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송은의 온양민속박물관 이야기

팔도강산, 갓집이 주인을 찾아라! 여송은 온양민속박물관 연구원 평화로운 온양민속박물관. 그런데 어느날, 갓집이가 자신의 주인을 찾는다는 방을 전국에 붙이는데... 저의 주인을 찾습니다!! 저와 꼭 맞는 분이 계시다면 평생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겠습니다. 제 이름은 '갓집'입니다. 잠시 제 자랑을 좀 하자면, 보시다시피 옵션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나 하나 말하기에는 입 아프지만, 대표적인 거 딱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한지로 만들어 매우 가볍고, 내구성 또한 뛰어납니다. 둘째로 옆에 아코디언처럼 접피는 제 허리 보이시나요? 질긴 종이로 절첩식으로 만들어 접었다 폈다 아주 들어가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그냥 몸만 들어와서 살 수 있게 최신 트랜드에 맞춰 '팔괘', '박쥐 문양'으로 도배 싹 했습니다. 은은한 박쥐..
나락뒤주, 티끌모아 티끌이 아니다. 개관 40주년 특별전시 영상,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배영동 교수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였고, 현재는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본인이 꼽는 온양민속박물관 대표유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내가 온양민속박물관에 처음 오자마자 한 일은 개관 40주년 특별전시 준비였다. 개관 40주년을 맞이하여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줄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를 준비중이었고, 이를 위해 박물관과 깊은 인연이 있는 분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는 업무를 맡았다. 막 들어온 신입이, 온양민속박물관에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초짜가 무엇을 알아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했겠는가. 뻔하디 뻔한 질문들을 적었고, 쭈볏쭈볏 그 질문들을 내밀었었다. 배영동 교수님께도 그랬다. 뻔한 질문지를..
범인은 이 안에 있어!-야외정원 모과사건 평화로운 온양민속박물관. 그런데, 동자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하, 정말 어이없다. 내 꼴 이렇게 우습게 한 사람 좋은말 할 때 나와라 진짜. -_- 넥타이까지는 이해해주겠는데 머리에 모과 머냐... 동자상이라고 우습게 보나본데, 내 나이가 몇개인데!! 나 범인 누군지 알 것 같음. 새로 들어온 신입인데, 며칠 전에 떨어진 모과 만지면서 하는 말이 가관도 아니었음. "아...아직 익지도 못했는데, 떨어져 여기저기 상처투성이구나. 너도 나와 같구나..." 혼자 듣고 있자니 오글려거려서 원!! 동자야,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남의 말만 듣고 그 사람을 의심하면 못쓴단다. 혹 네가 모과 향이 좋아서 머리에 올려 놓고 깜박한 건 아닌것이냐.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마음에 든 미움을 풀거라. 저 양반 또..
사잣밥, 딱 거기까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 김소월의 '초혼招魂' 중 초혼 의식을 치르고 있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상례喪禮'에 관하여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을 때, 김소월의 '초혼招魂'이 먼저 떠올랐다. 시에 대한 해석은 논외키로 하고, 이렇게 단편적인 시부터 생각 난 것은 아무래도 나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아직은 한 발치 멀리 있다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 '초혼招魂'은 임종 직 후 밖에 나가서 떠나는 영혼을 부르는 의식을 말한다. 우리 곁을 떠난 이를 간절히 다시..
김진사댁 막내아들 장가가던 날. 여송은 온양민속박물관 연구원 경사가 났습니다. 그렇게 고운 배필을 만나 장가가고 싶다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다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고고한 자연의 이치를 탐구한다는 명분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도 제 배필은 보이지 않더니만 바로 강 건너 마을에 있었습니다. 현감댁 장녀로, 저를 제외하고 이미 모든 이가 제 신부될 분을 잘 알고 있더군요.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씨 또한 곱고, 그림에도 조예가 깊다고요. 자연의 이치는 지척에 있었나 봅니다. 신부집에서 보내온 연길(涓吉, 신부 측에서 혼인날을 택하여 신랑 측에 보내는 것)을 받고, 신부 집안의 시원시원함에 내심 마음이 좋았습니다. 바로 올 추석 지나고 며칠 뒤입니다. 연길을 받고 바빠진 건 오히려 저희 어머니셨습니다. 신부집에 보낼 함 안에 넣을 선물을 준비..
송은이 시집가던 날 여송은 온양민속박물관 연구원 난리가 났습니다. 그렇게 한사코 결혼은 안 할 거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더니, 돌연 결혼 발표를 했습니다. 그동안 "저 시집갑니다." 라고 말하기 민망스러웠지만, 좋은데 어떡합니까! 아직 제 신랑 될 분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큰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집안도 좋고, 아버지 어머니 성품도 좋고, 이제 곧 나랏일도 앞두고 있다 합니다. 수줍게 "그래서 얼굴은 어떠하신가요." 라고 물으니, 남자답게 생겼다고만 하십니다. 이 말이 퍽 못 미더워 눈썰미 좋은 남동생을 시켜 얼굴을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남동생 말로는 얼굴은 희고, 입술은 붉으며, 눈빛은 또렷이 살아있고, 풍채도 좋아 누가봐도 멋진 남자라고 했습니다. 내심 흐뭇한 마음에 저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온양민속박물관..
돌잡이, 무엇을 잡든 너 하고싶은대로 살아라! NIKE 광고 화면 중 (캡처 화면이기에 동영상 지원은 되지 않습니다.) 다들 돌잡이 때 무엇을 잡으셨나요?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구요. 그럼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손주가 있다면 돌잡이 때 무엇을 잡았으면 하나요? 청진기? 연필? 뭐니뭐니해도 돈?! 아이가 잡았으면 물건이야 각양각색 다르겠지만, 자라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이가 태어나서 무탈하게 1년을 보냈다는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가족 친지들이 모여 돌잔치 주인공을 축하해 줍니다.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과거에는 태어나서 1년을 버텼다는 것이 대견하고, 아주 큰 경사였을 겁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더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돌상을 차려주고, 돌잡이를 통해 아이의 장래를 점쳤습니다. 온양민속박물관 돌상 전시 ..
눈빛이 살아 있네~~ 전양군 이익필! 매서운 눈빛, 날카로워 보이는 눈꼬리, 커다란 귀. 누구실까? 눈 주위로 보이는 눈주름과 거뭇한 검버섯이 이분의 나이를 짐작하게 하지만, 아직도 눈빛에서 당찬 기운과 호락호락하지 않음이 느껴진다. "내 비록 외모는 세월에 주름 지었지만 내 기상 만큼은 세월에 굴복하지 않겠다." 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듯하다. 이 눈빛의 주인공은 전양군 이익필(全陽君 李益馝, 1674~1751)이다. 본관은 전의(全義), 자는 문원(聞遠), 호는 하옹(霞翁)이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 동곡리에서 태어났으며 1703년(숙종 29)에 무과에 급제하였다. 1728년(영조 4) 이인좌의 난 때 도순무사 오명항(吳命恒)과 함께 금위우별장에 제수되었고, 특히 안성 죽산전투에서는 금위좌별장 이수량(李遂良)과 함께 난을 평정하였다. 그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