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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곡6

나는 꽃 보며 노래 부를 테니, 스님은 줄 없는 거문고나 한번 타시오 가정집稼亭集 제16권 율시律詩가 채록한 이곡李穀(1298~1351) 작품 중 하나로 연경燕京 체류 중에 연성사라는 사찰을 갔다가 그곳 옥잠화를 보고 썼다. 이곡은 물론이고 한국 한시를 대표하는 명편 중 하나로 나는 꼽는다. 연성사延聖寺 옥잠화玉簪花 시에 차운하다[次韻延聖寺玉簪花] 돈 주고 사서 심은 그 뜻 얼마나 깊은지 비바람 몰아치면 정을 가누지 못하네 어찌 국색 뽐내는 화왕에 비기겠소만 천녀 따라 선심 시험하는 듯싶소이다 향 사르며 문 닫고서 누구랑 감상할까 지팡이 짚고 문 두드리며 혼자라도 찾아야지 나는 꽃 마주하여 이 노래 부를 테니 스님은 줄 없는 거문고나 한번 타시오 靑錢買種意何深。雨打風翻不自任。豈比花王誇國色。似隨天女試禪心。燒香閉閣誰同賞。拄杖敲門擬獨尋。我欲對花歌此曲。請師一撫沒絃琴。 [주-D00.. 2023. 4. 15.
침향정 북쪽 난간 봄바람이 피운 모란 보며 내년에 다시 만납시다 가정집稼亭集 제15권 율시律詩가 채록한 이곡李穀(1298~1351) 작품 중 하나다. 중서中書 역사譯史 모란도牡丹圖 뒤에 제하다[題中書譯史牡丹圖後] 그림쟁이 기찬 생각 조물 솜씨 빼앗아 국색은 의연히 이슬 머금고 붉네 기억하라 다음해 우리 만날 땐 침향정 북쪽 난간 봄바람에 기대리 畫師妙思奪天工。國色依然帶露紅。記取明年相對處。沉香亭北倚春風。 [주-D001] 국색國色 : 모란의 별칭이다. 모란의 비범한 향기와 색깔을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 한다. [주-D002] 기억하라……기대리니 : 원나라 조정에 들어가서 출세하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토로한 것이다. 당 현종唐玄宗이 침향정沈香亭에서 양 귀비楊貴妃와 모란꽃을 구경하다가 한림翰林 이백李白을 불러 시를 짓게 하자 세 수를 지어 바쳤는데, 그중에 “유명한 꽃과 경국지색.. 2023. 4. 15.
가정稼亭 이곡李穀이 지은 기자오奇子敖(기 황후의 아버지) 행장 중에서 최이崔怡가 병들어 눕게 됨에, 그 아들 항沆이 못나고 어리석은데도 사람들이 대부분 항에게 빌붙었으나 복야僕射(기자오奇子敖의 할아버지 기홍영奇洪潁) 만은 그를 미워하였다. 최이가 언젠가 후계자를 사람들에게 물었을 때에, 복야가 곧장 현인賢人을 천거하면서 그를 후계자로 하라고 답변한 적이 있었다. 그 뒤에 항이 후계자가 되고 나서 예전의 유감을 풀려고 공을 배척하였다. 이에 공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니, 당시 사람들이 애석하게 여겼다. - 최이가 한 때 그 사위 김약선金若先을 후계자로 삼았던 게 이 때문이었던가? (2020. 10. 4) 2022. 10. 10.
아버지, 시아버지, 남편을 전쟁에 잃고 《가정집(稼亭集)》 제1권 잡저(雜著)에 실린 ‘절부(節婦) 조씨전(曺氏傳)’을 가정이 쓴 까닭은 그의 손녀사위가 마침 친구인 이유도 있거니와, 이를 통해 가문을 현창해 주려는 의도 역시 다분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의 우리가 아래 텍스트를 그런 가정의 눈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절부전이 나로서는 몇 가지가 흥미롭거니와, 당시는 전란의 시대라, 그에서 어떤 여인이 겪은 참상이 무엇보다 드라마틱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주의를 끈다. 이 절부전을 분석하면 수령현(遂寧縣) 사람인 조씨는 아마도 1265년에 출생해 가정이 저 글을 쓴 당시 77세라 했으니, 1341년까지는 생존이 확인된다. 아버지는 몽고 침략에 대비해 조정이 강화도로 옮겼다가 환국할 때 대위(隊尉)라는 군직에 있던 조자비(曺.. 2018. 2. 25.
문집의 유전 : 《가정집(稼亭集)》의 경우 고려말 문사인 가정(稼亭) 이곡(李穀)의 문집인 《가정집(稼亭集)》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으며, 어떻게 보완 유전되게 되었는지는 현전하는 이 문집에 붙은 네 시기 발(跋)을 보면 여실하다. 아래는 그 시기별 발문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7에 의한다. 1. 초간본(初刊本)가정 이중보는 나와 똑같이 익재(益齋) 문하 출신이요, 또 한원(翰苑)에서 함께 노닐었던 인연도 있다. 무릇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그에게 물으면서 태산북두(泰山北斗)처럼 우러렀는데, 허망하게도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아, 애석한 일이다. 지금 그의 아들인 밀직 제학(密直提學) 이색(李穡)이 신축년(1361, 공민왕10) 파천(播遷)하는 창황(蒼黃)한 때를 당해서도 유고(遺稿)를 잃지 않고 20권으로 엮은 다음에 매.. 2018. 2. 25.
가정(稼亭) 이곡(李穀·1298~1351) 연보 그의 사후 아들 이색(李穡)과 사위 박상충(朴尙衷)이 엮은 《가정집(稼亭集)》 所收 ‘가정선생연보(稼亭先生年譜)’에 의한 그의 일생은 다음과 같다.(출처 한국고전번역원 DB) 대덕(大德) 2년 무술(1298, 충렬왕 24) : 7월 임인일에 공이 태어나다. 연우(延祐) 4년 정사(1317, 충숙왕 4) : 거자과(擧子科)에 합격하다. 박효수(朴孝修)가 감시(監試)하다. 연우 7년 경신(1320, 충숙왕 7) : 가을에 수재과(秀才科)에 제2명(第二名)으로 합격하다. 익재(益齋) 선생 이제현(李齊賢)이 지공거(知貢擧)였고, 박효수가 동지공거(同知貢擧)였다. 복주 사록참군사(福州司錄參軍事)에 조용(調用)되다. 태정(泰定) 3년 병인(1326, 충숙왕 13) : 가을에 정동성(征東省) 향시(鄕試)에 제3명으로..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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