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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55

동아시아를 뒤흔든 당시唐詩의 정신 당시가 멀리 일본의 와카에 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하면, 와카는 5 / 7 / 5 / 7 / 7 이라던가 형식이 어떻다던가 하여 두 시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주장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친다면 동아시아 20세기 초 각국의 국문시와 국문소설에 불었던 서구 문학의 정신은 그 형식과 문자가 동일해서 그 영향력을 인정하였겠는가? 당시는 당나라의 문사가 시를 쓰는 붓을 놓는 순간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실시간으로 전해져 문단을 뒤 흔들었고, 그 미묘한 찰나의 정신,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마음의 미묘한 부분을 시어화하는 절묘함을 자신들의 문학에 담아 낸 것 중의 하나가 결국 일본의 와카라 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미묘한 심리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와카는 당시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동아시아 최.. 2023. 7. 29.
왕유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이 두 노래는 서로 통한다. 당나라 왕유: 〈雜詩〉 王維 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來日綺窗前 寒梅著花未 왕유가 고향에서 온 친구에게 고향집 매화가 피었더냐고 물어보는데-. 일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東風吹かば 匂おこせよ 梅の花 主なしとて 春を忘るな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는 동풍에 실려 매화꽃 향기를 보내다오, 매화야 주인이 없다고 해서 봄이 왔음을 잊지 말거라 하였다. 서로 통하는 노래라 할 것이다. 2023. 7. 29.
주막을 물었더니 살구꽃 마을을 한시, 계절의 노래(311) 청명(淸明) [唐] 두목(杜牧, 803 ~ 852) /김영문 選譯評 청명절 부슬부슬봄비 내리니 길 가는 나그네마음 찢기네 여보게 주막은어디 있는가 목동 멀리 가리키네살구꽃 마을 淸明時節雨紛紛, 路上行人欲斷魂. 借問酒家何處有, 牧童遙指杏花村. 우리는 요즘 추석에 성묘하는 것이 이미 풍속이 되었다. 옛날에는 한식(寒食)에 성묘하고 산소에 가토(加土)를 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 선조들의 무덤이 무탈한지 살폈다. 산소의 흙이 무너진 곳에는 새로 흙을 덮어주고 잔디가 죽은 곳에는 새로 잔디를 심었다. 한식과 청명은 대개 하루 차이인데 이 무렵에는 땅의 생기가 가장 왕성하여 부지깽이를 꽂아둬도 싹이 난다고 할 정도다. 중국에서도 옛날에는 ‘청명소묘(淸明掃墓)’라는 말을 자연스럽.. 2019. 4. 6.
2월 봄바람이 칼로 오려낸 버드나무 가지 한시, 계절의 노래(293) 버들 노래[詠柳] [唐] 하지장(賀知章, 659~74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벽옥으로 몸 꾸민키 큰 나무 한 그루 초록 실끈 만 가지치렁치렁 드리웠네 미세한 잎 그 누가오렸는지 몰랐는데 이월 봄바람은가위와 같구나 碧玉妝成一樹高, 萬條垂下綠絲縧. 不知細葉誰裁出, 二月春風似剪刀. 버드나무를 묘사하면서도 제목 이외에는 버드나무란 글자를 전혀 쓰지 않았다. 마치 스무고개를 풀어가는 모습같다. 제목을 가리고 이 시를 한 구절씩 읊는다면 수수께끼 답을 찾는 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봄바람을 가위로 비유하고 버들잎을 봄바람이 재단한 봉제품으로 비유한 발상은 참으로 독특하고 기발하다. 부드러운 봄바람은 날카로운 가위와 거의 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봄날 뾰족하게 싹을 틔운 버.. 2019. 3. 3.
나한테 말하라, 내 그 놈 목을 이 칼로 쳐주마 한시, 계절의 노래(279) 검객(劍客) [唐] 가도(賈島, 779~843)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십년 동안 검 한 자루갈아왔으나 서릿발 칼날 아직시험 못 했네 오늘 검 잡고 그대에게보여주나니 그 누가 불공평한 일자행하던가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示君, 誰爲不平事. 《천자문》을 배운 분들은 “칼 검, 이름 호, 클 거, 대궐 궐(劍號巨闕)”이란 구절을 기억하시리라. 어릴 때는 대개 그냥 글자 익히기에 급급하여 구절 전체의 뜻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대학 진학하고 나서야 ‘거궐(巨闕)’이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명검 이름임을 알았다. 총포가 없던 시절 칼은 개인의 호신용 무기였을 뿐 아니라 군대의 기본 무기이기도 했다. 도검 사용은 모든 생명과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으로.. 2019. 2. 28.
하늘과 땅, 밀가루 시티로 하나가 되고 한시, 계절의 노래(261) 서쪽으로 돌아가며 열두 수[西歸絕句十二首] 중 11번째 [唐] 원진(元稹, 779~831) / 김영문 選譯評 구름은 남교 덮고눈은 내에 가득 내려 순식간에 푸른 산과한 몸이 되는구나 바람은 밀가루 휘몰아하늘과 합치는데 얼음이 꽃가지 눌러물밑까지 닿게 하네 雲覆藍橋雪滿溪, 須臾便與碧峰齊. 風回麵市連天合, 凍壓花枝着水低. 이해하지 못할 구절은 없다. 다만 두 가지 어휘를 먼저 알고 나면 감상을 좀 더 깊게 할 수 있다. 먼저 첫째 구 ‘남교(藍橋)’다. 뜻을 그대로 풀면 남색 다리다. 중국어로 남색 즉 ‘란써(藍色)’는 하늘색을 가리킨다. 여기에서는 그런 색깔도 포함하고 있지만 그보다 앞선 의미는 남전(藍田)에 있던 다리 이름이다. 남전은 중국 장안(長安) 남동쪽에 있는 지명으로.. 2019.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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