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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4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의 난초 부채 연구자가 자기 연구대상에 알게 모르게 애정을 갖게 되는 건 인지상정일까? 물론 그것이 지나쳐 연구대상을 무조건 숭배한다거나 흠을 덮어둔다거나 하는 일은 경계해야겠지만, 연구자도 사람인 이상 대상을 알아갈수록 정을 쌓게 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말이다. 만약 나에게 그런 대상이 있는가 물으면, 고민하다가 "최근 이 작가에게 관심이 생겼습니다."라고 할 것 같다.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 1860-1934. 을 토대로 생년을 1861년에서 1860년으로 수정한다). 아들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과 함께 당대엔 난초로 이름깨나 날렸지만, 최근까지 알려진 사실이 별로 없던 근대 서화가다(올해 이 사람을 다룬 논.. 2022. 1. 16.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 그 뒤의 이야기 얼마 전에 근대기의 서화가 수연 박일헌,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 부자父子에 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근대 화가 박일헌朴逸憲과 박주항朴疇恒 부자父子, 신문에서 그 행적을 찾다 저번에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이란 화가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 오늘 다른 일때문에 옛날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그의 개인사를 약간 찾게 되었다. 일단 그는 함경북도 명 historylibrary.net 《명천군읍지》에서 찾은 수연 박일헌 흔적 1. 지난번에 언급했던 수연 박일헌에 관한 기록을 음관조에서 간신히 찾았다. 밀양 사람이고, 아간 사창포에서 살았으며, 관직은 주사, 경원군수, 장진군수에 이르렀 historylibrary.net 둘 다 난초로 당대에 이름을 얻었던 인물이었지만, 어떻게 된 게 지금까지도 그들을 제대로 조명한 일.. 2021. 8. 29.
호운 박주항의 난초 미술사를 하신다는 분들도 '박주항'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모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살았던 분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사전들, 나아가 같은 고전 속에서도 이름 석 자가 확인되지 않아 도대체 행적을 알 길 없는 화가이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긁어모아보아도 운현궁 사랑에서 석파란 대필을 했다는 둥 믿기 힘든 사실만 떠돌 뿐이다. 작품이 제법 많이 전해지는 것과는 딴판인데, 남은 작품들도 천편일률, 그렇게 썩 격이 높거나 매력적이지는 않아서 궁금증만 더하고 있었다. 근대기의 많은 한국 동양화가나 서가들이 그렇듯, 그의 작품도 일본에 많이 전한다. 일본인들이 받아놓고 표구 잘 해서 대대로 보관하던 작품들이 요즘 알게 모르게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이 난초가 보였다. 난 이파.. 2021. 5. 16.
그윽한 난초가 꽃을 피우고 한시, 계절의 노래(160) 그윽한 난초꽃(幽蘭花) 둘째 宋 소철(蘇轍) / 김영문 選譯評 그윽한 난초 진중하게꽃 한 줄기 피우니 맑은 향기 미세하게있는 듯 또 없는 듯 향기의 높낮이를비교해 보려고 온갖 꽃들 만발할 때함께 꽃을 피우는 게지 珍重幽蘭開一枝, 淸香耿耿聽猶疑. 定應欲較香高下, 故取群芳競發時. 이 시의 작자 소철은 부친 소순(蘇洵), 형 소식(蘇軾)과 함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속하는 대문장가다. 이 삼부자는 시(詩), 서(書), 사(詞), 문(文)으로 북송 문화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소철은 형 소식의 명성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그의 섬세한 시와 고아한 문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난초는 사군자 중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지만 이 시는 아마 봄에 지은 듯하다. 향기로운 꽃들(群芳)이 다.. 2018.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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