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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2

조선 땅에서 처음 커피를 마신 이들 푸른역사에서 나온 라는 책을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천주교 박해가 그리 노골적이지 않던 1850-60년대, 조선에는 프랑스 외방전교회 소속 주교와 신부들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미사나 전도에 필요한 서양 물품들을 홍콩을 통해 극비리에 주문했고, 다양한 밀수 경로를 거쳐 받아보곤 했다. 약 1년이 걸렸다니 요즘 감각으로는 느려터졌지만 그때로서는 초고속 아니었을까. 어쨌건, 이 땅에 천주의 가르침을 전파하러 온 이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문한 물건 중에 커피가 있었다. 그것도 수십 kg에 달하는 양으로. 이 책의 저자는 그 이유를 선교에서 찾았다. 선교 과정에서 신부들은 주변의 조선인 신자들에게 커피를 권했고, 그들이 차츰 즐기게 됨에 따라 수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시커멓.. 2022. 7. 17.
이효석 <낙엽을 태우면서> 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李孝石, 1907~1942)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언만, 날마다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 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연돌(煙突)의 붉은 빛난 남기고 집 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지릅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 201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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