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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할아버지 오래된 수첩 속 이야기-박물관 정각(최종)

by 여송은 201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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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건당(省愆堂) 여초 김응현(顯, 1927-2007) 선생의 글씨

여초선생이 편액을 짓고 쓰기 된것에는 박물관과 관계된 분이 추천을 하여 신탁근 선생이 직접 만나 의뢰를 하게 되었고, 여초선생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성건당(省愆堂)'이라 정각의 이름을 짓고, 편액을 쓰게 되었다. 여초선생은 한국 서예계 원로로 근현대 서예계 대가 중 한 사람으로, 둘째형인 일중() 김충현(), 셋째형인 백아() 김창현()과 함께 형제 서예가로도 유명하다.

처음 정각 이름을 '완월정(玩月亭)'이라고 불렀다가 추후 여초선생이 '성건당(省愆堂)'이라 지어 그리 바꾸었다. 상량고사를 지낼 당시 상량문에 '온양민속박물관 완월정'이라 적은걸 확인할 수 있다.

 

"할아버지! 그런데 저 한자는 뭐라고 읽나요? 정각 이름인 것 같은데, 못읽겠어요."

 

"한자가 어렵지요. '성건당省愆堂' 이라고 읽는단다. '자신의 허물을 생각해보고 반성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있지. 우리 강아지는 뭐 잘못한거 없어요?"

 

"음....사실요 저 할아버지 책상 위에 있던 연적 깨뜨렸어요.... 죄송해요. 할아버지가 아끼시던건데."

 

"허허허 알고있었지요, 이제와서라도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구나. 괜찮단다. 연적이야 새로 구하면 그만인것인데, 이 할아비는 우리 강아지가 끝까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까봐 그게 걱정이었단다. 얼마나 혼자 속으로 끙끙 앓았을까. 성건당 앞에서 우리 강아지가 이렇게 용기내어 말하는구나. 허허허."

 

"죄송해요, 할아버지. ㅠㅠ"

 

"그래그래, 누구나 실수는 하지요. 그 뒤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거란다. 이제  조심조심 성건당에 올라가 볼까요~~?"

 

"네~~!"

 

정각에서 야외정원을 내려다 본 모습

 

 

"할아버지, 그런데 이 정각 언제 만든거에요? 당연히 저보다는 나이가 많겠지요?"

 

"아마 이 박물관에서 우리 강아지보다 나이가 적은 것은 없을걸~~ 허허허. 할아버지 기억으로는 1985년에 가을에 상량고사를 지냈고, 아마 이듬해에 완성되었던걸로 기억한단다."

 

 

공사중인 정각을 보고있는 설립자와 직원들

 

마룻대에 상량일자를 묵서(書)중인 김원대 설립자 (1985년10월23일) 

사진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량문은 머리에 '용()'자, 밑에는 '귀()'자를 쓴다. 이유는 용과 거북이는 물의 신이라 생각하여 이렇게 적어두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량문 묵서중인 김원대 설립자

 

 

"1985년이면 몇년전이지.... 할아버지 그런데, 상량고사는 뭐에요?"

 

"생소하지? '상량식'이라고도 부르는데,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는 의식이지.

 

마룻대는 집의 중심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또한 한옥의 경우 마룻대를 올리면 이제 대강 겉모습은 마무리가 된다고 보기에 상량을 올리는 일은 집짓는 일에서 큰 고비를 넘겼다는 중요한 행사가 된단다.

 

그래서 상량을 올리는 날에는 서로 고생했다 격려하고 축하하며 이제 남은일을 잘 마무리하자고 다짐하는 날이기도하지요. 이때 붉은색 시루떡과 술, 돼지머리 등을 마련해서 새로 짓는 건물에 재난이 없도록 지신()과 택신()에게 제사지내고, 상량문을 써서 올려놓은 다음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눠먹었지." 

 

상량고사를 지내기 위해 고사상을 준비한 모습

 

고사를 지내는 모습  절하는 사람은 신탁근 선생

 

고사를 지낸 후 인부들과 마을사람들과 고사음식을 나눠먹는 모습  

 

 

"아~~~그렇구나. 상량고사지낸다는게 뭔가 마음이 따뜻해요."

 

"뭐가 마음이 따뜻해지니?"

 

"음... 무언가 일을 할 때 정성된 마음으로 임하는 거잖아요! 아무 탈없이 잘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고사도 지내고. 그리고 왠지 고사를 빌미로 그동안 공사하느라 힘들었을 인부들한테 맛있는 음식도 주면서 힘내라는 격려의 시간 같기도하고요."  

 

"허허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우리 강아지는 고사지낼 만큼 뭔가 간절하게 바라는 일이 있을까?"

 

"네!!! 저 이번에 수학 시험 100점 맞아야해요.ㅜㅜ  그래야 엄마가 용돈 올려주신다고 하셨어요."

 

"으이구. 그건 고사로는 안될것 같은데?? 얼른 가서 공부하자~~!"

 

"네ㅜㅜ"

 

 

"좋구나. 조금 더 완연한 가을이 되면 여기저기 울긋불긋해지겠지... 그때까지 잘 있거라."

 

 

 

 

정각에 한 번즘은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이 글을 적어 놓았는데...

현재는 안전상의 이유로 정각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헙 죄송합니다. ㅜㅜ 

든든한 관리자(저)와 함께라면 올라가실 수 있습니다.

박물관 정각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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