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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128)


여지가(荔枝歌) 제2절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도성 유월 정오에

태양이 내리쬐니


불 땔 때처럼 시장 사람들

비오듯 땀 흘리네


얼음 팝니다 한 목소리

물 건너 들려오면


행인들은 먹지도 않고

마음과 눈이 열리네


帝城六月日卓午, 市人如炊汗如雨. 賣氷一聲隔水來, 行人未吃心眼開.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5일장에 가곤 했다. 우리 고향에서 읍내 장까지는 걸어서 20리 길이다. 중간에 하늘목재를 넘어야 하므로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그 힘든 길을 따라 가면 평소에 먹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아이스케키’를 먹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 ‘아이스케키’를 먹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다. 혀가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20리 땡볕 길을 걸어 땀범벅으로 장마당에 들어설 때 멀리서 ‘아이스케키!’라는 소리가 들리면 정말 귀와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대개 이런 추억 때문에 여름 얼음은 근대의 산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 얼음을 갈무리하여 여름 더위를 다스리는 방법은 매우 오랜 연원을 갖고 있다. 『시경(詩經)·빈풍(豳風)』 「칠월(七月)」에 이미 “섣달에 얼음을 꽝꽝 깨서, 정월에 얼음 창고에 넣네(二之日擊氷沖沖, 三之日納于凌陰)라 했으며, 『주례(周禮)·천관(天官)』 「능인(凌人)」에도 얼음을 관장하는 관리를 능인(凌人), 그 정책을 빙정(氷政)이라 한다고 했다. 『시경』의 내용은 무려 3천여 년 전, 『주례』의 내용은 2천5백여 년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부여시대와 삼국시대부터 여름에 얼음을 사용한 기록이 남아 있다. 여름에 얼음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대개 왕족과 귀족이었다. 하지만 중국 당·송 이후로는 민간에서 겨울 얼음을 저장했다가 여름에 파는 장사치들이 많아졌다. ‘아이스케키!’를 외치는 것처럼 ‘매빙(賣氷)’이라고 외쳤다. 얼음 이야기 하다 보니 갑자기 ‘아이스케키’가 먹고 싶어진다. 그 여름 장에 가기 위해 넘던 하늘목재는 지금도 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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