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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당탕 서현이의 문화유산 답사기

용인 '건지산 봉수', 126년 만의 발견

by 서현99 202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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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건지산 봉수’,  126년 만에 원위치 찾았다

 

- 용인시, 1895년 이후 첫 흔적 확인…발굴조사 및 문화재 지정 추진 -

 

용인시가 126년 만에 ‘건지산 봉수’의 원위치를 찾았다.

 

시는 처인구 건지산에서 1895년 이후 멸실된 것으로 알려진 건지산 봉수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로 변방의 급한 소식을 한양에 알리는 국가통신제도다. 조선 초 세종 때 설치된 이후 1895년(고종 32년) 공식적으로 사라질 때까지 약 450년 간 사용됐다.

 

건지산 봉수는 조선의 5개 봉수 노선 중 부산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는 2거 직봉(直烽) 노선의 42번째 내지봉수로, 안성 망이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처인구 석성산 봉수로 신호를 전달했다고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제2거 직봉 노선도(대동여지도 편집)

 

 

 

※ 망이산 봉수와 건지산 봉수 사이 직선거리는 약21.9㎞, 건지산 봉수와 석성산 봉수의 직선거리는 약 16.4㎞이다.

 

공식적으로 봉수 제도가 사라진 후 그동안 건지산 봉수는 멸실되어 정상 부근에 있었다고 추정될 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현장답사를 진행했고, 지난 4월 22일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다.

 

 

 

126년 만에 발견된 건지산 봉수 위치

 

 

 

 

건지산 주변 지형 현황(1910년대 수치지형도)

 

 


 

※ 그동안 문화유적분포지도, 각종 지표조사 보고서에서 건지산 봉수 위치를 건지산 정상으로 추정하였다. 

 

   "현재 봉수가 있었던 곳으로 여겨지는 산 정상에는 뚜렷한 유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련된 조선시대 각종 지리지의 기록에도 구조 및 규모, 장비 현황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출처] 용인향토문화전자대전)

 

석성산 봉수 발굴과 문화재 지정이 이뤄지고 난 지난해부터 건지산 봉수를 찾기 위해 현장 답사를 실시했었다. 우리도 기존 조사 기록을 바탕으로 건지산 정상 위주를 샅샅이 찾았으나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 실제 건지산 정상부는 매우 좁고 능선 양쪽으로 경사가 가파르다.

 

2021년 4월 22일 다시 한번 건지산 봉수를 찾기 위해 실시한 1차 조사에서 정확한 위치를 처음 확인하였으며, 4월 23일 2차 조사, 4월 26일 3차 조사에서 김주홍 박사님의 현장 검증으로 건지산 봉수임을 최종 확인하였다.

 

보도자료에는 폐봉 후 126년만의 발견이라고 하였으나, 일제강점기에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1942) 이전에 간단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있다.


1917년(大正6년 3월 19일 조사)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건지산봉수지 국유림 조사보고 자료에 의하면 “건지산 봉수지, 石垣 주위 약 50間, 중앙 지름 약 3間, 土饅頭 1개”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내용이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 에도 계속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조사된 국유림 경계도를 확인한 결과, 봉수 내부에  '土饅頭 1개'가 표현되어 있으며, 당시의 봉수 경계도와 현재의 지적선이 정확히 일치함을 확인하여 건지산 봉수의 정확한 위치를 최종 확인하였다.

 

 

 

일제강점기(1917년) 건지산 봉수지 국유림 조사서

 

 

 

일제강점기(1917년) 건지산 봉수지 국유림 경계도

 

 

 

건지산 봉수 국유림 경계도 확대, 내부에 토만두 1기를 그려 놓았는데, 연대로 추정된다.

 

 

 

 

이번에 확인된 건지산 봉수는 건지산 정상에서 남서쪽 아래 약 300m 거리의 능선에 위치한다.

 

돌과 흙을 이용해 긴 타원형으로 방호벽을 쌓았으며 크기는 길이 38m, 폭 16m, 둘레 80m로 평균적인 내지봉수 규모다.
(방호벽 바깥을 기준으로 하면 둘레는 90m가 넘는다. 보통 둘레 100m를 넘으면 대형으로 분류한다.)

 

내부에서는 아궁이·굴뚝시설인 연조 5기의 흔적이 모두 확인됐으며, 출입구는 서쪽과 남쪽에서 각 1기씩 확인됐다.

 

또한 내지봉수에서는 드물게 내부에서 연대가 확인되었으며, 규모는 길이 15m, 폭 8m, 높이 1.6m 정도이다.

 

 

 

건지산 봉수터 내부, 길쭉한 장타원형의 평면을 하고 있고, 북쪽 방호벽에 연조 5기를 덧붙여서 조성한 특이 사례를 보이고 있다.

 

 

 

건지산 봉수 실측현황도(2021 작성)

 

 

 

 

건지산 봉수 추정 연조 현황

 

 

 

서쪽 출입시설 현황
내부 연대 현황
방호벽 현황(북쪽)
봉수 주변 분포 유물

 

 

 

 

특히 이번 건지산 봉수 원위치가 발견되면서, 시는 지난해 문화재로 지정된 석성산 봉수터와 더불어 관내 위치한 2개의 봉수 위치를 모두 파악하게 됐다.

 

석성산 봉수터는 지난 2017~2019년 발굴조사를 진행해 지난해 경기도 기념물 제227호로 지정됐다.

 

시는 올해 안으로 건지산 봉수터에 대한 발굴조사에 착수하고,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봉수 전문가인 김주홍 박사는 “건지산 봉수의 연조는 석성산 봉수 방향으로 설치돼 있다. 보통 봉수 중앙에 배치되는 것과는 달리 방호벽에 덧붙여 연조를 조성하는 방식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형태”라면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해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봉수를 발견하고 조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이창호 교육문화국장님 덕분이다. 지난 4월 22일, 국장님, 김대순 선생님과 함께 직접 봉수를 찾아 나섰다.

 

 

 

 

 

4월 26일, 현장 확인을 도와주신 김주홍 박사님
현황 측량과 도면 작업을 도와주신 혜안문화재연구원 김도훈 원장님과 한국문화유산연구원 이상국 부장님. 두 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 관계자는 “이번 건지산 봉수 원위치의 발견으로 관내 2개의 봉수터를 모두 확인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며 “건지산 봉수 역시 발굴조사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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