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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5

낫을 던져버린 예초기, 한국생활사의 혁명 2주 뒤면 추석이라 매년 추석을 앞두고는 아버지 산소를 벌초하니 이번 소분掃墳은 좀 늦어 실은 까마득히 잊어먹고 있다가 부랴부랴 주말을 맞아 손을 댔다. 소분에 예초기를 쓴지는 오래지 않아 98년 연말 아버지 돌아가시고 모시고 난 한동안은 전래의 방식대로 낫으로 일일이 잡풀을 벴으니 그 수고로움 고생이야 오죽했겠는가? 그땐 할머니할아버지 합장분과 큰어머니 산소까지 같이 했으니 그 산소들이 천지사방 산간에 흩어져 있어 대략 십년전부터는 포기하고 아버지 산소 하나만 한다. 이제는 결단할 때가 된 듯 하나 어머니가 계셔서 섣불리 얘기는 못 꺼내지만 아버지 산소 하나만 남기고 나를 포함해 그 주변으로 간단한 표식 돌덩이 하나만 갖다 놓는 식으로 개혁하려 한다. 시대 흐름이 또 그러니 나라고 또 어찌하겠는가? 그.. 2022. 8. 27.
아버지 소분하며 적는다 [Hallyupedia] Beolcho (벌초) [Hallyupedia] Beolcho (벌초) by Ra Hwak Jin / Cha Min Kyung [ENG] A practice where family members pull out weeds and mow grass around their ancestral grave′Beolcho′ in Korean refers to people cleaning the surroundings of m.k-odyssey.com 코로나 핑계로 이번엔 아버지 산소 소분이 늦었다. 추석 전날 예초기 둘러매고는 동생이랑 손자, 손녀 사위 대동하고 올랐다. 그러고 보니 아들놈이 처음으로 불참했다. 저가 할 일이 있겠냐만 그래도 모름지기 소분 때는 데리고 갔다. 할아버지 얼굴이.. 2021. 9. 21.
여름 소분掃墳 이틀에 걸쳐 대강 잡초만 쳤다. 마침 올해는 예초기도 새로 장만해 기분은 좋았다. 하도 비가 많이 와서..또 걸핏하면 주변 논밭으로 멧돼지가 내려와서 걱정이라 근처 밭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온통 멧돼지 발자국이다. 소분은 이런 여름날엔 해거름이나 새벽에 해야거늘 어제 해거름에 조금 남긴 부분은 대낮에 쳤다. 땀으로 범벅이라 쓰러지지 아니한 걸 다행이라 하겠다. 서너번 벌초伐草를 해야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휴가를 빌렸다. 웃기는 짬뽕이 아들놈이라 할배 묘소라 해도 건성건성 돌아가시고 태어났으니 그런갑다 하지만 영 손발이 맞지 않아 쳐낸 잡초는 갈코리로 긁어내라 했더니 하는둥마는둥이라 복장 터져 기어이 갈코리 뺐었다. 제아무리 촌놈이요 농민의 아들이며 농민이기도 했건만 그것이 숙련도를 보장할 .. 2020. 8. 18.
아일랜드의 소분掃墳 아일랜드 소분은 우리랑 근간은 같으나, 그 방식이 좀 다르다. 저런 잡풀깎기 벌초는 제법 규모가 큰 봉토분에서 가능하거니와 한국에서는 경주지역 대형고분 정리에 쓸 만하다. 지금 손질하는 저 무덤은 그 뒤쪽 초거대 고분에 딸린 무덤이다. 이른바 배장묘라는 것인데, 놀랍게도 이렇게 큰 무덤은 기원전 3천년전, 신석기시대 무덤이다. 이 무덤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하게 소개할 일이 있을 것이다. 2019. 9. 26.
묘제墓祭와 봉분 무덤에 가서 조상을 제사하는 행위인 묘제墓制 혹은 묘를 살피는 성묘省墓는 실은 각종 의례서에서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이는 아마도 어느 일정 시기까지 무덤에다가 그 표식인 봉분을 만들지 않은 데서 비롯한 것으로 나는 본다. 중국사를 보면 공자 이전에는 봉분이 없어, 일단 무덤을 쓰고 나면, 그 위치는 후손도 이내 잊어버린다. 그런 까닭에 장소도 모르는 묘제가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묘제의 제1 성립 조건은 그 위치 확인이다. 묘제를 둘러싼 이렇다 할 규정이 없는 까닭은 나는 이런 역사성에서 말미암는다고 본다. 묘제 혹은 성묘는 때마다 무덤을 소제하는 행위인 소분掃墳 혹은 잡초를 베어내는 벌초伐草와도 밀접하다. 봉분이 없던 시대, 조상숭배는 자연 조상의 혼이 깃들었다고 간주하는 사당인 종묘宗廟 혹은 가묘.. 201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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