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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언3

천고마비天高馬肥의 본디 뜻 우리는 천고마비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고 모든 것이 풍성함을 이르는 말로 사용한다. 비슷한 말로 추고마비(秋高馬肥)가 있다. 이 말은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라는, 당나라 두심언(杜審言)의 시구에서 나왔다. 그는 참군(參軍)으로 북녘에 가 있는 친구 소미도가 하루빨리 장안(長安)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이 떨어지고[雲淨妖星落] 가을 하늘이 높으니 변방의 말이 살찌는구나[秋高塞馬肥] 말 안장에 의지하여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馬鞍雄劍動] 붓을 휘두르니 격문이 날아온다[搖筆羽書飛] 이 시에서는 변방의 정경과 당나라 군대의 승리를 가을날에 비유한 것이다. 따라서 '추고마비'는 아주 좋은 가을 날씨를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나《한서.. 2020. 9. 26.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던 천고마비天高馬肥 천고마비天高馬肥. 말 그대로 가을은 청명한 날씨와 함께 오곡백과가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을 압축시켜 전한다. 하지만 원래 이 말 속에는 말을 타고 중국을 끊임없이 노략질했던 북방 유목민, 특히 흉노匈奴의 음산한 바람이 분다. 이 말이 등장하는 가장 오랜 문헌은 한漢나라 반고班固(AD 32∼92년)가 당대 역사를 기록한 《한서漢書》의 흉노전匈奴傳과 같은 책 조충국전趙充國傳. 이곳에서 반고는 '천天'자 대신에 가을 '추秋'를 사용해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말을 쓰거니와 글자 그대로 가을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찐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흉노는 가을이 되고 말이 살찌며 활이 팽팽해지기 시작하면 (중국) 변방에 (쳐)들어왔다"고 한다. 즉, 천고마비 원형인 추고마비는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흉노가 중국을 대상으로 노략.. 2018. 10. 12.
강물은 북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남쪽으로 유배길 한시, 계절의 노래(79) 상강을 건너며(渡湘江) 당(唐) 두심언(杜審言)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 동산 숲에서옛 놀던 때 슬퍼하니 올 봄 꽃과 새는변방 시름 일으키네 도성에서 남쪽 유배홀로 가련한 사람 되어 상강처럼 북쪽으로흘러가지 못하네 遲日園林悲昔遊, 今春花鳥作邊愁. 獨憐京國人南竄, 不似湘江水北流. 이 시를 읽고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절구 2수(絶句二首)」를 떠올렸다면 이미 한시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두보는 「절구 첫째 수」에서 “해 긴 날 강산은 아름다워라(遲日江山麗)”라 읊었고, 「절구 둘째 수」에서 “올 봄도 어느덧 또 지나가나니(今春看又過)”라고 읊었다. 두 구절이 이 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둘째 ..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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