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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산 수도암에 올랐다.
올 추석엔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전면 가로누운 단지봉 능선 너머로 가야산 꼭대기가 봉긋하다.
탑 사이로 가야산을 넣어봤다, 아들놈을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해발 950미터 고지에 왜 절을 세웠을까?
속세가 싫어서였을까?
창건 시기는 모르나, 이곳 대적광전을 안좌安坐한 석조 비로자나불로 보건데 저 가야산 기슭에 해인사가 창건된 그 무렵인 듯 하다.
자급자족이었을까?
여름 가을이야 그런대로 버틴다한들, 겨울과 춘궁기는 어찌 버텼을까?
속세와는 그리 썩 말끔히 단절하진 않았을 듯 하거니와, 혹 이곳은 수련원 아니었을까?
지리산 운상인雲上人을 위한 시설 같진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근자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느닷없이 김천 수도산에 출몰했다 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소백산맥을 따라 북상한 모양인데 해발 1317미터 수도산 기슭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두어 차례 목격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추석인 오늘 오후 수도산 기슭 수도암 어르는 길목엔 이 경고문이 있다. 글쎄..저 대처 요령이 실제론 얼마나 효력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절초풍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나 같은 놈이야 사진기 먼저 꺼내지 않겠는가?


이 경고문이 붙은 곳은 수도산 무흘계곡 중 제1곡 무흘폭포가 있는 곳이다. 근자 비가 많이 왔다더니 물이 넘쳐난다. 글쎄 이런 폭포가 나이아가라며 이구아수며 빅토리아 폭포에야 비할 바겠냐만, 모름지기 규모여야 하리오? 수도산엔 수도산에 맞는 폭포가 나이아가라 아니겠는가? 장관 혹은 위협보단 그런대로 아담한 폭포도 제맛이 있기 마련이라, 나는 이런 풍광이 언제나 아름답기만 하다.


수도암에 올랐다. 이곳 주차장에서 고도계 돌리니 해발 945미터라 찍힌다. 아마 해발고도 가장 높은 산중 사찰 중 하나 아닐까 한다. 고산지대라 사뭇 식생대가 저지대와는 다른 점이 있다.


대적광전 전면으로 언제나처럼 장관이 펼쳐진다. 수도산보다 십미터 정도 높다는 단지봉이 가로 눕고 그 뒤편으로 정수리만 빼곡히 내민 봉우리 하나 우뚝하니 가야산이다. 지금 수도암은 김천 경내라 해서 이 일대 거찰 직지사 소속 말사지만, 친연성은 외려 가야산 해인사니, 왜 그런가는 저 봉우리가 말을 한다.
노승들에 듣자니, 그 옛날엔 걸어서 수도암과 해인사를 오갔다 하니, 요새도 이 길을 횡단하는 등산객이 없지는 않은 듯 하다.


이 수도암엔 석굴암 본존불에 견주어도 될 만한 석조비로자나불이 좌정한다.
보라, 석굴암 견주어 무엇이 부족하랴.
한국불교가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이 아름다운 산하에 나는 또 하나 번뇌를 녹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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