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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과 함께하는 paleopathology

인도 학술 조사 이야기 (18) : 함께 묻힌 먼 옛날 그 시절 부부-연인들 (3)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여기서 잠시 인더스 문명 이야기를 좀 해보자. 우리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인더스 문명이 인류 4대 문명 (물론 구대륙이다)의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문명은 정말 오래된 문명이고 전성기 당시 이 문명이 포괄하던 영역 역시 방대하다. 당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 영역을 합친 지리적 범위보다 더 넓은 범위가 인더스 문명이 미치는 지역이었다. 아래 동영상을 보자. 세계사를 간추려 몇분간에 전부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동영상을 화면 전체로 확대하면 더 잘 볼 수 있다. 이 동영상에서 주의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인더스 문명. 동영상이 시작되고 1분 정도까지 인더스 문명이 나온다. 오늘날의 파키스탄,..
인도 학술 조사 이야기 (17) : 함께 묻힌 먼 옛날 그 시절 부부-연인들 (2)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인더스 문명 시기의 부부합장묘란 인도인들에게는 단순히 남편과 아내를 사후 같이 매장한 무덤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왜 그런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 따로 쓰기로 하고-. 사실 인더스 문명 시기 부부합장묘라고 보고 된 것은 우리가 찾은 라키가리 무덤이 처음은 아니었다. 인더스 문명 유적 중에 로타르 (Lothal) 유적이라는 곳이 있다. Lothal 유적은 인더스 문명권 유적들 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 인더스 문명 도시 유적의 전형적인 특징인 잘 구획된 도시 구조, 세련된 도시민의 생활유적, 발달된 금속문화의 흔적 등 흥미로운 발굴이 많았던 곳이라고 한다. 발굴 내역은 이미 보고서로도 나와있다. Lothal 유적의 우물과 배수로. 전형적인..
인도 학술 조사 이야기 (16) : 함께 묻힌 먼 옛날 그 시절 부부-연인들 (1)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이제 라키가리 공동묘지에서 발견하여 학계에 보고 했던 몇가지를 써 보겠다. 사실 무덤 발굴 현장에서 남편과 아내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함께 묻힌 것을 찾는 경우는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회곽묘 발굴현장을 조사해도 내가 아는 한 이런 무덤은 수두룩하게 나온다. 대개 넓게 묘광을 파고 그 안에 남편과 아내의 관을 함께 안치한 무덤이다. 모든 무덤이 이런 부부합장묘인 것은 아니지만 꽤 드물지 않게 발견 되므로 전공학자들에게는 별로 신기할 것이 없는 케이스 일 것이다. 우리나라 묘지 발굴 때 흔하게 보는 조선시대 부부합장묘. 하지만 이런 부부합장묘도 세계적으로 뜻밖의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Lovers of Valdaro" 이 한쌍의..
인도 학술 조사 이야기 (15) : 발굴현장의 하루 신동훈 (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인도 발굴현장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궁금해 하실분이 있으실 것 같아 내가 경험한 한도에서만 써보겠다. (1) 기상 (대락 7시 경이면 활동하는 사람들 출몰 시작)전반적으로 인도 사회 자체가 아침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 우리보다 빠르지 않다. 하지만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시골 특성 상 해가 떠 있을 때 일을 시작하고 마쳐야 하니 아무래도 인도 도시에 있을 때보다는 기상 시간이 빨랐던 듯. 아침에 일어나면 세면을 마쳐야 하는데 우리처럼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따듯한 물은... 당연히 없다. 발굴캠프의 아침. 요즘은 이런 텐트는 캠프에 쳐 두기는 하지만 식당으로만 쓰고 잠은 독립가옥에서 자는것 같다 숙소로 쓰는 집. 기상 직후 풍경. 가운데 보이는 사람이 ..
[예고] 다시 인도로-. 신동훈 (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이미 예고한 바와 같이 잠시 다른 주제로 나들이 떠난 일을 접고 이제 다시 인도로 이야기를 돌립니다. 이전까지 썼던 연재 마지막 회는-. 인도학술 조사 이야기 [14] 새 연재부터는 연재일을 종전 월-목에서 화-금으로 바꿉니다. 아울러 쥔장님이 이집트 방문 중이라 제 연재도 한번 건너 뛰겠습니다. 따라서 2월 22일부터.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6)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에필로그 1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15세기부터 한반도는 새로운 농경지를 찾아 개간을 시작했다. 개간은 처음에는 무너미 일대에 물을 대어 논으로 바꾸는 형태로 시작했지만 이것도 16세기에 들어 거의 개간이 완료되자 이번에는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산꼭대기까지 불을 놓고 논밭을 일구어 19세기 초반이 되면 평지의 농경지와 산의 농경지가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농경지로 바뀌고 산에는 나무 하나 없는 터무니 없는 상태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여기다 기왕에 존재하던 밭까지 새로 논으로 바꾸는 활동이 시작되면서 전체 경작지에서 논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졌다. 몇백년간에 걸친 이런 조선 농촌 변화의 충격파는 16~19..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5)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와 달리 의학적 내용이 많이 들어가 좀 지루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니 지루하셨더라도 앞의 내용을 이해 하는것은 꼭 필요하다. 앞에 쓴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말라리아 감염률이 엄청나게 높은 상태였다. 둘째는 농사-개간과 수리 시설 확충이 진행할 수록 말라리아 감염률은 높아진다는 현대 의학 보고가 있다. 이 두 가지이다. 이제 우리 시선을 19세기 말, 알렌이 목격한 구한말을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후기 상황을 살펴보고 앞에 이야기한 결론들과 조합해 말라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때가 되었다. 먼저 이번 회에 쓸 내용들에는 큰 신..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4)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사실 말라리아는 21세기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말라리아 중에서는 비교적 치사율이 낮은 순한 넘 (P. vivax)이 창궐했기 때문에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 사실 말라리아는 아직도 열대지역에서는 많은 수의 사망자를 낳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삼일열 말라리아의 세계적 분포. 열대지방에서 온대지방까지 걸쳐 있지만 과거보다 분포 지역이 많이 축소되었다. 말라리아는 저개발국이나 개발 도상국의 경우 감염률이 높고 치사율도 높기 때문에 WHO 등 국제 보건 기구의 주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말라리아 퇴치법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의학자에게는 따라서 아직도 엄청난 찬사가 주어진다. 최근까지도 말라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