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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황자총통 사건을 보도한 1996년 6월20일자 조선일보 스크랩


*** 작년 오늘인 2017년 9월 21일 내 페이스북 포스팅을 손질해서 전재한다. 

이 사건이 터진 때가 1996년 6월이니, 이 무렵 나는 체육부  근무중이었다. 천하대사건이라 해도 내 분야 일이 아니면 소 닭쳐다보듯 하니, 그리하여 이 사건 역시 당시의 나한테는 특별한 일로 나한테 각인하지 않는다. 나와 동시대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것과는 직접 연이 없는 이런 일에 매사 다 알아야 하는 사관입네 하는 오지랍대마왕주의를 발동하곤 하는 나로서는 한국문화재사에서는 그리 큰 사건이라는 이 가짜총통사건을 다루기가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정기영 국장을 만나기로 하고, 문화재관리국 재직 시절을 증언하는 사진 자료 몇 점을 부탁했더니 느닷없이 이 스크랩을 들고 나타났다. 이 황자총통 조작 사건은 단군 이래 희대의 문화재 사기극이다. 이때 그는 문화재관리국장이었다. 발굴에서 국보 지정은 정재훈 국장 재직 시절이었고, 그것이 사기극이 밝혀진 때가 그의 재직시절이다. 

정기영 국장에 의하면, 이 사건이 이상했던 점 중 하나는 발굴과 더불어 국보지정까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사건 전개를 둘러싼 본기를 작성해야겠지만 발견에서 국보까지 한달이 안걸렸다고 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찌 가능했을까.

이 가짜 총통을 국보 지정하는 문화재위가 열린 바로 그날, 이 가짜 총통은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을 알현했다. 대통령을 만난 총통은 곧바로 문화재위 회의실로 실려왔다. 

진짜냐? 

믿을 만 하냐?

는 간단한 구두시험을 거치고는 곧바로 문화재위 만장일치로 총통은 국보로 지정되었다. 당시 문화재위원장이 임창순. 이 사건 책임을 지고 나중에 임창순이 물러났지만 다른 어느 문화재위원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왜? 문화재위는 집합명사이므로 개인이 책임을 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정기국 전 문화재관리국장


문화재위는 일괄사퇴해야 했고 나아가 이를 거울 삼아 모든 회의는 속기록을 남기고 녹취를 해야 했지만 그 어떤 놈도 이리할 마음이 없었다. 그리하면 누구도 소신 발언을 하지 못한다는 미명 아래 밀실 문화재 행정이 현재까지도 계속하는 중이다. 참고로 나 역시 현직 (무형)문화재위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 황자총통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을 한다며, 첫째 문화재 지정 예고제가 도입되고, 둘째 국보 지정을 전담하는 국보분과가 문화재위에 생겼다. 이 중에서도 지정예고제는 지정을 둘러싼 논란을 차단 혹은 거르는 효과를 낳았으니 썩 의미 있는 문화재 행정 진전이라 할 만하다. 반면 국보 분과는 그때나 없어질 무렵이나 내내 할 일이 없어 문화재계 원로들 사랑방 기로소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 일이 없다 해서 유홍준 청장 시절에 영영 자취를 감추고 만다. 

사기 사건이 터지자 국장에서 밀려나 박물관 사무국장으로 좌천된 상태로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정재훈은 그나마 그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결국 사표를 내는 일로 마무리되었다. 이리하여 박정희 시대 문화재계를 군림한 거목이 쓸쓸히, 그것도 비참히 퇴장했다. 단국대 상과 출신으로 삼십대 새파란 사무관 정재훈은 경주관광개발계획으로 화려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으나, 그 퇴장은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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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위 운영 문제는 내가 입이 아프도록 지적했고, 또 그 회의록 문제점도 여러 번 했거니와, 이 회의록 볼수록 분통만 터진다. 요새는 그나마 좀 개선이라도 되었지만 몇년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회의록은 기가 찬다. 그 중요한 국가정책을 정하면서, 그 토대가 된 근거, 그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모든 기록이 인멸되곤 덜렁 결정 내용만 나온다. 이는 지금 올리는 문화재위 회의록이라 해서 별반 다를 것도 없다. 종래에 비해서 제공하는 정보가 좀 늘었을 뿐, 그에서 토의된 내용은 단 하나도 없다. 


