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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박물관이 고고학을 버려야 하는 이유, 국립제주박물관의 경우

by taeshik.kim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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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끝내고 남는 시간 뭘로 때울까 잠시 고민하다 이내 제주박물관으로 틀었으니 이제는 개관 20년 안팎이 되었을 이 박물관엔 유독 내가 애착이 있다.

아들놈이랑 거의 나이가 같아 그에 얽힌 내력도 있고 초대 관장 조현종 형과도 설킨 사연이 있다.



또 하나 이 박물관은 명색이 국립임에도 전연 국립 같지 아니해 개관 20년간 근본 혁파없이 유구한 전시내력 전시골격을 시종일관 한번도 버린 적 없단 점에서 실은 분통을 자아낸다.

이 박물관이 내세울 만한 제1의 상품은 정문 화장실이라 저것 말고는 볼 만한 것이 없다. 20년간 투자가 없었고 혁신이 없던 까닭에 오직 볼 만한 것이라곤 저 화장실밖에 없다.



외양만 해도 저 시절 어떤 데서 박물관 디자인 도리질을 쳤는지 용산 중박 이래 전부 저 모양이라 철퍼덕형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전시 구성 역시 종래 박물관이라며 으레 상상하는 그것이라 구석기 이래 시대순을 따라 죽 나열하는 것이라 돈 없고 혁신 의지없는 대학박물관들이 거개 고수하는 딱 그거라

뭐 전시라고 볼 품이나 나나? 돌쪼가리 몇개 놓고 이게 구석기요 불그레죽죽 그릇 몇 점 놓고는 신석기요 청동기요 할 뿐이니 이런 박물관 두 번 다시 보긴 싫다.

투자도 없고 혁신도 없으니 내내 그 자리라 퇴보만 거듭해 오늘에 이른다.



어떤 얼빠진 놈들이 아직도 전시를 이 따위로 하단 말인가?

대학박물관도 요샌 이리 안 한다고 버둥한다.

요새 어떤 놈이 그릇 갖다 놓고 이게 박물관이요 장난친단 말인가?

준비한 놈들이야 그게 빗살무니도 이중겹아가리니 단사선문이 중요하겠지만 그건 너희 마스트베이션에 지나지 않을 뿐 아무도 관심없다.

옷도 유행이 있고 헤어스타일도 시대에 따라 다른 법이라 그게 다르다고 저리 표까지 그릴 일인가? 그건 너희나 해라.



자신없거든 없다 말하고 집어쳐라.

무슨 식 토기? 웃기고 자빠졌네 그건 너희나 유희하라.

박물관이 살려면 고고학이 죽어야 한다.

박물관을 죽이는 놈들은 고고학이다.

그릇 쪼가리 만지면서 그거 실측하니 분류하니 그게 고고학 본령이라 착각하는 놈들이 박물관을 죽이고 있다.

택시 잡고선 제주박물관 가자니 칠순 넘었을 사장님이 이르기를..

아무도 안 가는 거기 말고 자연사박물관에 가시죠.

이런 말을 왜 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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