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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6

거미줄 걸린 매미를 풀어주며 by 이규보 그동안 좀 격조했는데, 모처럼 짬이 난 김에 별밤 들으면서 한 장 그려보았다. --- 저 교활한 거미는 그 종류가 아주 많구나. 누가 너에게 교활한 재주 길러 주어 그물 만들 실로 둥근 배를 채웠는가. 어떤 매미가 거미줄에 걸려 처량한 소리를 지르길래 내가 차마 듣다 못하여 놓아 주어 날아가도록 했더니 옆에 서 있던 어떤 자가 나를 나무라면서, “오직 이 두 미물微物은 다 같이 하찮은 벌레들인데 거미가 자네에게 무슨 손해를 끼쳤으며 매미는 자네에게 무슨 이익을 줬기에 오직 매미만 살리고 거미는 그만 굶겨 죽이려 하느냐? 이 매미는 자네를 고맙게 여길지라도 저 거미는 반드시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매미를 놓아 보낸 것에 대해서 누구든 자네를 지혜롭다 하겠는가?” 하였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이마.. 2022. 12. 8.
〈매미에 대한 설 갑진년〔蟬說〕〉 by 鹿門 임성주任聖周(1711~1788) 새벽 6시가 넘어 잠들어 매미 소리에 깨었다. 나가야 하는데 멍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녹문(鹿門) 임성주(任聖周, 1711~1788)가 남긴 〈매미에 대한 설[蟬說]〉이 떠올랐다. 나는 전근대 시대 글을 볼 때마다 모든 것을 하느님이나 인연으로 퉁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비과학적 태도가 마땅치 못하다. 매미 소리는 입에서 나지 않고 등에서 난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원인을 달리 분석할 수는 없었을까? 《녹문집(鹿門集)》 권21에 수록되었는데,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을 그대로 소개한다. 〈매미에 대한 설 갑진년(1724, 영조 즉위년)〔蟬說 甲辰〕〉 매미가 우는데 소리가 등에서 나온다. 무릇 천하에 소리를 내는 동물은 모두 입으로 소리를 내는데, 매미만 등에서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입으로 소리를 내는데도.. 2022. 7. 14.
떼죽음 일명 몰살이라 한다 2019. 7. 31.
신선이 된 선탈蟬脫 이놈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서둘러 허물 벗곤 날아가 버렸다. 살점 발라먹곤 개한테 던진 족발 신세라. 선탈蟬脫은 언제나 시해선屍解仙이었다. 매미가 허물을 벗고 훌훌 날아가 자유 영혼이 되듯이, 신선 역시 일정 수련 단계에 이르면 시해선이 되어 육체를 벗어난 자유영혼이 되어 우주간은 맘대로 표유한다. 2019. 7. 24.
명당 매미는 사쿠라가 좋은 모양이다.이제는 조만간 누런 색으로 변했다가 져버릴 사쿠라 이파리 하나에 언뜻 5마리는 됨직한 매미가 떼로 붙었으니 말이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같은 자리서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한 듯. 매미는 탈속脫俗이란 말과 동일시되곤 했다.그래서 그의 탈각脫殼을 인간이 신선되는 일에 비겨 선화蟬化라 했다. 탈속 혹은 선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과연 그렇게 애벌레를 벗어난 매미가 신선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난은 삶을 향해 한 발 더 디딘 것으로 본다. 2018. 7. 23.
지하에서 몇년을 보내다 한달을 울고 가는 매미 한시, 계절의 노래(122) 매미를 읊다(詠蟬) 명 정학년(丁鶴年) / 김영문 選譯評 매미 성품 지극히맑고도 높아 수심에 찬 읊조림은「이소(離騷)」와 같네 염천엔 바람과이슬 드물어 날을 보내면서도슬프게 우네 蟬性極淸高, 愁吟類楚騷. 炎天風露薄, 度日亦嗷嗷. 매미는 캄캄한 땅 속에서 3~7년 동안 애벌레 생활을 한다. 심지어 어떤 종류는 무려 17년간이나 지하에서 산다고 한다. 그러다가 땅 위로 올라와 사는 기간은 얼마인가? 겨우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면 숙연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땅 속 생활을 하는 동안 땅 위에 건물이 들어서거나 아스팔트가 덮이면 영원히 땅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매미는 땅속에서나 땅밖에서나 수액(樹液)만 먹고 산다. 이 때문에 옛 사람들은 .. 2018.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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