어떤 사람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설악산 케블카 관련 문화재위 회의록 봐라. 처참하기 짝이 없어 어떤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도 없고, 관련 보고서 자료 별도 첨부라 했지만 지들끼리만 공유한 까닭에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불허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도 없다. 당해도 싸다. 저리 행정하니 당할수밖에 없다.


모든 관련자료. 모든 발언록은 다 공개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익명성 뒤에 숨어 있을 수는 없다. 문화재청은 관련 자료 다 공개하라.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에 임명되고서 얼마 뒤의 일이다. 그러니 아마 2005년 하반기 무렵이었을 것이다. 

내가 이 문화재위 회의록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 개선을 촉구한 적이 있다. 

내가 그에게 말한 요지는 이랬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 곧 결정 내용만 덩그러니 게재하는 일은 말도 안 된다. 문화재위 심의 의결은 국가 정책을 결정한다. 이처럼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오고간 발언론이 기록되지도 않고, 공개도 안되는 것은 역사의 죄악이다.

국회가 왜 모든 발언록을 공개하는가?

시의회 구의회도 모든 발언록 기록하고 공개하며, 하다 못해 일선 학교에서도 학급 회의 같은 것은 발언록을 남긴다.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문화재위가 왜 이 따위로 하는가?

모든 국민은 알아야 한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것을 결정하기까지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그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뜻을 당시 유홍준만이 아니라, 나는 당시 문화재위원들한테도 틈만 나면 요구했다.

한데 그것을 반대하는 논거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모든 문화재위원이 벌떼처럼 반대하고 나섰다. 

왜 반대했을까?

그렇게 되면 아무도 소신없는 발언을 못하기 때문이란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 협박에 견뎌낼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젠장...이런 정신자세로 무슨 문화재위원을 한다는 말인가?


이런 요청이 있은지 얼마 뒤 유홍준을 다시 만났더니 이런 말을 했다.

"김 기자가 한 말, 내가 알아봤거든. 근데 모든 사람이 다 반대하네? 청에서도 반대하고 문화재위원들도 반대하고...." 


뭐 청장이 하고 싶지 않다는데 나라고 용뺄 재주는 없다.

그러다가 몇년 전부터 문화재위가 녹취를 하기 시작했다. 

그 녹취 자료 중 일부가 국정감사에서 공개되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대표 인물이 문화재위 전체위원장이자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인 이인규 선생이었다.

이 양반, 천연기념물 관련 무슨 안건 심의를 한 문화재위 회의가 있었는데, 그때 중간에 "밥 먹고 합시다" 이런 말이 있었다. 

이걸로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있다 해서 문화재위 모든 발언은 녹취하며 그것을 정서해 제공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반박할 수 있는가?

없다.

2016년도 문화재위원회 제8차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가 2016. 8. 24.(수), 14:00~18:00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에는 위원으로 김학범 전영우 안계복 이상석 김용준 이두표 황재하 우경식 강환종(돈관) 9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안건번호 천기 2016-08-04’로 ‘「설악산천연보호구역」내외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 제안사항을 보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내외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를 위해 국가지정문화재현상변경등 허가 신청한 사항을 부의하오니 심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였으니, 그 골자를 보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내외에 설악산 오색삭도를 설치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이 안건은 2016년 제7차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16.7.27)에서 ‘현지조사 후 재검토’ 사유로 보류된 사항이었다. 


그 회의록을 보면


라. 검토의견 (******)이라 해서, 도대체 누구의 의견인지도 알 수 없으니, 어떻든 그 의견에 의하면


“ㅇ신청 사업은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내외 오색삭도를 설치하고자 신청한 사항으로, 천연보호구역 내 삭도 설치 시 문화재 경관 및 동·식물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화재위원회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


이라 했으니,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이것이 무슨 법적 효력을 갖춘다는 말인가?

나아가 회의록을 보면


마. 참고자료(현지조사 서면검토 의견 및 관리단체, 관계자 의견) ( ***·***·***·***·***·*** 문화재위원 현지조사 의견 / 2016.8.10.∼8.11)


이라고 해서, 이 역시 누가 현지조사를 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어떻든 그 의견은 다음과 같다.


