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송은의 온양민속박물관 이야기

줄줄이 유물 이야기-이름에 속지 말자, 소한小寒 낮동안 해의 길이가 가장 짧다는 동지가 지나고, 첫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이다. 신기하게도 정말 동지 지나니 저녁 퇴근할 때면 밖이 좀 훤한 느낌이다. 자연 흐름에 맞게 절기를 나눈 선조들의 지혜에 박수를! 그나저나 소한은 이름만 소한이지 대한大寒보다 더 춥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정초한파’가 소한 즈음의 매서운 추위를 말한다. 이때가 되면 선조들은 추운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 겨우내 따뜻하게 해 줄 땔감을 준비하고, 식량을 비축하고, 더욱 추워지기 전에 집안 이곳 저곳을 정비한다. 지금 집이야 대부분이 아파트이고, 아파트가 아니어도 마감을 잘 하였기에 외풍이 덜하지만(내 방 제외하고ㅜㅜ) 예전 집들은 외풍이 얼마나 심했..
줄줄이 유물 이야기-엄마의 부엌 "엄마~엄마~~~! 오늘 반찬은 뭔데예~~?" "우리 쌀강아지 왔나? 친구들이랑은 안싸우고 잘 지냈고~~??" "예~~~아 그래서 오늘 반찬은 뭔데예~~??" "손 씻고 온나, 우리 쌀강아지 좋아하는 정구지무침~~!" (*정구지 : '부추'의 경상도 방언) "와~~~~~ 좋심니더~~~!!" 정갈한 엄마를 닮은 부엌 모습이다. 아궁이 앞 짚방석에 앉아 부지깽이로 아궁이 속 불씨를 살피고, 재를 뒤적뒤적거리는 엄마 모습이 보인다. 엄마 손이 닿는 거리에 재나 불씨를 옮겨 담던 거무튀튀 부삽과, 불을 지필 때 도와주던 풀무가 놓여 있다. 아궁이 벽에는 자주 사용하던 석쇠와 곰박, 가마솥 솔이 걸려 있다. "나가 이쓰레이~ 눈 맵다~~~!" "괜찮심니더! 지가 할게예!" 부지깽이는 아궁이 속 불을 헤치고 재를 ..
줄줄이 유물 이야기-조개약볶기 medicine boiling clam pan It is a kind of frying pan, mainly used to decoct medicinal herbs that should not touch iron. When the herbs such as ginseng encounter iron, they quickly oxidize and drop medicinal effects. clams are also known to dry out moisture and remove phlegm. 貝藥湯器 藥材を炒めるときに使用していた製藥器の一つで、焙煎面を手のひらほどの大きさの貝殻で作った。鉄が触れるとならない藥材を炒めるときに使用した。鉄が触れるとならない藥材では人蔘や芝黃のようなものがある。これら鉄に会えば早く酸化して藥效が落ち..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 경자년 새 해가 머지 않았다. 2019년은 내게 좀 더 특별한 해였다. (이리말하면 지난 해들이 서운 할수도 있겠지만) 몸 담고 있는 박물관에서 재밌는 일을 기획할 수 있었고, 자신의 분야에서 멋지게 활동하는 분들과 연을 쌓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박물관을 도와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박물관 특별전시와 야간개장 행사도 잘 치를 수 있었고,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교보재 사업도 우수사례에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라는 공간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온양민속박물관을 소개할 수 있는 한 해였다. 박물관 이야기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 줄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블로그 주인장인 김태식 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신 분들에게도..
문화유산의 또 다른 보존, 3D스캐닝으로 새로 태어난 너와집 온양민속박물관에는 강원도에서 온 너와집 1채가 있다. 몇번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생각한다. 온양민속박물관 내 너와집 너와집은 강원도 삼척시 고무릉리에 있던 이승환댁으로 1875년에 지었음이 이 건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을 통해 밝혀졌다. 1982년 온양민속박물관으로 이사왔다. 약 32평으로 꽤 넓고 잘 살았던 집에 속하며, 켜켜이 쌓은 너와며 추위와 바람을 피해 집안으로 들어온 외양간, ‘정지(부엌)’라고 하는 생활공간 등 강원도 산간 너와집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한데 아이러니컬한 점이 온양에 온 너와집은 잘 보존된 반면, 강원도 현지에 남은 너와집이 보존상태가 영 좋지 않다는 것이다. 남은 집도 몇채 되지 않는다. 이를 알기에 박물관에서는 너와집이 죽는날까..
줄줄이 유물 이야기-동지, 밤이 너무 길다우. 冬至(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청풍 이불안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얼온(사랑하는) 님 오신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임을 그리워 마음을 절절하게 읊은 조선시대 최고의 예인, 황진이 시조다. 사랑하는 임 없이 독수공방 해야 하는 기나긴 동짓달 밤 시간을 잘라 두었다가 임을 만나는 날, 그 시간들을 이어붙여 더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다는 애절하고, 깜찍한(?) 마음이 담겼다.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이 시조를 배우고 "아! 어쩜 이 언니는 이리 여자 마음을 잘 알까!" 하고 감탄한 기억이 있다. 한 번쯤은 경험이 있으이라 생각한다. 같은 시간인데,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그..
한국박물관협회 전문인력 지원사업 결과보고 세미나 한국박물관협회에서 사립박물관 및 사립대학박물관에 전문인력(교육인력, 학예인력)의 인건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한 인력들이 박물관에 잘 다니고 있는지 감시도 하고(실제 인력비를 허투루 사용하는 기관이 많기에 올해부터는 한국박물관협회측에서 안면인식기를 지원사업 기관에 모두 부착하였다) 분기별로 불러 전문 교육도 시켜주고, 이렇게 연말이면 각 기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내년에는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인력이 곧 예산이기에 사립박물관에서는 매우 단비같은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온양민속박물관도 필자 포함 두 명이 이 지원사업을 통해 근무를 하고 있다. 감사한 이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신규 일자리 창출..
줄줄이 유물 이야기-겨울에는 모자를! 규방책거리 19세기 한지, 진채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겨울철 여인의 따뜻한 안방 모습을 담고있다. 앞쪽에 보이는 책들과 방 안에 온기를 주는 화로, 다양한 모양의 합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표범무늬 병풍과 용머리 횟대에 화려한 겨울 외투와 방한용 모자가 걸려있다. 머리에 폭 뒤집어쓰는 이 방한용 모자는 ‘휘양’이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남바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남바위보다 길이가 길어 목덜미와 어깨까지 감싸 더욱 따뜻하다. 본래 ‘휘항(揮項)’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고 다른 말로는 ‘호항(護項)’, ‘풍령(風領)’이라 한다. 이마와 볼따귀 목 등을 감싸 추위를 막아주는 모자로, 겉은 검은 공단으로 안은 서피(鼠皮)나 초피(貂皮)를 넣어 만들었다. 형태는 정수리 부분이 뚫려있고, 모자를 폭 뒤집어 쓰면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