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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국립공원으로 아는 대부분은 실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는데 국립공원 구역 전체 40% 정도를 문화재가 침탈한 상황이다.국립공원과 같은 환경자원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 혹은 천연기념물 지정 대상이다.


명승名勝..이게 참으로 묘해서 2000년 이전까지는 전국에 걸쳐 명승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5군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한 시절에 자연유산 바람을 타고서 대대적인 영역 확장을 꾀해 지금은 백 곳을 넘었다. 이에 의해 북한산 역시 중요한 부분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이기도 하다. 명승만이 아니라 국립공원 내 사찰 같은 곳은 대부분 문화재보호구역이다.


설악산 역시 상당 구역이 국립공원이면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며 명승이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설악산은 전체가 천연기념물 171호(설악산천연보호구역)이며, 그 안에 다시 명승이 지정된 상태다.


그 구체적 내역을 보면 명승 제95호(비룡폭포 계곡 일원), 명승 제96호(토왕성 폭포), 명승 제97호(대승폭포), 명승 제98호(십이선녀탕 일원), 명승 제99호(수렴동, 구곡담 계곡 일원), 명승 제100호(울산바위), 명승 제101호(비선대와 천불동 계곡 일원), 명승 제102호(용아장성), 명승 제103호(공룡능선), 명승 제104호(내설악 만경대)가 그것들이다.


이곳에 케이블카를 개설한다 했을 때 내가 분명히 경고한 적이 있다. 환경부를 통과해도 결국엔 문화재위원회에서 걸릴 것이라고. 이것이 최대 걸림돌이 된다고 경고했으며, 실제로 그리되었다.


이 걸림돌을 가능케 한 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으니, 이를 밀어붙였다고 간주되는 박근혜가 개털이 되어 탄핵되자 문화재위와 문화재청에 압력을 가할 주체가 중력을 상실해 버렸다. 저런 케이블카...문화재를 모르는 사람들은 환경부 통과가 전부인 줄 알았겠지만, 정신 제대로 박힌 문화재위라면 절대로 통과시켜 주지 아니한다.


나는 여러 번 말했듯이 주요 명산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사람이다. 그 이유를 다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아니하거니와, 그것과 관련 없이 저 계획 자체를 문화재위와 사전 조율도 없이 밀어붙인 것은 분명한 패착이었다. 문화재위가 그런 곳이다. 그런 까닭에 문화재위는 항용 욕 되바가지로 먹지만, 그것은 어쩌면 문화재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그 순기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문화재로서의 설악산. 
이것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하기는 두번째다. 첫번째가 1996년 무렵 세계유산 등재 때이니, 다른 근간의 이유가 많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현지 주민들이 개떼처럼 일어나 반대를 한 까닭에 결국은 세계유산 등재가 무산되고 말았다.


시대가 이리 될 줄 몰랐겠지. 지금은 세계유산 못 만들어 환장한 시대인데, 그때 세계유산 만들었더라면 설악산은 지금과 또 사뭇 풍광이 달라, 다른 모든 것 다 때려치고 결국 이번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주의가 표방하는 진정한 이유, 곧 돈벌이와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따논 당상이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반대 주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에는 속초가 벌떼처럼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양양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다. 
설악산 구역 상당수를 속초가 차지하는 까닭에 그랬던 것이며, 이번 케이블카 찬성론자가 양양에 득시글거리는 이유는 그에 따른 수혜 지역이 양양이기 때문이다.


문화재다. 
국립공원도 문화재라는 사실, 이걸 잊어서는 안 된다. 독도 역시 대한민국 문화재다. 겨울철이면 민통선으로 날아드는 몽골고원 독수리도 문화재다. 운석 역시 괜찮은 것이 떨어지는 날이면 그것 역시 문화재다. 문화재는 육상 수중 공중 어디에나, 심지어 우주에도 존재한다.


그래서 신임 문화재청장을 첫날 수행하는 문화재청 담당자는 항상 신임 청장을 모셔오면서 하늘을 나는 새를 가리키며 "새도 문화재입니다"라는 교육부터 먼저한다는 말이 있다.(이 글은 작년 오늘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2016년도 문화재위원회 제8차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가 2016. 8. 24.(수), 14:00~18:00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에는 위원으로 김학범 전영우 안계복 이상석 김용준 이두표 황재하 우경식 강환종(돈관) 9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안건번호 천기 2016-08-04’로 ‘「설악산천연보호구역」내외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 제안사항을 보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내외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를 위해 국가지정문화재현상변경등 허가 신청한 사항을 부의하오니 심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였으니, 그 골자를 보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내외에 설악산 오색삭도를 설치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이 안건은 2016년 제7차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16.7.27)에서 ‘현지조사 후 재검토’ 사유로 보류된 사항이었다. 


그 회의록을 보면


라. 검토의견 (******)이라 해서, 도대체 누구의 의견인지도 알 수 없으니, 어떻든 그 의견에 의하면


“ㅇ신청 사업은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내외 오색삭도를 설치하고자 신청한 사항으로, 천연보호구역 내 삭도 설치 시 문화재 경관 및 동·식물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화재위원회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


이라 했으니,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이것이 무슨 법적 효력을 갖춘다는 말인가?

나아가 회의록을 보면


마. 참고자료(현지조사 서면검토 의견 및 관리단체, 관계자 의견) ( ***·***·***·***·***·*** 문화재위원 현지조사 의견 / 2016.8.10.∼8.11)


이라고 해서, 이 역시 누가 현지조사를 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어떻든 그 의견은 다음과 같다.


ㅇ오색삭도 설치는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남설악 오색지구에서 끝청 하단을 잇는 3.5km(문화재구역 3.1km) 노선에 중간지주 설치와 상부정류장 신축 등을 계획하고 있음

ㅇ 이에 따라, 사업시행에 따른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 요소를 감안하여 각 분야별(동물, 지질, 식물, 경관) 문화재위원 등 관계전문가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지조사 및 각종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

ㅇ 지난 7월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약칭 국민행동)이 문화재위원회 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관련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설악산(오색지구) 내 자체 산양조사를 실시한 국민행동 관계자를 문화재위원회에 참석시켜 산양 조사 결과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됨

ㅇ 경관조사 분석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여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함


그러면서 참고자료로 회의록에는 아래는 열거했지만, 그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지들 말고는 알 수조차 없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제출의견/‘16.8.12)

ㅇ 별첨

(불교환경연대 제출의견/‘16.8.16)

ㅇ 별첨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출의견/‘16.8.19)

ㅇ 별첨

어떻든 이것들을 토대로 이날 회의는 다음을 결정했다.

ㅇ 보류

- 천연기념물과 분야별 소위원회 구성·운영

-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 지역 경관분야 보완 필요

- 독주골 상부지역 산양 추가 조사 필요

ㅇ 의결정족사항

- 출석 9명/ 보류 9명


이 회의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인 '강환종(돈관)'이 참석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저 구간에 설악산 신흥사 땅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만약 있다면 이는 명백한 이해당사자가 심의에 참여한 것이므로 심의 결과 자체가 원천 무효다.


이 따위 회의록이 있을 수 있는가?


그에 대한 행정심판에서 문화재청이 진 것은 그 심판이 무식해서도 아니요, 전문성이 없어서도 아니며 오로지 바보 같은 문화재청의 패배일 뿐이다. 


그네들은 전문성을 가장했지만, 그 전문성이 합리성을 전연 담보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 회의는 밀실에서 이뤄진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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