ㅇ오색삭도 설치는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남설악 오색지구에서 끝청 하단을 잇는 3.5km(문화재구역 3.1km) 노선에 중간지주 설치와 상부정류장 신축 등을 계획하고 있음

ㅇ 이에 따라, 사업시행에 따른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 요소를 감안하여 각 분야별(동물, 지질, 식물, 경관) 문화재위원 등 관계전문가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지조사 및 각종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

ㅇ 지난 7월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약칭 국민행동)이 문화재위원회 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관련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설악산(오색지구) 내 자체 산양조사를 실시한 국민행동 관계자를 문화재위원회에 참석시켜 산양 조사 결과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됨

ㅇ 경관조사 분석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여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함


그러면서 참고자료로 회의록에는 아래는 열거했지만, 그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지들 말고는 알 수조차 없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제출의견/‘16.8.12)

ㅇ 별첨

(불교환경연대 제출의견/‘16.8.16)

ㅇ 별첨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출의견/‘16.8.19)

ㅇ 별첨

어떻든 이것들을 토대로 이날 회의는 다음을 결정했다.

ㅇ 보류

- 천연기념물과 분야별 소위원회 구성·운영

-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 지역 경관분야 보완 필요

- 독주골 상부지역 산양 추가 조사 필요

ㅇ 의결정족사항

- 출석 9명/ 보류 9명


이 회의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인 '강환종(돈관)'이 참석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저 구간에 설악산 신흥사 땅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만약 있다면 이는 명백한 이해당사자가 심의에 참여한 것이므로 심의 결과 자체가 원천 무효다.


이 따위 회의록이 있을 수 있는가?


그에 대한 행정심판에서 문화재청이 진 것은 그 심판이 무식해서도 아니요, 전문성이 없어서도 아니며 오로지 바보 같은 문화재청의 패배일 뿐이다. 


그네들은 전문성을 가장했지만, 그 전문성이 합리성을 전연 담보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 회의는 밀실에서 이뤄진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리 본다

문화재청 행정시스템은 볼수록 구석기시대인지라. 도대체 무슨 썩어빠진 정신자세인지 문화재위 안건이 뭔지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공지를 안하기 때문이다. 무슨 안건이 언제 다뤄지는지도 알 수 없다. 그에서 다룰 사안으로 사회적 관심사가 집중한 사안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건 언론보도 예상 사안이라 해서 적어도 출입기자들한테는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현재 문화재청에는 눈꼽만큼도 없다.


현재 청에선 그 전주 금욜에 담주 주요 일정을 언론사에 배포하는데 청장 일정과 문화재위 예정 개최 사항이 포함된다. 이 두가지, 참다참다 못해 내가 윽박질러 만든 시스템이다. 하지만 어떤 안건이 논의되는지는 전연 없다. 이게 행정부처인가?

자료 확보할 일이 있어 어제(14일) 국립고궁박물관에 들렀더니, 문화재위 사적분과 회의가 마침 그곳에서 열리는 중이라, 이날 문화재위가 다루는 현안과 관련한 전국 지자체와 기관에서 속속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니, 회의장 앞 복도는 흡사 국회 국정감사를 방불한다. 모든 문화재위가 이런 풍광이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혹은 연신 잘 부탁한다며 굽신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문화재위원이며, 문화재청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일도 자주하다 보면, 우쭐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풍광은 국회 국정감사장과 그리고 정부 예산과 인력을 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말고는 거의 없다. 

내가 요즘 들어 계속 말하듯이 문화재청은 이 점 하나로만 봐도 권력기관 맞다. 기다리는 사람들 초상권을 생각해서 관련 사진은 첨부하지 않는다. 이는 그만큼 역설적으로 문화재위의 비대화를 증언하는 장면이기도 하면서, 이는 그만큼 문화재 행정이 법과 제도가 아니라, 문화재위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이 틈바구니를 줄이고, 복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숫자를 줄이는 것이 행정의 요체다. 나아가 이런 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조 역시 문제다. 내가 문화재위 혁파를 주장한지는 오래된다. 그 권능은 대폭 축소해야 한다.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 문화재위가 소위 말하는 지나친 전문가 중심인 까닭이다.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 내실을 따져보면, 교수가 절대다수다. 문화재를 한다는 행위의 주체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가 전부가 아니며 나아가 그에서 관련 교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야 한다. 문화재위는 간단히 말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잘못된 결정을 해도, 그들은 언제나 집합명사인 까닭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지금 구조에서는 문화재를 한다는 행위의 주체는 오로지 교수가 중심이 된 문화재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있을 뿐이다. 이를 위해 첫째 문화재위원회가 결정하는 권한을 대폭으로 축소해야 하며, 이를 위해 두번째로 문화재위가 개입할 여지를 법과 제도로 축소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세번째로 그 구성원 자체도 혁파해 행정이라고는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한 채 관련 교수입네 전공자입네 하는 이유로 위원이 되는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이 모두가 문화재청 책임으로 귀결한다. 저 문화재위 구조가 혁파되지 않고서는 언제까지나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시녀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 이를 너무나 잘 아는 문화재청이기에 문화재청 역시 문화재위를 통해 소위 말하는 학계를 지배한다. 말 잘 듣는 놈은 문화재위원 시켜주고 말 안듣는 놈은 시켜보고 2년만에 바꿔버린다. 

