叔)이 오랜만일세!” 만조백관들은 깜짝 놀라 그의 입을 막으려 했다. 그러자 광무제는 만조백관을 나무라며 길을 비키라고 했다. “아이구! 자릉(子陵)이 이게 얼마만인가? 오늘 오랜만에 밤새도록 회포를 풀어보세!” 모든 신하를 물리친 후 두 사람은 코가 비틀어지도록 술을 마시고 황제의 침상에서 함께 잠이 들었다. 밤새 천문을 보던 태사가 날이 밝을 무렵 사색이 되어 황제의 침전으로 달려와 고했다. “폐하, 지난밤에 객성(客星)이 주성(主星)을 침범했습니다.” 광무제는 껄껄 웃었다. “저 친구가 짐의 배 위에 다리를 얹어놓고 잤느니라. 소란 떨지 말라!” 광무제는 엄광에게 조정의 요직을 맡아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엄광은 황제의 말을 듣지 않고 그 길로 다시 부춘산(富春山) 칠리탄(七里灘)으로 가서 낚시를 드리우고 아름다운 강산을 즐기며 평생을 마쳤다. 지금도 그가 낚시를 했다는 조대(釣臺)가 남아 있다. 이 이야기는 후세로 전해져 수많은 시인과 화가의 창작 소재가 되었다. 남송 말기 대복고가 지은 이 시와 그 두 번째 구절 ‘삼공불환차강산(三公不換此江山)’은 그중에서도 천하의 명구로 전해온다. 얼마 전에 보물 지정이 예고된 우리나라 김홍도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도 바로 엄광의 고사와 대복고의 이 시에서 모티브를 취했다.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으며 나이가 들다보면 엄광의 깨끗하고 당당한 자세가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한다. 우리 주위에 도사린 유혹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자고로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은 사람, 임금도 함부로 신하로 삼을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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