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가차2

인신引伸, 바느질의 경우 강민경 선생이 이규보가 읊은 바느질 시를 보며 잊어먹기 전에 차기箚記를 겸해 적어둔다. 저 바느질이라는 말 말이다. 바늘로 하는 놀이 혹은 행위를 일컫는 말인데, 문자 그대로는 바늘을 통한 옷수선을 말한다. 하지만 바느질은 그 본래하는 의미를 박차고 일어나, 바늘에서 유래하는 행위 전반, 곧 꼭 바늘이 아니라 해도 바늘이 수행하는 옷 수선 전반을 의미하는 뜻으로 발전했으니 그것을 인신引伸이라 한다. 이 인신이라는 말은 동사이아 한자문화권에서는 특히 사전이 필두하는 소학小學에서 자주 보이는 말로 의미 영역 확장을 말한다. 단, 인신에도 바운더리가 있기 마련이라, 그 원초적 의미는 지닌 채 퍼져간다. 같은 소리 같은 글자인데 전연 다른 뜻이라면 이건 실은 계통이 달라서 전연 별개하는 소리 혹은 문자가 있다가.. 2024. 1. 11.
소리중심주의의 소산 가차(假借) or 통가(通假) 우리 학계, 특히나 고물(古物) 딱지를 신주보물단지처럼 여기는 우리네 역사 관련 학계에서 고질과도 같은 믿음이 있으니, 오래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그것이다. 그 고물이 텍스트로 옮겨가면, 덮어놓고 오래된 것일수록 그에 대한 상대적인 믿음이 더 강한 노골과도 같은 신념이 있다. 오래된 것일수록, 그것이 소위 당대(當代)의 증언이라 해서, 그것이 후대에 판본, 혹은 그 사건을 다룬 후대 문헌들에 견주어 당시의 실상을 훨씬 더 잘 전한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위 당대 혹은 당대에 가까운 텍스트일수록 의심을 살 만한 구석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언제나 그 보기로 들 듯이, 나는 광개토왕비문이 진실을 말한다고 믿지 아니한다. 그것이 광개토왕 혹은 장수왕 시대 증언이라 해서, 그것이 저 시.. 2018. 9. 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