행정 혹은 권력은 그 본능이 굽신거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잘 났다는 교수들이 와서, 문화재위원 자리 하나 달라고 용역 하나 달라고 와서 굽신거리니 그에서 우쭐하기 마련이다. 내가 너무 단순화해서 너무 미안하나, 실제가 그러한 걸 어찌하겠는가?

문화재위는 현행 7인가 8개 분과로 구성되며 사안에 따라 합동분과가 있지만 대다수 안건은 분과별로 진행한다. 분과별로 전문위원 위원이 있지만 전문위원은 꿔다논 보릿자루다. 임명장 받을 때 한번 교육받는게 전부다. 분과별 위원 숫자는 내 기억에 세계유산분과가 7명으로 가장 적고 나머진 열 명 안팎이다. 위원 구성은 문화재청 꼴리는대로라, 성별 지역별 전공별 안배를 한다지만 내실을 보면 정치권 등에서의 낙하산이 많고, 분과 담당과 실무담당 직원이 의외로 지 맘에 드는 사람을 골라 앉히는 일도 절대 과반이다. 


그래서 "어? 저 사람이 왜 문화재위원이냐...문화재의 문자도 모르는 인간이 무슨 문화재위원이냐?" 해서 그 추천 내력을 들여다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 빈발한다. 문화재 경력 전무에 가까운 놈도 어느날 느닷없이 문화재위원에 진입하는 이유다. 문화재위가 다루는 안건은 문화재 행정 전부다. 거의 모든 문화재행정이 문화재위 심의를 거친다. 


한데 전국 문화재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1. 지역성 

2. 전공성


이 두 가지를 벗어날 수가 없다. 바로 이에서 한 명이 깽판치는 문화재위 심의 구조가 탄생한다. 예컨대 A라는 지역, 고고학 현장과 관련한 심의가 이뤄진다 치다. 이 경우 A 지역과 관련있는 고고학 전공자가 실제 결정을 독식하는 구조를 이룬다. 나아가 비단 이것이 아니라 해도, 현행 문화재위 의사 결정구조는 한 명이 깽판 치면 결정을 못한다.  문화재위 심의는 아마 다수결로 하도록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극히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 다수결로 이뤄지는 일은 없다.  좋게 좋다 해서 위원들끼리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한 명이 깽판치는 문화재위, 이거 원성이 자자하다. 좀 더 상세한 얘기는 시간나는대로 하기로 한다. 한데 이 한명이 깽판치는 회의.....


이 위원이라는 완장을 찬 이가 문화재 현장을 돌아다니는 꼴을 보면 구토가 난다. 나는 이런 놈들만 팬다. 

심심해서 문화재청 홈피에서 문화재위 최근 회의록을 열람했다. 사적 분과를 골랐더니 최신판이 2017년도 문화재위원회 제5차 회의록이다. 이번 문화재위가 새로 선임되고 난 뒤의 첫 회의였다. 회의는 2017. 5. 24 (수요일), 14:00~19:50 원주 한솔오크밸리 리조트 퍼시몬홀에서 열렸다 하며, 출석위원은 이재범, 박광춘, 박소현, 유재춘, 이경찬, 이승용, 이영식, 이재운, 이종욱, 임승빈, 최성락, 한필원, 홍준형의 13명이라 하니, 거의 전원 참석인 듯하다. 역시 첨이라 출석률 좋구만.

그에서 다룬 네 번째 안건이 안건번호 사적 2017-05-004이니, 제목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노출전시관 건립'이다. 우선 제목이 솔깃했다. 그러면서 회의록을 죽 내리면서 그 결정 사안을 보기도 전에 나는 이런 생각했다. 

