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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439

백년전 박영철이 한시로 읊은 소사운하蘇士運河 수에즈운하 '전천후 친일파' 다산多山 박영철朴榮喆(1879-1939)은 그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한학 지식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도 제법 강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겪은 일을 즐겨 한시로 읊었다. 그는 생전에 제법 규모있는 시집을 엮기도 하였다. 라 이름붙인 그 시집을 뒤적이다가 재밌는 부분을 찾았다. 아마 유럽 여행을 갔던 모양인데, 러시아를 거쳐 독일,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거기에 이집트 지나 인도와 홍콩으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나 보다. 가는 곳마다 한두 수씩 한시를 지었는데 제목부터 흥미롭다. , , , ...그중 , 곧 수에즈운하라 이름붙인 시를 풀어보니 다음과 같다. 수에즈 운하 뚫지 않았던들 하늘끝 희망봉 돌아야 했으리 지중해 물 홍해로 이어지니 예절부 공은 수 양제와 같네 蘇士運河若不通 迂回.. 2024. 3. 5.
풍곡 성재휴 부채 그림 여러분 마음에 봄 향기를 보내고자, 달빛 아래 매화 부채를 사뿐 부쳐드립니다. 풍곡豊谷 성재휴成在烋(1915-1996) 화백 솜씨인데, 이분이 즐겨 그리는 현대적 산수화나 파격적 쏘가리보담도 격이 한층 높아 보입니다. 1985년 작이니 풍곡이 고희를 살짝 넘긴 시점, 이분으로선 전성기 작품이군요. 2024. 2. 29.
작은 창에 빛이 밝으니 [小窓多明] 작은 창에 빛이 밝으니 小窓多明 나로 하여금 오래 앉게끔 使我久坐 추사가 남긴 그 숱한 필적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씨다. 칠십이구초당이라 했으니 북청으로 귀양가기 직전 만년 글씨인데, 그 뜻도 뜻이거니와 글자 구성이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야말로 현판으로 만들어 창 위에 걸고 싶은 글귀다. *** related article *** 제주추사관-小窓多明 제주추사관-小窓多明2021.06.17.(목) / 제주추사관 소창다명사아구좌 小窓多明使我久坐 작은 창문에 많은 광명의 빛이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앉아 있게 한다. 제주추사관은 생각을 좀 더 정리한 다음 포스팅하도록 하historylibrary.net 2024. 2. 27.
이규보 글씨가 아닐까 하는 글씨 그렇게 많이 백운거사 이야기를 했으면서도, 정작 이규보가 붓을 휘둘러 썼을 글씨가 어땠는지 본 적이 없었다. 한데 몇 달 전 (완전히는 아니어도) 그 궁금증을 풀 만한 자료를 보았다. 일제강점기 출판인이자 서점 경영인 심재 백두용(1872~1935)이 편찬한 권1에 실린 우리 이규보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전하는) 글씨다. 심재 당년인 1920년대만 하더라도 이 글씨가 (임모본으로라도) 세상에 전해졌던 모양인데, 실제 글씨는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에 몸서리치다가도, 이렇게 목판본으로나마 남았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이것뿐만 아니라 고려~조선 초기 인물의 진적眞跡을 찾는 사람들은 이 를 뒤적여 찾는 경우가 많다 한다. 그런데 그 근거가 무엇일지 아리송한 것이 적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도 드물지 않다고. 심.. 2024. 2. 26.
황철黃鐵(1864~1930)의 글씨 예전에 한번 야조冶祖 황철(黃鐵, 1864~1930)이란 이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아래 첨부 링크 참조) 그때 쓰기로, 개화기의 '풍운아'를 꼽으라면 포함될 만한 인물이라고 했더랬다. 그 삶의 궤적을 보나 남기고 간 작품을 보나, 그 평가는 지금도 유효하다. 거기 굳이 뭘 더 보태고 싶진 않지만, 기왕 쓴 김에 한 가지만 덧붙여본다. 황철은 만년엔 일본 친구 스나가 하지메(須永元, 1868~1942)에게 얹혀 살며 이따금 휘호揮毫를 하러 다닐 뿐이었다고 한다. 그의 글씨와 그림은 지금도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데, 특히 글씨는 살짝 끌린 기가 엿보일 정도로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행초行草가 대부분이다. 거칠고 호방하게 보이는 그의 글씨는 "구양순, 안진경을 배웠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데, 그.. 2024. 2. 21.
창의創意가 없는 글은 쓰지 마라 나손 김동욱(1922-1990) 선생 글이다. 당연한 듯 싶으면서도 참 어려운 목표다. *** 편집자 코멘트 *** 글쓰는 이들은 새기가 새겨야 할 말이다. 창의가 없는 글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나는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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