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인분4

우리 박물관은 왜 이리 똥장군에 환장하는가? 동대문선농단박물관 한 코너다. 이곳이 설렁탕 유래라는 발단도 있지만 농사 신인 신농씨神農氏를 감사하며 풍년을 기원하던 제장祭場이라 농업 중심 전시를 할 수밖에 없는 필연이 있다. 그런 까닭에 저와 같은 계절별 농기구를 내놓아 저 시대 농업이 차지하는 위치를 점검하고자 했을 것이다. 저 코너 중 한 군데 봄철 섹션이다. 지게가 보이고 가래 고무래도 걸어놨다. 지게야 사시사철 트랙터요 자동차니 꼭 봄철에 할당할 필요는 없겠지만 가래니 고무래는 흙을 고르는 기능이 주되니 이제 흙을 파서 파종하는 상징이 있어 그런대로 계절 감각을 맞춘 배치라 하겠다. 문제는 똥장군. 물론 봄철에 주로 똥을 져다 날라 거름으로 쓰기도 했으니 그런갑다 하겠는데 우리네 저런 생활민속 전시엔 왜 똥장군을 그리 좋아할까? 저 똥장군은 .. 2023. 8. 5.
서울 사대문 안 지하의 비밀 (8)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서울시내 발굴현장 기생충 연구는 내게 있어 각별한 의미가 있다. 내가 50대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지금까지 겪은 여러 연구 중에 이는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 사례에 해당한다. 이런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고, 결과를 역사적 시각에서 해석한 경우도 많지 않다. 나로서 본다면 고기생충학 연구가 단순한 의학사적 관심사를 넘어 과거 우리 조상의 삶을 해석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점을 처음으로 확신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연재를 쭉 읽은 분들은 우리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아시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내용이 조금이라도 재미있었다면 나로서는 대 만족이다. 연재 마지막에 재미삼아 사족을 달아보면.. 2019. 1. 11.
서울 사대문 안 지하의 비밀 (7)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앞에서 서울 시내에 홍수가 잦았으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던가 하면 장마피해로 종각의 종이 토사로 한길 정도 묻힐 정도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승정원일기》 등 당시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 한양성의 홍수피해에 대한 기록이 자주 보인다. 기호철, 배재훈 선생이 찾아 낸 당시 기록의 편린을 가지고 지도에 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에서 A, B, C, D는 우리가 기생충 샘플링을 해서 조선시대 지층에서 기생충란을 확인한 지역이다. 빨간색 선은 청계천과 그 지류이다. 노란색 화살표는 청계천 본류를 가리킨다. 보라색 부분은 성안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사서에서 확인 가능한 지역들이다. 경복궁과 경희궁이 포함되어 있다. 기타 노란색 동그라미 부분은 사서.. 2019. 1. 10.
서울 사대문 안 지하의 비밀 (4)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조선시대 한성부의 인구 밀도를 생각하면 당시 토양이 기생충란에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 상태는 당연한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토양이 기생충란에 많이 오염되어 있다는 것은 한성부에 살던 사람들이 그 기생충에 많이 감염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서 당시 사람들이 기생충에 계속 반복적으로 감염되었을까? 조선시대 한성부 사람들 사이에 이렇게 기생충 감염률이 높게 유지되는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까? 현대 임상의학에서는 어떤 감염성 질환이 발생했을때 감염경로 및 감염원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환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데 이것을 역학조사 (epidemiological study) 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조선시대 한성부 토양.. 2019. 1. 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