"또 보류겠구만"

한데 진짜 보류였다. 내가 왜 보류라고 생각했겠는가? 내가 지금껏 보아온 썩어빠진 문화재위원들 생각이 언제나 그랬기 때문이다. 이 썩어빠진 문화재위원들은 매양 매장문화재 보호를 구실로 해당 매장문화재에는 그 어떤 손상도 가면 아니 된다 하고, 그래서 매양 하는 짓거리라고는 흙 덮고 잔디 엎어 보존하는 것이 최고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말이산 고분군에도 그 내력이 관철되었는지는 나는 자신은 없다. 어떻든 그 내력을 보니, 함안군 소재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노출전시관 건립를 위하여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한 사항을 부의했으니, 그 제안 사유에 대해, 

"말이산 6호분의 1:1 재현전시로 아라가야의 특징적 고분구조와 봉토축조의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는 노출전시관을 건립"이라 했으며, 그 주요내용을 보면 야읍 도항리 527번지 일원에 존재하는 말이산 고분군 중 이미 발굴조사가 끝난 고분 중 6호분을 그대로 노출하여 1:1 재현 전시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결 사항은 

"보류 - 현지조사 후 재검토"

였다. 말이산 6호분은 이미 발굴조사가 끝나 속에 있는 내장은 다 끄집어 낸 빈 깡통이다. 그걸 노출해서 보여준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래 저 전시관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니 안 이루니 한다고 치자.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면, 조건부 가결을 하면 되는 것이다. 전시관을 추진하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관리감독을 받는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왜 실제 고분을 노출하지 못하는가? 말이산 고분군 발굴조사 왜 했는가? 안 봐도 뻔하다. 정비학술 활용 차원에서 했을 것이다. 발굴하고 내장 다 빼내고 다시 봉분 입혀 그걸 보라고 발굴했던가? 그럴 거 같으면 왜 발굴했느냐? 보여주지도 않을 거 보물 캐기밖에 더 했느냐? 보물캐기 하려고 발굴했던가?

유적 현장에는 그 어떤 것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저 따위 사고방식 자체를 박멸해야 한다. 보여줘라. 무덤 속 보여줘라. 빈깡통을 내장 가득한 통조림통으로 만들어얄 거 아닌가? 보아 하니 말이산 고분군 중에서도 외지게 떨어진 곳이라 해서 6호분을 골랐나 본데, 이 발상도 바꿔야 한다. 가장 중심되는 공간을 차지한 가장 큰 고분을 골라서 그곳을 전시관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 중요한 국가위원회가 설립 반세기가 넘도록 회의록이 없다. 

요새는 녹취를 하지만, 공개되지는 않는다. 

언제까지 익명성 뒤에 숨어 있으려는가?

실명을 밝히면 소신 있는 발언을 못한다는 이유로 회의록 공개를 막는다. 

어떤 시대인데 이따위 구닥다리 논리를 내세우는가?

위원별 발언록 쏵 공개해야 한다.

Living with the Community. 문화재가 살 길이다. 공동체,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문화재는 설 땅이 없다. 하지만 이 말처럼 오해되는 말도 없다. 공동체와 함께한다 해서, 발굴현장 주민공개회가 그 일환인 줄로 착각하는 이가 천지다. 문화재가 시민 혹은 공동체와 함께하는 길은 고고학도들이 발굴해 놓은 현장을 와서 보고 즐기라는 것이 아니다. 그 현장 자체를 함께하는 것이다. 

이 함께하는 행위에는 그 문화재현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하는 결정권에 시민과 공동체가 참여한다는 뜻이다. 쉽게 예를 든다. 공동체와 함께하는 문화재는 국민참여재판과 같다. 국민이 주체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문화재는 국민참여재판과 같아야 한다. 

우리의 문화재는 어떠한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그리고 전문가라들 자들이 던져주는 밥상을 일방적으로 쳐먹으라는 구조다. 이걸로는 택도 없다. 발굴현장 공개하는 것으로 어찌 그것을 Living with the Community 라 할 수 있겠는가? 주민대표 참여시켜라. 결정권 줘라. 주민대표나 시민을 자문회의에 섭외하라. 그들에게 간섭권을 주고 결정권을 주라. 

설악산 케이블카 건은 그 경고가 이젠 거부할 수 없는 시대흐름임을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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