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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성범죄 정준영 (2) 복귀 비판한 기사 썼다가 테러당한 기자

하차한지 3개월 만에 이른바 '자숙'을 마친 정준영이 KBS 2TV '1박2일'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대략 한달 뒤인 2017년 2월 9일, 연합뉴스에서는 <무한도전·런닝맨·1박2일 사태로 본 예능가 '민낯'>이라는 제하 기사를 송고한다. 연예 전문기자로 이름 높은 모 기자가 쓴 이 기사에는 '피로↑·방송사-스타 위상 역전·공영방송 책임 실종'이라는 부제를 달았거니와, 공중파 방송 3사가 나름 간판으로 내세우는 예능 프로그램이 유발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짚었다. 


이미 제목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기사임을 엿보기에 충분하거니와, 그렇다면 이 기자는 저들 중에서 '1박2일'은 당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봤던가? 이 기사 저에 해당하는 부분 전문이다. 


2016년 9월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 몰카 혐의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정준영. 연합DB.



◇ KBS '1박2일'은 사생활 물의 연예인 복귀…공영방송 책임 실종 


KBS 2TV '1박2일'은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켰던 가수 정준영을 지난달 은근슬쩍 복귀시켰다. 정준영은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는 '자숙'하겠다며 '1박2일'의 9월30일 녹화부터 빠졌다. 


당연히 '하차'라고 생각했지만, 제작진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정준영은 지난달 6일 녹화에 참여함으로써 3개월 만에 '1박2일'에 복귀했다. 주말 프로그램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1박2일'이다. 남녀노소가 본다는 의미이고, 특히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다. 


2016년 9월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 몰카 혐의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정준영. 연합DB.



인터넷 댓글 부대의 상당수가 초등학생일 정도로 네티즌의 최저 연령선이 하향된 지 오래다. 정준영이 왜 '1박2일'에서 하차해야 했는지 아이들도 안다는 의미다. 그런데 KBS는 그 정준영을 복귀시켰다. 


제작진은 "무혐의 처분 이후 최근 잇따라 정준영의 복귀에 대한 이슈가 생기자 복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청자가 복귀를 원했다는 설명 같은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준영이 없어도 '1박2일'은 잘 나갔다. 주말 예능 부동의 1위 프로그램이고, 절대 평가에서도 시청률 15~19%로 막강 경쟁력을 자랑했다. 


음주운전, 도박을 한 연예인도 TV에 버젓이 복귀하는 마당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정준영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항변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정준영이 일으킨 '물의'는 '무혐의'라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영방송 KBS 2TV다. 그의 사건이 떠들썩하게 인터넷을 장식하는 동안 청소년들이 받았을 영향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2016년 9월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 몰카 혐의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정준영. 연합DB.



정준영이 구원투수라고 해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 판에, 잘 나가고 있는 프로그램에 굳이 그를 불러들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공공재인 지상파 방송에서, 더구나 공영방송에서 고작 3개월 '자숙'하고 왔다고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최고 인기 프로그램에 복귀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고딕 강조는 인용자에 의한 것임) 


보다시피 호된 비판이다. 왜 저런 친구를 복귀시켰냐는 것이다. '1박2일'은 정준영 없이도 잘 나갔는데, 왜 굳이 저런 물의를 빚은 친구를 다시 불러들였느냐는 비판은 매섭기만 하다. 그러면서 기자는 그가 일으킨 물의가 무혐의라 해서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다 했다. 


그런 정준영이 저 사고를 일으키고, 더구나 하차와 복귀를 한 그 무렵이 지금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그런 성범죄 행위들을 버젓이 저저르고 다니면서 카톡방에서 친구들이랑 키득키득하던 시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정준영은 수면제를 먹여가며 여자들을 유린했고, 더구나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그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불법 유통하는 천인공노할 일을 저질르고 있었다. 


2016년 9월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 몰카 혐의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정준영. 연합DB.



그렇다면 저런 기사를 쓴 기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속된 말로 저 기사 썼다가 욕만 뒤지게 먹었다. 네가 기자냐 등등 테러 수준의 댓글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2016년 9월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 몰카 혐의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정준영. 연합DB.



저 때 나는 해직 상태였다. 그러니 내가 저 때 일의 직접 경험은 없다. 그의 다른 동료가 증언하기를 "지금 와서는 왜 복귀시켰냐 하지만 그땐 그를 동정하는 여론이 꽤 많았다"고 한다. 


뭐 살다보면 이런 아이러니가 한두번이겠는가? 개차반 같은 놈을 왜 방송에 복귀시켰냐고 비판하는 기사를 쓴 기자는 뭇매를 맞았으니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