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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진화하는 카페,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을 잡아먹고 음식점을 위협하는 절대의 제국

by taeshik.kim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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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에 함박스테이크…디저트 넘어 카페식까지 넘보는 커피전문점

파스타에 함박스테이크…디저트 넘어 카페식까지 넘보는 커피전문점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직장인 박수진(27)씨는 요즘 들어 점심을 집 근처 카페에서 자주 때운다.샐러드, 샌드위치, 파스타를 일반식당 못지 않은 품질로 만들어서 커피와 함께 사 먹기 좋

k-odyssey.com


첨부하는 기사에서 다루는 경향은 나 역시 직장인이라 눈에 띄게 증가함을 하루하루 목도한다. 우리한테 익숙한 그런 음식점 대신 카페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 천지다.

내 세대야 카페는 점심 먹고 들어가는 곳이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미 카페 자체가 음식점으로 변해서, 지금은 요기를 해결하는 곳이라는 성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main dish를 해결하는 곳으로 급격히 진화 중이다. 결국 음식점 최대의 적이 카페로 등장하는 시점이다.


저 바닥 치워 버리고 커피테이블 갖다 놓자



카페가 제국화하는 현상은 다른 문화 부문에서도 두드러진다. 문화편의시설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을 들거니와 지역사회에 따라, 또 개인 선호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그 대체하는 경향을 보건대

박물관 < 미술관 < 도서관 < 카페

이 순서다. 이 먹이사슬 최정점에 카페가 위치한다는 사실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문제 내가 보는 한 심각하다.

이는 곧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생존전략을 점검하는 일이기도 하다.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이 나오는 법이다. 머리가 아프다는데 배를 가를 수 없지 않은가?


가운데 모란 카페 만들었어야 한다. 충배는 아직 멀었다.



박물관 < 미술관 < 도서관...이 계열화는 한국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은데, 요새 도서관을 보면 내 세대에 익숙한 그런 도서관은 이제 어디에도 없어 종합편의문화시설이다. 미술관 박물관 장점을 다 흡수해버렸다.

거기다 도서관이라는 말이 주는 묘한 장점이 있다. 그래 그걸 독서실이라 해도 좋고 혹은 한국사회에 강한 입시전쟁이라 해도 좋겠다. 도서관을 그런 문화를 기반으로 성립하기는 했지만, 이젠 그것을 뛰어넘는 지역사회 마을회관이다.

그 정점에 위치하는 도서관도 카페 위협이 심각하다. 도서관 고유 업무? 혹은 장점이라 생각한 일이 일어나는 무대가 요즘은 도서관이 아니라 카페다. 카페서 스터디하고, 과제하고 다 한다.

더구나 커피를 마셔가며, 간식까지 곁들이며, 특히나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자유로운 대화 토론까지 가능하니 더 위력은 배가하는 중이다.


다리 아파 뒤지겠다. 저거 치워야 한다.



도서관 최대 적은 카페다.

문제는 어찌할 것인가다. 카페에 점점 시장을 잠식당하는 음식점은 어찌해야 하는가? 카페에 권능을 빼앗기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은 또 어찌해야 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대처는 간단하다. 카페가 시장을 잠식한 그 요인들을 과감히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박물관을 보면서 나는 매양 왜 우리네도 그렇고 양놈들도 그런데 왜 편의시설, 특히 의자 같은 시설에 왜 그리 인색한가 매양 묻는다. 박물관 미술관 돌아댕기다 보면 다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다. 더구나 커피 한잔 땡기는데 그거 마시려면 도로 전시장을 빠져나와야 한다.

왜 전시장에 커피 반입은 안 되는가? 왜 전시장에서 햄버거 콜라는 못 마시는가?


다리 아퍼



왜 안 되는가를 이 업계 종사자들한테 물으면 그럴 듯한 대꾸를 못한다. 커피 왜 못 마시니? 의자 왜 없니? 밥 왜 못 먹니? 하면 어어어? 하다가 고작 돌아오는 말이라고는 관람에 방해가 되어서. 무슨 방해? 방해 되면 어떤가?

자유롭게 토론하면 또 어떤가? 음식물을 쏟을 우려가 있다? 쏟으면 치우면 그만 아닌가? 전시물에 위해가 갈 수 있다? 그래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음료나 음식이야 그럴 만도 하다 치지만, 김밥은 왜 안 되는가?

요컨대 왜 안되는지에 대한 발상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한다. 떠들어도 된다. 먹고 마셔도 된다. 의자 좀 제발 제대로 갖다 놓고 편히 앉아 커피 한잔 때릴 수 있는 탁자도 좀 구비해라. 왜 못하는가?


도서관도 카페가 되어야 한다. 왜 내 서재에선 되는 일이 도서관에선 안 된단 말인가?



고궁박물관 모란전? 내가 매양 말했다. 왜 의자 탁자가 없니? 갖다 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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