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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내가 이 세상에서 무얼 하랴?

by taeshik.kim 2018.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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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218)


진주 말 위에서 짓다[眞州馬上作] 


[宋] 왕안석(王安石) / 김영문 選譯評 





주린 말 따라서

한낮에 길 가는데


모래 바람 눈에 들어

봉사 될 듯 괴로워라


마음이 피로하여

몸 또한 지쳐감에


이 신세 가련하다

세상에서 뭔 일하랴?


身隨饑馬日中行, 眼入風沙困欲盲. 心氣已勞形亦弊, 自憐於世欲何營.


왕안석은 송나라 신종(神宗) 때 대 개혁가다. 중국 현대 유명한 정치가 장제스(蔣介石)는 역대 탄복할 만한 정치가로 진한(秦漢) 이전에는 주공(周公)을 꼽았고, 진한 이후로는 오직 왕안석을 들었다. 왕안석은 안일과 부패에 젖어 쇠락해가던 북송을 개혁하기 위해 실로 경천동지할 만한 신법(新法)을 시행했다. 애초에 신종(神宗)은 유능한 지방관이었던 왕안석을 조정으로 불러들여 개혁의 전권을 맡겼다. 하지만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보수파들의 벌떼 같은 반대와 공격으로 개혁의 길은 점점 막히게 되었고 결국 신종 사후에는 태황태후 고씨(高氏)가 수렴청정에 나서면서 구태의연한 옛 제도로 복귀하고 말았다. 이후 철종(哲宗)이 재위 15년 만에 죽고 휘종(徽宗)과 흠종(欽宗)에 이르면 송나라는 여진족 금나라에 황제가 잡혀가고 일부 왕족만 장강 남쪽으로 도망가서 겨우 나라의 명맥을 유지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개혁을 외면하고 기득권에 집착한 대가는 이처럼 막대하다. 당시 왕안석은 눈도 뜨기 어려운 황사 속에서 주리고 여윈 말을 타고 가며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개혁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역사를 보라. 그것을 외면한 대가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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