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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정비7

구산동 고인돌을 아스팔트로 몰아간 문화재 보수업계의 농간 앞선 글에서 나는 문화재 파괴를 부르는 문화재 보수가 실은 고고학과 보수업계 합작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김해 구산동 고인돌 정비사업은 누누이 말하지만, 문화재 보수현장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저 따위로 보수해서 문화재가 다 망가졌다. 물론 문화재라 해서 언제까지 썩어문드러지게 놔둘 수는 없다. 없는 원형 찾는답시고 원형만을 고집할 수도 없지만, 필요에 따라 당연히 땜질도 하고 전면 개보수도 해야 한다. 문제는 그런 보수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괴물을 주물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저 고인돌만 해도 이른바 고고학계에서는 묘역식 고인돌(이 용어 역시 괴물이긴 하나 임시방편으로 사용한다)이라 해서 고인돌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는 주로 직가각형 모양으로 마당을 만들었다. 남해안.. 2022. 8. 9.
거돈사지에서 떠안은 고민 절터를 어떤 식으로 관리해야 좋은지 나로서는 항상 숙제다. 이 원주 거돈사지는 그 정비와 그를 위한 발굴을 최소화한 까닭에 한국 절터 중에서는 내가 언제나 가장 좋다고 첫손에 꼽는 곳이다. 다만 이런 거돈사지도 하나 아쉬운 점을 주거니와, 정비 과정에서 나무는 축대 귀퉁이 노거수 느티나무 하나만 남겼다는 사실이다. 이 점이 나는 항상 옥의 티로 남는다. 나무를 과감히 더 남겼어야 한다고 본다. 저런 공터주의 정비가 현재까지도 통용 중이지만, 그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작지만 있다. 나무...함부로 베지 마라. 그건 그렇고, 소분하듯이 풀을 깎아야 하는가? 아니면, 자연 잡초를 방치하느냐? 이 문제도 생각보단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기 장단이 있다. 차라리 이럴 것 같으면, 나는 지하 유구 파괴를 최소화하.. 2020. 12. 12.
문화재 보존을 앞세운 소개주의는 또 다른 폭력이다 풍납토성 보존대책은 실은 예산 지원을 줄여야 한다. 매년 토지보상비로만 350억원을 쏟아붇는다. 우리나라 문화재 보수관리비가 대략 연간 2천억원이다. 개중 순수 토지매입비는 더 준다. 그런 전체 예산 규모에서 무려 350억원을 풍납동 한군데 쏟아붓는다. 이는 특혜 중의 특혜다. 왜 이리 되었는가? 소개 疏開 evacation 정책 때문이다. 돈을 퍼부어 토지를 매입하고 주민을 몰아내야 한다는 발상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풍납동 전체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매입해야 한다는 박원순 시장의 발상은 근간이 오류다. (2015. 10. 6) *** 나 역시 이 업계 초창기엔 소개주의疏開主義였다고 기억한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는 국가가 해당 토지를 다 매입하는 일이 최선이라 생각한 듯 하다. 하지만 이는 해당 문화.. 2020. 10. 7.
환자 만들어 기어이 뜯어제낀 충주 중앙탑, 아시바 천국의 포문 2011년 9월3일 충주 중앙탑이다. 문화재청이 올해 안으로 때려 부순다고 한 국보 제6호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이다. "부재의 탈락, 박리 및 균열 부위의 충진 접착부가 분리되는 현상이 확인되며, ‘13년 3D 스캔 결과 기울임이 관찰되고 있어 해체 보수 등 적절한 보존대책 마련 필요"해서 "2014년 석탑 해체보수 추진"을 한다고 한다. 그래? 2년 새에 탑이 기울어졌어? 해체 보수를 해야 할 정도로 기울어졌다고? 그래? 내가 사진 잘못 찍었나? 이렇다 할 만한 기울기는 안 보이는데? 박락? 천년 넘은 석탑이 저 정도 박락 보이는 거 정상 아닌가? 2년새에 누가 하이타이로 문질렀나? 그제 문화재청 문화재 종합특별점검 결과 국보 제6호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 부재의 탈락, .. 2020. 8. 9.
고고학, 그 궁금증이 망친 신라 건국의 땅 경주 나정蘿井 박혁거세가 탄강했다는 그 유서깊은 경주의 신라 고적 나정蘿井 3년 전 모습이다. 단언하지만 삼년이 지난 지금도 저 모양이라 하등 변화가 없다. 그 옛날 수학여행 시절에 만났을 지도 모르는 그 나정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게 뭔가 하고 눈이 휘둥그레 질 일이다. 그래 뭔지 모르나 탄강지 걸맞게 신비감을 주던 비각과 주변 숲은 온데간데 없이 왁싱 좍 해버렸다. 뭔가 궁금한지 비각은 쏵 깔아뭉개버리고는 그 땅속까지 모조리 파제껴 고고학 발굴이라는 걸 해 버리고는 나몰라라 복토하고 잔디심고 저 꼴로 만들어놨다. 이유는 그럴 듯했다. 유적 정비차원에서 발굴한다고 했다. 묻는다. 이게 유적 정비니? 책임도 못질 일은 뭐하러 했더란 말인가? 이 꼴로 만들려고 발굴했던가?한국고고학에서 흔히 통용하는 정비를 위한 발굴.... 2019. 5. 10.
문화재 홀라당주의 무엇을 홀라당주의라 이름 하는가? 잔디잡풀주의의 다른 이름이라. 문화재 원형을 보여준다는 구실로 그에 방해가 되는 우수마발은 다 뽑아버림으로써 정작 현장에는 나무 한 그루 남기지 않고 잔디만 식재하거나 잡풀이 우거지게 하는 문화재 정책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 다르게 공활주의라 이름하노라. 문화재 그 자체를 빛나게 한다면서 그 시각적 감상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물들을 모조리 치워버리는 경향을 나는 홀라당주의라 이름한다. 우리 문화재 현장에서 이런 경향은 매우 강해서 예컨대 고분군이나 성곽 사적 정비를 보면 예외없이 성벽 주변, 혹은 고분 주변 나무는 다 베어 버리는 소위 개활지 정책을 쓴다. 그리해서 베어낸 나무와 잡풀 자리에는 언제나 골프장을 연상케 하는 잔디밭이 무성하다. 하지만 나무는 있어야 한.. 2018.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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