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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2

오므린 파초 이파리 같은 마음 한시, 계절의 노래(321) 대신 써주다 두 수[代赠二首] 중 첫째 [당(唐)] 이상은(李商隱, 812~858) / 김영문 選譯評 누각 위에서 황혼 무렵바라보려다 그만 둠은 옥 계단 끊어진데다고리 같은 달 때문 파초는 잎 못 펴고라일락은 꽃잎 맺혀 함께 봄바람 향해서각자 수심에 젖네 楼上黄昏欲望休, 玉梯横绝月如钩. 芭蕉不展丁香结, 同向春风各自愁.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 되오면 그 자리에 서졌습니다.”(현제명, 「그 집 앞」) 사랑은 보고픈 마음이다. 포근한 봄날 저녁 파초는 새 순을 뽑아 올리고 라일락은 진한 향기를 발산한다. 임 그리는 마음 참을 수 없어 ‘그 집 앞’을 서성이지만 오히려 임의 눈에 띌까 부끄러워 다시 발걸.. 2019. 4. 22.
가을 서리처럼 내려앉은 백발 한시, 계절의 노래(154) 열일곱수 추포가(秋浦歌十七首) 중 열다섯째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하얀 머리카락삼천 장(丈)인데 시름 따라 이처럼길어졌구나 모를레라 거울 속에비친 저 모습 어디서 가을 서리얻어왔을까 白髮三千丈, 緣愁似箇長. 不知明鏡裏, 何處得秋霜. 통 큰 시름이라고 해야 할까? 이백은 백발을 시로 읊으면서도 특유의 과장법을 사용한다. 백발이 삼천 장(丈)이라니... 말이 되는가?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에서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려 꽂히니(飛流直下三千尺)”라고 읊었다. 여산폭포 물줄기도 겨우 삼천 척(尺)에 불과한데 백발은 그 열 배에 달하는 삼천 장(丈)이라 했다. 어떻게 이처럼 길게 자랄 수 있을까? 다음 구절에서 묘사한 것처럼 그건 시름 때문이다. 한(漢..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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